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은퇴한 후에 복음을 위하여 열심히 살아가신 한 집사님의 죽음이었다. 서울의 사랑의교회를 다니시다가 포항으로 오셔서 제자훈련과 복음 전도를 위해 자신의 물질과 정성을 바치신 분이셨다. 내가 본 그분의 삶은 오직 예수를 위한 것이었다.
내가 울릉도에서 나와 이곳 모포리에서 목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알게 된 분이시다. 당시 제자훈련 목회자 반을 인도하셨는데 그때 배우게 되었다. 포항, 경주, 영덕, 울진 등 여러 교회들을 찾아다니시면서 전도와 사역의 불을 붙여 주신 분이시다. 우리 교회에도 서울 사랑의교회 전도팀과 함께 오셔서 마을을 돌며 전도해 주셨다.
요즘은 잘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소식을 모르고 지낸 지 10년 정도가 된 것 같다. 이 집사님을 생각하면 먼저 떠오른 생각이 허허허 하며 웃는 모습이다. 늘 웃으며 이야기하셨고 밥도 잘 사주셨다. 멋진 삶을 살다 가신 분이시다.
이제 그분이 천국에 가셨다. 83세의 일기로 먼저 하늘에 가셨다. 조금 아쉬운 나이라고 아내와 함께 가면서 이야기했다. 솔직히 마음 한쪽에서는 문상을 가기 싫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새벽기도 하면서 가려고 계획을 세웠고 그분의 아름다운 삶이 나를 장례식장으로 이끌었다. 지금은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기뻐하고 계실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나중에 천국에 가서 만났을 때 ‘내 장례식에 왜 오지 않았소!’ 하실 것 같아서...
부인인 차권사님도 집사님과 함께 복음을 전파하기에 애쓰셨다. 차권사님은 수학 선생님이셨는데,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쳐 주셨고 수지침을 배워서 전도에 활용하도록 보급에 힘써 주셨다. 몸이 좋지 않아서 요양원에 계시다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고 하시면서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보지 못하셨다고 안타까워하셨다. 차권사님과 돌아가신 김동석집사님은 동갑이라고 하셨다.
장례식장에는 차권사님과 아들 부부와 초등학생 정도인 손자 둘이 있었다. 돌아가신 김집사님이 그 아들이 과메기를 잘 먹는다고 하면서 사 가시던 생각이 들었다. 주님을 사랑했던 한 평신도 집사님, 그 아름다운 여생이 끝나고 천국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