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민 5시집 『마음속의 외딴방』
맹호부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쟁 참전 국가유공자인 한정민 시인이 5시집 『마음속의 외딴방』을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1969년에 전매청에 입사하여 2002년에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퇴임한 후, 문학창작에 힘써 5시집을 발간하였습니다.
한정민 시인은 《문학사랑》 신인작품상을 수상하여 시인으로 등단한 후, 한국인터넷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대전문예창작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분입니다. 문학사랑협의회 운영이사이며 대전문인협회 회원입니다. 시집은 『먼훗날』 『진도 육자배기』 『한정민 병상일기』 『전라도 촌놈』을 발간하였습니다. 최근에 암과 투병하면서, 그에 대한 경험담과 소회 등을 작품으로 창작하여 5시집 『마음속의 외딴방』을 발간하였습니다. 시집 표지에 ‘보석’이란 작품의 일부분 <치매로 팔순에 혼자 사니 사람이 그립다/ 외로울 땐 애들이 내 마음의 보석이다.>를 밝혀 놓았습니다.
= 서평(박순길 문학평론가의 해설 일부를 발췌하였음)
#1 -<시인의 작품 「촛불」을 보자. 촛불은 타는 동안 어두움을 밀어내고, 꺼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살아있는 동안 건강하게 세상을 비추며 살다가 생명이 다하면 촛불 꺼지듯 순간적으로 암흑의 세상이 된다. 촛불은 삶과 죽음을 의미한다. 밝을 때는 생, 어두울 때는 죽음으로 시인도 암 덩어리를 떼어냈으니 새로운 삶을 구가하고 싶다는 소망을 간절하고 기원하고 있다.>
#2 -<시집의 표제가 『마음속의 외딴 방』이다. 그래서 방마다 병病 하나씩 데리고 있으면서 건강을 찾기 위해 하루 세끼 나누어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병病 하나씩 치유되어 건강해지기를 소망하고 있다. 병이 있으면 짜증을 동반하고 기쁠 일도 없고 웃을 일도 없다. 친구도 없고 가족도 멀리한다. 약 없이는 살 수 없는 시인의 안타까운 마음속에 깊게 용솟음치는 건강하고 싶은 내면의 마음이 역으로 표상되고 있다.>
#3 - <현실 인식의 사상은 치매를 앓고 있는 시인 자신의 현실 인식이다. 시인의 작품 속에는 치매에 대한 내용이 많다. 실제로 치매 등급을 받아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있다. 치매는 인생 마지막의 아름다움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가장 몹쓸 병인지도 모른다. 기억력 상실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하는 신체적 기능과 함께 마음의 생각도 저장하지 못하고 단지 사람의 형체만을 유지시키고 있는 병으로 현대의학도 아직 접근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
#4 - <공의 사상을 느끼기까지 한없는 자신의 깨달음이 뒤따른다. 종교의 사상이건 내 마음의 생각이건 이렇게 시로 표현되기까지 인생을 관조하는 힘이 없으면 표현되기 어렵다. 전쟁의 아픔을 모르는 요즘 세대에 비해 한정민 시인은 육이오와 월남전 두 번의 전쟁을 몸소 겪었다. 자신이 하층민으로서 어렵게 생활해 오면서, 혼자서 외롭게 병마를 이기고 있으면서, 인생을 바라볼 적에 삶이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깨달음에 이르는 시인의 정신력은 높은 표상으로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