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용추폭포, 겨울옷 갈아입은 주산지. 늦가을 정취를 담았습니다.
https://youtu.be/Yp1ZZCy9KJE
겨울옷 갈아입은 주신지
주차장에서 주산지까지는 천천히 걸으면 20분 정도 걸린다. 아침의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주산지를 향한다. 다람쥐인지 청설모인지, 너무 날쌔서 형체도 확실히 보이지 않는 친구들이 아침부터 열심히 나무를 연주하는 중이다. 비소식을 인고 왔지만 청명하 가을 날씨와 포근한 전형적인 가을 하늘아래 잎이 부딪히는 소리는 맑다.
하늘을 가리던 나무들의 간격이 넓어지자 주산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주산지를 병풍처럼 둘러싼 주왕산도 한눈에 담긴다. 흘러가던 구름이 주왕산에 누워 잠시 쉬고 있다. 명성이 자자한 물안개 낀 주산지의 모습은 아니지만, 선명하게 닿아 있는 물과 나무의 조화가 멋스럽다. 기온이 오락가락하는 터라 가을은 지나고 완연했던 단풍의 물결은 내년을 기약하고 마른 단풍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사계절 다른 풍경으로 맞이하는 주산지는 어느 계절에 와도 그때만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주산지의 사계절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물에 잠겨 자생하는 왕버들의 기이한 몸짓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주산지에는 100년이 넘은 왕버들도 자리한다. 물속에 묵직하게 뿌리를 내린 버드나무들. 묵묵한 근엄함이 느껴진다.
주산지는 마르지 않는 생명수다. 큰 가뭄이 와도 물이 마르지 않아 이때까지 단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는 저수지가 만들어진 땅에 이유가 있다. 주산지는 용결응회암이라는 암석 위에 만들어졌다. 화산재가 엉겨 붙어 만들어진 이 암석은 광물이 치밀하게 붙어있어 물이 통과하기 어려워 물이 잘 새지 않는다고. 보통의 저수지가 종이컵에 담긴 물이라면 이곳은 유리병에 담긴 셈이다. 선조들의 지혜로 채운 저수지가 오늘도 후손의 감탄을 자아낸다.
웅장한 기암절벽과 용추폭포, 청송 사과축제가 어우러지는 청송 주왕산
청송 사과만큼이나 유명한 주왕산은 1976년 우리나라의 12번째 국립공 원으로 지정됐다. 가을 단풍 명소로 유명해 단풍 절정 시기인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는 주왕산 주차장에 차를 댈 공간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흔히 볼 수 없는 기암절벽도 특별한 경관을 자랑한다. 7천만 년 전 용암이 흘러내리며 굳은 흔적이 주왕산 곳곳에 절경을 만들어냈다.
주왕산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진나라에서 주왕이 이곳으로 피신해왔다하여 붙은 것으로, 산봉우리와 암굴마다 주왕에 얽힌 전설도 함께 전해내려 온다. 암벽으로 둘러싸인 산들이 병풍처럼 이어졌다 해서 석병산石屛山이라고도 불렸고, 신라의 왕자 김주원이 이곳에서 공부했다고 하여 주방산周房山이라고도 불렸다.
암벽이 유별나게 두드러진 주왕산은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명소와 역사가 담긴 장소가 많다. 대전사 뒤로 보이는 기암이 대표적이다. 산(山) 자와 비슷한 기암은 깃대를 꽂아 놓은 모양을 하고 있어 기바위 또는 기방우라고도 불리며, 주왕산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원래 하나의 바위였으나 오랜 풍화작용으로 7개의 암봉으로 분리됐다고 한다. 산을 조금 오르다 보면 용추협곡에서 시루봉을 만난다. 그 모습이 떡을 찌는 시루 같아 보여 붙여진 이름으로, 어느 겨울에 도사가 바위 위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신선이 와서 불을 지펴 주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이외에도 입구를 지키는 사찰 대전사, 연꽃 모양의 연화봉·만화봉과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고 하는 신선대, 청학과 백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학소대, 앞으로 기울어져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솟아오른 급수대, 주왕의 딸 백련공주의 이름을 땄다는 백련암, 주왕의 아들과 딸이 달 구경을 했다는 망월대, 동해가 보인다는 왕거암, 주왕이 숨어 살다 죽었다는 주왕굴, 주왕이 무기를 감추었다는 무장굴·연화굴 등이 있다.
