2005년은 해방 60주년이자, 한·일우정의 해이기도 하다. 지난해 가을의 욘사마 열풍 때문인지 한·일관계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출발했다. 그런데 새해벽두부터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의 망언이 국민을 실망시키더니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조례제정'에 이어 일본 정부가 '독도는 국제법적·역사적으로 일본 영토’라고 쓴 교과서를 수정하지 않은 채 검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의 분노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올해도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는 국내 극우세력의 망언과 독도영유권을 놓고 생트집 잡는 일본을 보며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대학생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참다못한 대학생들이 나섰다고 한다. 한일우정의 해가 분노의 해가 되어버린 지금 심정은 항상 정의의 편에 섰던 젊은이들이니만큼 다시는 후배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새로운 이정표를 새워주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건국 반세기가 넘는 동안 4·19와 유신반대, 5·18과 6월항쟁 등 격변기 때마다 중심에 있었던 대학생들이 친일청산과 역사바로잡기 운동에 거국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우리가 이만큼 민주화 된 테두리 안에서 국가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마음 놓고 비판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든 것도 정의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멀리는 일제치하에서의 '3.1독립만세운동'과 '광주학생독립운동' 그리고 초등학생까지 나섰던 4,19, 전태일과 박종철, 이한열의 죽음이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젊은이들은 목숨을 걸어가며 격변기를 책임져왔다.
며칠 전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 학생들이 친일교수 명단을 발표했다. 늦은감이 없지 않으나 다행이라 생각하며 환영한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케시마 조례제정과 교과서왜곡 사태는 대통령이나 정부가 나서기보다 민간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되기에 진즉부터 대학생들이 나서주기를 기대해왔던 것이다. 친일청산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학생들의 발표에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보낸다.
모 인터넷신문에서 고려대, 연세대, 서울대, 이화여대 등 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70%이상이 학내 친일잔재 청산을 지지하였으며 반대한 학생은 7%에 불과했다. 그러나 학교 내에 '일제잔재청산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을 아는 학생이 42%에 그쳤다. 하지만 격변기때마다 주축이 되었던 대학생들이 친일잔재청산과 역사바로잡기 참여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지난 89년, 설립자이자 초대총장인 김성수의 동상을 철거하려던 학생들이 교수들과 대치하다 경찰이 투입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던 고려대에서는 한승조의 망언을 계기로 학생들이 '일제잔재청산위원회'를 조직하고 친일행적이 뚜렷한 친일 동문 및 전직 교직원 10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발표된 친일인사 중 유진오 박사는 내가 중학생 때부터 존경했던 분이다. 그가 지은 교과서로 공부하며, 일제치하에서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항일정신이 투철한 분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인촌 김성수 또한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을 살리기 위해 보성학원을 설립한 분으로 일제에 맞섰던 대표적인 교육자로 배웠다. 그러나 그들이 친일파였다는 사실은 30년이 지난 80년대 후반에야 상세히 알았으니, 해방 후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의 역사교육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작은 거울이 되겠다.
추가한다면, 1905년 11월 강제로 체결된 '을사늑약'을 '리희승'이라는 어용지식인이 매국노 이완용의 헛소리를 그대로 받아 사전에 올리는 바람에 '을사보호조약'으로 배웠고, 지금 생각하면 '한·일해협'이나 '대마도 해협'이라 해도 될 것을 일어시간도 아닌데 '쓰시마 해협'으로 배웠다. 그러니 일본이 지금도 자기들 세상인 양 날뛸 수밖에..
50년 가까이 이어져온 숭미, 친일정권과 군사독재정부에서는 왜곡된 일제의 역사를 고쳐야한다고 주장하면 적당히 하라고 했다가 계속 저항하면 사회 불만세력이라며 잡아다 빨갱이로 만들어 내보냈으니 김구선생님과 안중근 의사의 혼이 아셨다면 지하에서 통곡을 하셨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이승만의 부패한 정권과 박정희 전두환의 군사독재 암흑기를 거치면서도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주의를 쟁취해냈다. 하지만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는 법,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동안 못했던 친일잔재청산과 역사바로잡기 운동을 전국민적으로 실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일본의 간교하고 교활한 수작에는 젊은이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게 평소 나의 지론이다.
수많은 민주인사들의 목숨과 젊은이들이 피를 흘려가며 찾은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비뚤어진 역사바로잡기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과거를 쉽게 망각하는 사람은 희망이 없다. 과거는 현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젊은이는 내일의 희망이자 동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일의 희망이자 동력인 젊은이들이 친일청산과 역사바로잡기에 앞장서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첫댓글 욘사마 배용준...아무리 인기발언이라 해도 독도문제에 대하여 애매보호한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속이 뒤틀려 보기도 싫더군요..대학이 앞장 선다해도 친일 교수란 종자들이......
그래도 젊은이들이 앞에 나서야 합니다...남들은 끈기도 없고 근면성이 부족하다며 요즘 젊은이들을 비판하지만 저는 믿는 편입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어른들 보다 낫더라구요..
젊은이들이 나서지 말라는 것이 아니구요..기성세대들도 반성과(친일매국노청산 하지 못함을..) 함께 나이를 초월해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시인님의 말씀 이해합니다..이번에도 냄비근성을 보이면 날강도같은 왜놈족속들이 얼마나 얕보겠습니까..독도는 정부차원에서, 교과서 역사왜곡은 민간이 앞장서서 지속적으로 일본에 압력을 가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