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를 집전하는 크리스토프 피에르 추기경 (자료사진) (Vatican Media)
교회
주미 교황대사 피에르 추기경 “성체성사 재발견은 일치를 이루고 타인 안에서 그리스도를 알아보는 것”
주미 교황대사 크리스토프 피에르 추기경이 2024년 7월 17일 미국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전국성체대회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성체 관련 신심활동을 넘어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른 이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Christopher Wells, Tiziana Campisi
“성체성사는 교회 일치를 위한 크나큰 선물이자 교회 일치의 원천입니다.” 주미 교황대사 크리스토프 루이 이브 조르주 피에르 추기경이 지난 7월 17일 미국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제10차 전국성체대회(7월 17-21일)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피에르 추기경은 자신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신해 주미 교황대사로서 이 자리에 함께한다고 말했다. “저는 이 자리를 통해 교황님이 영적으로 여러분과 함께하시고 여러분과 미국의 일치를 표현하신다고 말씀드립니다.” 피에르 추기경은 전국성체대회 기간 동안 미국 교회가 일치 안에서 성장하고 교회의 선교 활동에 더 많은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성체성사의 재발견
피에르 추기경은 일치를 이루기 위해 “성체성사를 재발견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하고 자문해 보라고 권고했다. 더 구체적으로 “나 자신이 성체성사를 재발견하고 있음을 체험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고 질문을 던지는 것도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피에르 추기경은 성체성사 재발견과 관련해 “항상 성사적 신심행위, 곧 성체조배, 성체강복, 교리 교육, 성체행렬 등을 동반하지만 그러한 신심행위를 넘어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가족, 친구, 자신이 속한 공동체는 물론 나와 다른 인종이나 사회적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멀리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우리의 사고방식에 맞지 않거나 우리와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알아보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피에르 추기경은 “우리가 이런 사람들을 만날 때 그리스도께서는 같은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이며 영원한 생명으로 부름받은 모든 민족을 하나로 묶으시는 다리 역할을 하신다”고 말했다.
일치를 위한 노력
피에르 추기경은 일치의 다리를 놓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게 성체성사에 대한 참된 재발견의 표징이라며, 우리가 성찬례를 거행할 때 비록 인류가 주님으로부터 멀어졌을 때에도 사람이 되시어 첫 번째 다리를 놓으신 예수님을 체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성체성사 안에 계시는 예수님의 실제적 현존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성체성사 안에 현존하신다는 것을 믿는다는 뜻이다. 또한 “그분을 믿는 백성”과 “상처, 두려움, 죄로 인해 그분에게서 멀어졌지만 그분과의 관계로 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이들 안에 현존하신다는 것을 믿는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피에르 추기경은 덧붙였다. 아울러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성체조배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를 하나의 관계로 정확히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곧, 성체를 단순히 “흠숭 대상”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성체성사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과 관계를 맺고 “다른 이들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경배하는 방식으로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야말로 “진정한 ‘성체성사의 삶’을 사는 것을 뜻한다”면서 “성체조배는 우리 일상의 삶, 곧 다른 이들과의 관계의 삶, 다른 이들을 보는 우리의 방식에 스며든다”고 말했다. “우리가 성체성사를 통해 진정 새로워진다면, 다시 말해 성체성사로 변모된다면, 우리는 예전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사목적 회심에로의 부르심
끝으로 피에르 추기경은 현대의 “복음화 사명”을 비롯해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을 사랑하는 법 배우기, 분열 극복, 고통에 응답하기 등 여러 문제가 우리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오직 하느님의 권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눈이 열리고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참다운 성체성사 재발견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피에르 추기경은 성체성사 재발견이 “사목적 회심”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하느님 나라의 참된 사도가 되기” 위해 주님께서 우리가 가고 싶지 않은 장소를 보여주시고 그분의 인도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하자고 말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