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세월탓인가.....

[김매력]

홍차

40년 전쯤인가 50년전쯤인가

우리 아부쥐 복덕방에서

잔뼈가 굵은 나는 볼거 몬 볼꺼 다 보고 자랐다

아침이면

다방레지들이 떼로 몰려와

마호병속에 커피와 가끔은 홍차도 가지고 왔다

한잔 시켜도 딸려오는 식구가 더 많다

김양.박양.정양.마담까지..

"사장님~지도 한잔 마시도 되지예...?"

우리아부쥐 오야오야 그래그래~

우리 김양은 뭐 마실래 비싼거 마시라~''

기마이 좋기로 소문난 우리 아부쥐는 

다방레지들에겐 호구였다

내가 청소할쯤 되면 꼭 나타나서

가지도 않고 죽치고 있다

미워서 빗자리로 발을 툭툭 치며

'좀 비키주이소..내 청소 할라니께'

그 언니들 눈엔 내가 까시다

영아야~니도 홍차 한잔 마실래..?홍차는 게안타

꼭 거저 줄것 처럼...

갈때 알짤없이 계산 다 받아간다

자기들이 먹은것까지....

어느날은 미워서 '돈 없어요'

그라면 '그래 외상 달아 놓으께'

문디들....

그 레지들이 가고 나면 우리 아버지 꼭 한마디 하신다

'니는 오늘 와그래 개살을 지기산노

저 언니들한테 잘 해주어라'

속으로 '언니는 무슨 ...내 언니가..'

내가 아무리 외동딸로 언니가 없기로서니

다방레지 보고는 언니라 부르지 않을것이...

오늘 아침에 커피 두잔이나 마시고 

뭐 마실거 없나 뒤져 보니

어디서 굴러 댕기는 홍차 봉다리가 하나 있다

첫 맛은 분 냄새다

그때 그 다방레지가 생각난다

그땐 이 냄새가 역겨웠는데

이젠 마실만 하다

세월탓인가.....

[미지]

ㅋㅋ 문득 어릴적 생각이 납니다
4학년 되던해 여름 방학 아버지가 현대에 계셨는데
경부 고속도로 건설 때문에 울산에 가 계셔서 방학에
갔었지요 아침 일찍 다방에 가면서 저를 데리고 가면
그언니들이 주루루 몰려와 저는 우유를 한잔 주고
아빠는 노른자 띄운 모닝커피 자기들은 홍차를 마시던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오네요
ㅋㅋ 빛바랜 추억을 기억나게 해주셔서 감사 해요

[써니50]

ㅋㅋㅋ
아버지 호구노릇 하시는거 보고
허파 디비졌겠어요~

[살려줘(장미)]

추억 속 으로 들어가 봅니다

[체리핑크]

글을 읽다보니 제 아버지도 부동산 하시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런데
60대방 공석이 무슨 뜻인지요?
60대분이 별루 안계신가요?
출첵이고 뭐고 다 안되는데 여기 댓글쓰긴되네요
초보여행자라 제한된게 많은데 출첵정도는 해야 되지 않은지요?

[세요]

ㅎㅎㅎㅎ 😆
재미있게 잘봤어요

[진이랑]

ㅎ ㅎ 정말 추억에 빠져들게 되네요 글솜씨가 좋으세요~ ^^

[목선]

복덕방도 다방레지도
잊혀지는 단어가 되고보니
글이 정겹네요 ㅎ
딸 매력님이 타줘도 될건데 레지가 타주며
콧소리로 사장님 ~하니 기분 좋아 매일 차배달 시켰을거 같아요 ㅎㅎ
레트로감성 글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