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교수형이나 참형한다는 소문이 들리면 헐레벌떡 달려가 환호하고, 죄인에게 돌 던지라면 앞장서서 이마가 깨져 피가 철철 흐르도록 매섭게 던지고, 화형당하는 죄수에게 장작과 섶을 던지거나 불을 붙이는 인간들이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아주 나쁜 악업을 짓는, 짐승들이나 하는 짓이다. 내 친구들이여, 나를 이해하는 분들이여, 제발이지 죽은 시체는 밟지 말고, 침 뱉지 말고, 욕하지 말고, 사지를 절단하는 추가 형벌을 가하지 말고, 관을 때려부수는 부관참시 따위는 하지 말자. 그 업보가 무섭다. 요즘은 죽기 전에 과보를 다 받는다. 작년에 박근혜 씨가 구속되면서 나는 그를 역사적으로 서술할 때 간혹 인용할 뿐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는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의 정적인 문재인 씨가 대통령이 됐는데 아무려면 뒤집히겠는가. 형이 더 가중되면 되지 용서될 일이 없고, 용서된다면 문재인 씨가 알아서 자기 이익에 따라 처신할 일이지 내가 뭐랄 수 없다. 또한 이명박도 마찬가지다. 그는 퇴임 대통령이다. 그의 죄가 밝혀지는 건 환영이지만, 그가 징역을 살든 사형을 당하든 그 비참한 상황에 말 한 마디를 더 보태기는 싫다. 그는 이미 사법부가 던진 올가미에 걸려들었고, 트랩을 밟았고, 수갑과 족쇄가 채워졌다. 그는 사실상 끝났다. SNS에 보면 이미 패배하여 손발이 묶인 자를 졸졸 따라다니며 욕설을 퍼붓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불쌍한 거지, 상이군인들 따라다니며 놀리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딱 그 수준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들이 종인 줄도 모르고, 무지에 휩쓸리는 줄 모르는 또 하나의 사나운 포유류로서,날마다 이명박과 박근혜 욕하다 해가 저물어야 입을 다무는 사람들이다. 반드시 무서운 업보가 따를 것이다. 그때 가서는 누굴 원망할 수도 없다. 아시다시피 이명박은 퇴임한 노무현 전대통령을 모욕하고 조롱했다. 노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을 때 휘파람 불고 노란풍선 띄우던 그 많은 노빠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외로웠다. 철저히 혼자였 다. 기어이 투신자살하셨다. 그 업보로 가해자인 이명박은 이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문재인 검찰이 이명박을 압수수색하듯 그는 노무현의 집에 있는 청와대 기록물을 내놓으라고 으르렁거렸다. 똑같은 짓을 또 봐야만 한다. 더러운이 법칙은 무섭고, 언제 또 이 광경을 보게 될지 모른다. 죄는 캐면 나오고, 묻으면 사라진다. 그 검찰이 이 검찰이고, 이 검찰이 그 검찰이다. 호모 사피엔스라면 권력 최고점에 있는 사람을 상대해서 불법이든 독재든 막아야지 이미 자연인으로 내려온 사람, 그것도 구속되고, 처벌될 위기에 있는 사람 쫓아다니며 침 뱉는 건 더러운 짓이다. 나는 전두환 대통령 시절, 피가 흐르는 광화문 거리에서 돌팔매질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가 처벌받고 징역 산 이후로 그 개인을 욕하지는 않는다. 역사적인 사실이 더 밝혀지기는 원하지만 말마다 욕설을 담아 그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그는 이미 역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목숨만 붙어 있는 사람일 뿐이잖는가. 그러니 박근혜가 어찌 되든, 이명박이 어찌 되든 그들이 대통령 권력을 가졌을 때 비판하고 비난해야지 지금 침뱉고 욕설 퍼붓는 건 결코 좋지 않다. 그들은 이미 고양이 같은 사법망에 걸린 쥐 한 마리 신세다. 그까짓 욕설 몇 마디 거든들 무슨 변화가 있겠는가. 제발이지 선업을 지을 일이지 악업은 짓지 말기 바란다. 다시 강조하지만 살아 있는 권력을 비판해야만 하는 것이다. 지금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게 지식인의 의무다. 종질하지 말아야 그 자신이 자유인간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는 민망할 정도로 빨아대면서 죽은 박근혜, 죽은 이명박, 죽은 전두환, 죽은 박정희 욕하는 것으로 캐릭터를 삼는 사람은, 반드시 무거운 업보를 받을 것이다. 요즘 '나도 당했어(mee to)'에 걸려 하루아침에 끌려내려오는 사람들 보고 있잖은가. 그게 업보라는 것이다. - 내 목걸이. 악마 파순과 붓다는 한 몸이다. 그 사이 어린아이가 보인다. 이 아이 역시 악마 파순이 될 수도 있고 붓다가 될 수도 있다. |
출처: 알탄하우스 원문보기 글쓴이: 태이자 이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