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박사 축송
왕산 성도종 종법사 대사식 축송
汪山 成道鍾 宗法師 戴謝式 祝頌
원불교는 환웅桓雄이 조선의 대지 위에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뜻을 세워 신시神市를 설設한 후에 새로운 개벽開闢의 운運이 도래하는 위기의 추기樞機에 박중빈朴重彬 대종사의 대각大覺을 빌어, “님”이 침묵하는 고난의 시기에 영광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리민족 전체가 개벽의 만세를 부르는 3·1혁명 3년 전의 사건이었습니다.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을 전승한 정산, 대산, 좌산, 경산, 전산을 거쳐 왕산 종법사에 이르기까지 원불교가 세계인의 종교로서 인간마음의 고향이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일원상一圓相의 진리가 인류의 상식에 어긋남이 없고, 터무니없는 초월을 말하지 않으며, 인간 삶의 복지를 부유富有하게 하며, 끊임없는 생성의 굴레 속에서 창조의 통변通變을 달성해 왔기 때문입니다. 원불교는 냉철한 이지理智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온화한 정감情感을 잃지 않습니다.
왕산 종법사는 종교의 생명이 종교를 종교다웁게 만드는 율律에 있으며, 세속화의 방만함이 종교의 전위가 될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 신념의 성취는 오로지 교단 내부의 모든 사람의 “한마음”에 있다는 것을 천명하시며, 그 한마음의 달성은 내면의 성찰과 침묵과 수행과 기다림의 감통感通에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왕산 종법사의 온화하고 진실하고 교육자다운 모범의 덕성이 앞으로 6년 동안 원불교를 세속적 의미에서 종교라 말할 수 없는, 만법萬法 한 근원의 성덕盛德으로서, 일신日新케 할 것을 축원하나이다. 종교의 사명은 인간의 계몽과 문명의 평화에 있습니다. 종법사로 계시는 동안 한국사회를 향해 할 말은 하는 지도자가 되시옵소서. 어묵지간語默之間에 균형을 취하시어 적시에 민중을 일깨우소서. 축시로써 희심喜心을 전傳하나이다.
出世當地圓一相 출세당지원일상
이 세상에 나온 곳이 바로 일원상의 본향.
長大歷任要職汪 장대역임요직왕
커나면서 요직을 두루 거쳐 넓고 깊은 인격을 이루었고.
黙裡大喝天地感 묵리대할천지감
침묵 속에서 크게 할하면 천지가 감응하네.
穩笑懷念四恩光 온소회념사은광
온화함에 깃든 미소, 동포의 그리움, 사은의 빛이라네.
2024년 11월 3일
도올 김용옥 심고心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