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은 시집 『서랍 속에 갇힌 시절』(시와반시, 2021. 12. 10)
■ 표4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한 아픔과 청춘을 상실한 노년의 절망이 이 시집의 얼개라면, 죽음의 경계로 이미 들어선, 혹은 들어서고 있는 노년의 이야기는 대상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는 방식인 '애도'의 의미를 공유함으로써 유비적 관계를 형성한다. 외롭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체들이 회상하는 과거는 상실한 세월에 대한 애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신상조(문학평론가)
■ 차례
| 제1부 |
라훌라
벽
갈대밭 철새
아버지의 보청기
아버지와 햄버거
중고서점
아버지의 바다
납작한 죽음
창가에 앉아
달빛에 담아
적멸寂滅
안부
스타벅스
| 제2부 |
절규
낯익은 풍경
오징어
길
읍성엔 비가 내려서34 똑딱 단추
멀어진 봄날
미도다방
택배
24인치의 세상
고래 사냥
귀 얇은 목련 나무
서문시장 수제빗집
| 제3부 |
오래 버려둔 시간
시애틀로 떠난 엄마
엄마는 일터에 가고 아이는 나비가 되어
애견백화점
장미와 생선가시
서랍속에 갇힌 시절
L교수
거미에 대하여
밍기뉴 나무
제제, 가족이 되다
우엉
P에게로
| 제4부 |
미안합니다
꽃밭에서
K 화백의 자화상
속눈썹을 줍다
빨간 사서함
오월의 담장
414번 버스 풍경
늦지 않게 너에게 닿기를
다림질
서울역에서
매미가 운다
십 센티 두께의 세상
一 子 영토
삽화처럼
캐슬 고양이
여고시절
해설 기억의 두 가지 방식|신상
■ 시집 속의 시 한 편
빨랫줄에 걸린
옥양목 치마 펄럭거리네
2월의 바다도 출렁거리네
떠난 아버지
출렁거리고 있네 펄럭거리네
부재의 시간이 378일 되었네
물 위로 나비가 되어 날아가시네
노란색과 파란색이 춤을 추고 있어
내리막 저만치 가고 없는 아버지
해진 바랑에는 팔공산 절 냄새 스며있네
바랑지고 바다로 가시나
반월당 저만치 떠난 아버지
내리막을 데리고 내려가시네
떠난 아버지 수렁 속을 헤매시네
- 「라훌라」 전문
■ 시인의 말
겨울만 되면 쓸쓸하다 외친다.
빛나던 시절이 분명 있었지만,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뿐일 테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일일이 안부를 전하지 못해 시집을 만들었다.
살아있음을 시로 전한다.
■ 백지은
2013년 『시에』 로 등단.
첫댓글 백지은 선생님의 시집 『서랍 속에 갇힌 시절』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첫 시집 발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