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일 -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
-류해욱 신부
새해입니다.여러분, 오늘이 무슨 날입니까? 새해 날이기도 한 오늘은 여러 의미 를 지닌 날입니다. 가장 큰 공식적인 명칭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입니 다. 원래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 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모친’이 라는 말은 슬그머니 빠지고 그냥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로 바뀌었더라고요. 모친이라는 단어를 빼도 의미가 바뀐 것은 아니니까 문제 될 것은 없지만,저 는 원래의 명칭이 더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여튼 오늘은 여러 의미를 지닌 날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천주의 성모 마리 아 대축일’ 이지만 성탄 8일 축제의 마지막 날이며, 새해 첫날로 세계평화의 날 이기도 합니다.
성모 마리아가 누구이십니까? 오늘 경축하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은 우리 에게 성모님이 천주의 모친이라고 알려줍니다.천주의 모친, 바로 하느님의 어머니 이시라는 언명에는 신학적으로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설명하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여러분, 신학자들 말고 우리에게 어머니 마리아가 누구이십니까? 어머니 마 리아가 누구이신가를 생각하면, 물론 예수님을 낳으신 어머니이십니다. 그런데 우 리에게는 누구이십니까? 예수님의 어머니일 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의 어머니이시기 도 합니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어머니이신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 니다.
어머니 마리아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가? 개신교 신자들에게 천주교는 마리아 교인가? 라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우리는 왜 어머니를 특별히 공경하는가? 새해 첫날을 어머니의 대축일로 지내는 교회의 의도는 무엇인가? 저는 어머니 마리아께서 참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그분이 바로 우리 신앙의 어머니 우리의 신앙을 키워주시고 이끌어 주시고 가르쳐주시고 바로 우리 에게 신앙의 모범을 보여 주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는 약속을 믿으며 신앙의 순례의 길을 계속하게 되는데 우리는 이 순례의 길에서 앞서 가신 어머니 마리아를 바라보 면서 격려와 힘을 얻는 것입니다. 천사의 전갈을 받고 하느님의 위대한 뜻과 계획을 알게 된 마리아는 ‘순종하는 마음’ 으로 믿음을 지니고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 께 맡겨 드림으로서 ‘주님의 어머니’가 되신 것입니다.
마리아의 이 맡김, ‘피앗’ (이루어지이다)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의 구원을 위해서 이루시려는 신비, 곧 강생의 신비가 이루어지는데 결정적인 것이었습니다. 마리아가 ‘제게 이루어지소서.’ 라고 고백했을 때 하느님이 인간이 되셔서 이 세 상에 오시는 강생의 신비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물론 마리아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지녔던 분이 아니라 믿음을 더 깊여나가기 위 해 겪어야 하는 어떤 과정을 거친 우리와 똑같은 인간입니다. ‘이 몸은 처녀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라는 논리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에 대해 가브리엘 천사는 엘리자벳의 예를 들어가며 하느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설명을 해줍니다.
한국에서 영문학자이며 수필가로 널리 알려진 장영희라는 사람이 있는데, 10여 전에 세상을 떠났지요. 그녀의 본명이 마리아인데 사람들이 본명을 물을 때 마리아라고 하면 모두 와르르 웃는답니다. “장 선생님처럼 씩씩한 분이. ”또는 아주 노골적으로 “ 마리아 치고는 아주 톡톡 튀십니다.” 라고 했답니다.
장 교수는 자기가 성경에서 만나는 성모님은 진정 용기 있고 결단력 있는 여인, 생명 바쳐 주님의 구원사업에 협력하는 여인, 다른 아무도 하지 못할 일을 씩씩하 게 해낼 수 있는 여인이었고 그런 점에서 그야말로 좋은 의미에서 ‘톡톡 튀는’ 여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진정 성모 마리아께서는 시대의 사고의 틀을 뛰어넘어 하느님의 비전을 볼 수 있는 열려 있는 여인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2023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저는 새해가 빛으로만 이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어둠 속에서도 어머니가 잡아주시는 손을 잡고 어머니의 이끄심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는 한 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 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미국의 인디언들은 매 달에 의미를 두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새해를 맞으며, 인 디언들이 지닌 지혜를 다시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인디언들은 1월을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인디언들은 1월을 새해의 시작으로써 의 의미보다는 외적인 계절의 순환을 바라보면서도 자신들의 내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머무는 달로 본 것이 저에게 깊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새해가 밝았으니 새로운 마음을 지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깊이 우리 자신의 내 면을 들여다보며 원래 지녔던 마음,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 각합니다. 저는 장사익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의 노래 중에 ‘꿈속에 사네’ 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들어 보신 분들, 기억날 거예요.
묵은 해니 새 해니 구별할 것 없네 겨울 가고 봄 오니 해 바뀐 듯 하지만 여보게,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 변해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결심을 하고,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더욱 중 요한 것은 인디언들이 지녔던 지혜, 마음 깊은 곳에 머물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무 엇이 꿈속이고, 무엇이 현실인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평화의 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하느님의 축복 안에서 행복 하시고, 진정 평화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그 평화를 이루는 원천을 오늘 축일을 지 내는 어머니 마리아에게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어머니 마리아를 통해서 진 정 하느님을 알게 되고 그분이 주시는 평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교황 성 레오는 그의 강론에서 “그리스도의 탄생은 그리스도교 백성의 기원이 되고,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그리스도는 교회 신비체의 머리인데 머리의 탄생 은 몸의 탄생도 되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태어났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가 마리아를 통해 탄생하셨듯이 우리도 바로 마리아를 통해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입니다. 그러니 마리아가 우리의 어머니이신 것은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 어머니 마리아께서는 우리를 또 하나의 다른 그리스도가 되게 하 고 우리 안에 그리스도께서 살게 하시려고 애쓰십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그 모성으로 우리의 어머니로써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 사랑을 늘 잊지 말고 마 음에 새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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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님께서 함께 계시다" 라는 말씀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심' 으로써
침묵 속에서, 마음 깊은 곳에 주님을 모신 성모님.
의문을 가졌으나,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것이 없다" 라는 말씀을 듣고,
'예' 로써 하느님의 힘과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하신 성모님.
하느님 안에 뿌리를 내리고 온전히 순명하심으로써
하느님의 평화를 보여 주신 성모님.
신앙의 모범을 보여 주시고, 모성으로 저희를 또 하나의 다른 그리스도가
되게 하고, 저희 안에 그리스도께서 살게 하시려고 애쓰시는 성모님.
류해욱 요셉 신부님,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영육간에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류해욱 신부님~~ 새 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새 해 되시길 빕니다.!~~늦었지만 성탄을 축하드리오며 성탄의 축복도 계속해서 가득히 받으시길 빕니다!~~
주님이 주신 선물
또 한 해를 즐겁게 잘 살아야겠지요?
모두 해피 2023년 !!!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성모님의 이 말씀
늘 제 맘 안에 살아 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
별빛을 가슴에 품고 꿈을 꾸는 기쁨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