주왕산 탐방코스는 가메봉코스, 주왕계곡코스, 주봉코스, 절골코스, 장군봉~금은광이코스, 월외코스, 갓바위코스 총 7개가 있다. 각 코스마다 둘러볼 수 있는 명소들과 산행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보고 싶은 명소나 자신의 체력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입산 시간은 보통 오후 2시까지로 안내하고 있으나, 일몰 시간 전에 돌아올 수 있도록 산행 코스를 계획해 입산하면 된다. 산행을 계획할 때는 꼭 국립공원 홈페이지를 방문해 탐방로 통제 현황을 미리 확인하자.
먼저 등산 초급자에게 추천하는 코스는 주왕계곡코스다. 용추폭포, 절구 폭포, 용연폭포, 내원동 옛 터를 탐방하는 코스로 왕복 기준 10.6km, 총 4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부담 없는 코스다.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봄에는 수달래, 가을에는 단풍을 감상하기 가장 최적화된 길이다. 울창한 산림을 즐길 수 있는 주봉코스도 추천한다.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 대전사에서 주왕산, 칼등고개, 후리메기, 용추폭포에서 주차장으로 하산해 총 10.1km 거리에 4시간 40분이 소요되는 길이다.
중급자에게 추천하는 코스는 절골코스, 장군봉~금은광이코스, 월외코스다.
절골코스는 총 13.5km로 약 7시간이 소요되는 코스로, 절골 계곡을 따라 가메봉 정상까지 올랐다 용연폭포, 용추폭포로 하산한다. 계곡 구간에서 가벼운 트레킹을, 정상으로 향하는 구간에서 등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장군봉~금은광이코스는 총 11.8km로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장군봉과 금은광이, 주왕계곡을 지나는 코스로 가파른 암벽을 올라 능선을 따라가기 때문에 확 트인 시야를 원하는 등산객에게 추천한다.
월외코스는 달기폭포, 너구마을, 금은광이삼거리, 장군봉으로 해서 상의지구로 하산하는 코스로 총 13km 거리에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장군봉에서 하산하는 구간이 급경사지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능숙하고 숙련된 등산 상급자들에게는 성취감이 높은 가메봉코스와 갓바위코스를 추천한다. 총 13.3km로 6시간 45분이 소요되는 갓바위코스는 갓바위, 대궐령, 왕거암, 내원마을, 용연폭포, 대전사로 이어진다.
다양한 명소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지만 거리가 길고 경사가 높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코스다. 가메봉코스는 주왕산 등산로 중 가장 험난하다. 그만큼 성취도가 높은 길이기도 하다. 용추폭포에서 후리메기 삼거리, 가메봉을 거치는 코스로 7.2km의 짧은 거리지만 약 4시간이 걸릴 만큼 험준하다. 후리메기 삼거리에서 약 1km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이 시작되는데, 이 때 급하게 오르면 탈진하거나 다칠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며 올라야 한다.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면 주왕산 입구에 줄지어 있는 식당들이 반긴다. 약수로 끓여 낸 약수백숙과 주왕산에서 키워낸 산채로 만든 비빔밥, 더덕구이, 파전 등이 인기 메뉴. 식당에서 흘러나온 고소한 냄새가 길을 가득 채운다. 산에 올랐다 소모된 체력을 채우기 딱 좋은 든든한 음식들. 먹음직스럽게 빨간 청송 사과도, 청송 사과로 만든 막걸리도 줄지어 하산한 이들을 맞이 한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청송의 따스함을 품에 안고 주왕산을 눈에 담은 후 만족스럽게 떠나자.
첫댓글 주왕산 겨울옷 갈아입은 주신지 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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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주산지 모습 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 하세요
고맙습니다
좋아요..
아름다운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시루봉(기암봉)..
대전사 산사 절집 마당에서 시루봉을 보면서
푸른 산 높은 곳에 오르니
천지우주의 광활암을 바라보고
절 마당에 연꽃이 피어나니
그윽한 향기가 가득 하도다
- 연종보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