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재 클럽 여행
남도 단풍 환상곡, 세월 깊은 산사와 늦가을 호수에 어리는 풍경
풍암정은 왜란의 영웅이었으나 권력의 칼날 위에서 참혹하게 죽어간 형의 죽음을 지켜본 후
김덕보가 세상을 버리고 은일(隱逸)을 선택한 거처였다.
그분의 울분을 말해주듯 이끼긴 바위가 솟구쳐 있고, 아름드리 전나무와 소나무가 삭풍을 마주하고 있었다.
무등산 계곡의 정자 중에서 가장 외진 곳에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적막강산이었던 곳,
그곳은 학창 시절 문학회 선배의 칩거지였다.
나는 친구들과 이곳에 몰려가 선배의 무용담을 들으며 밤을 지새우던 추억이 있었다.
정자에 걸린 시문들을 보면 석천 임억령, 제봉 고경명, 기암 정홍명 등 내로라하는 선비들의 자취가 있고,
80년대 광주 문청(文靑)들의 꿈이 스쳐 갔으련만 남아 있는 것은 쓸쓸함과 적막함뿐이었다.
얼어붙은 눈밭에 자리를 펴고 먹을 갈던 형에게 나는 풍암정의 저 쓸쓸함과 비애를 담아달라고 부탁했다.
묵묵부답으로 스쳐 가던 형의 붓질에는 어느새 젊은 날 내가 불렀던 비가(悲歌)가 들려오는 듯했다.
견딜 수 없는 세월을 한탄하듯 소나무는 흐느껴 울었고, 잎새를 떨군 단풍나무는 처연했고,
잔설에 덮인 계곡은 황량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일부러 모퉁이를 찾아 자리 잡은 듯한 정자의 모습이었다.
홀로 의연하게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는 쓸쓸한 단독자의 고독이 묻어 있었다.
나는 그때 형의 그림 속에는 시정(詩情)이 살아 있다고 감탄했다.
무연하게 존재하는 빈집 한 채가 이렇게 심금을 울린다는 것은 필시 이 화가는
마음으로 운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지금도 형의 수많은 작품 속에서 그날의 <풍암정>을 명작으로 꼽는다.
풍암정을 빠져나와 우리는 겨울바람 속을 걸었다. 400년 전 무등산 일대를 답사하고
『유서석록遊瑞石錄』을 남긴 고경명 일행을 생각했다.
“빈산은 고요하고 솔잎에 바람 스치는 소리는 가늘게 울려와서 꼭 무엇을 잃어버린 것같이 허전하기만 하다.”
『 유서석록』의 마지막 문장처럼, 걸어오던 길을 돌아보니
무등산은 갈맷빛으로 쓸쓸했고 우리의 행보를 애잔하게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풍암정 이야기 / 이형권
여행안내
일시: 2025년 11월 17일(월)-18일(화) 1박2일
장소: 백양사, 강천사, 담양호, 담양 관방천, 광주호 생태공원, 풍암정 단풍길,
무등산 원효사 단풍길, 내장사 단풍길, 국립공원 무등산 생태탐방원 숙박 등
인원: 26명(우등버스)
회비: 28만원(생태탐방원 2-3인실, 독실사용은 모객 후 방이 여유가 있으면 가능)
회비 입금계좌 (우리은행 1002-350-992608 이형권)
* 회비 입금시 입금자명과 함께 여행날짜 표시하고 문자로 통지(010-5398-0409)
준비물: 편한복장과 트레킹화, 세면도구(치약 칫솔) 등
문의전화 010-5398-0409
신청방법과 안내사항
댓글로 신청하고 입금 완료 문자로 보냄
신청 후 3일 이내 입금하지 않으면 대기자로 변경
입금할 때는 닉네임 또는 이름과 동일하게 처리해주셔야 착오가 없음
출발 3일 전 취소할 경우 반액 환불, 하루 전 취소 환불 없음
대기자는 문자로 핸드폰 번호를 보내주시면 먼저 연락드림
기타: 아침에 떡과 물, 자료 제공, 여행자보험 들지 않음
필요하신 분은 개별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여행일정
11월 17일(월)
07;30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 출발 중앙고속
07:50 동천, 정류장, 죽전 정류장 경유
11;00 장성 백양사 단풍길
12:30 중식(늘)
13:30 순창 강천사 단풍길
16:30 출발
17:00 담양 추월산 담양호 용마루길 단풍 산책
18:30 석식(벽오동)
20;00 숙소 도착(무등산 생태 탐방원 2-3인실) 휴식
11월 18일(화)
06;00 기상, 광주호 생태공원 산책 07:00 출발
07:30 조식(창평국밥)
08;00 관방제 숲길과 메타세콰이어 단풍
09:00 숙소 도착 출발
09:30 풍암정 단풍길
11:00 무등산 원효사 단풍길
12:30 중식
13:00 출발
14:00 내장사 단풍길
16:30 출발
20;00 양재역 도착예정
*이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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