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동 11시집 『건널목』
서예가이자 문인화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명동 시인이 ‘충북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11시집 『건널목』을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이 책은 ‘서시’ ‘1부 우선멈춤’ ‘2부 그 산속엔’ ‘3부 가시를 삼킨 장미’ ‘4부 시골 장남’ ‘5부 삭발식’ ‘이오장 시인의 작품평’ ‘이대영 문학평론가의 작품 평’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김명동 시인은 현재 한국문인협회 영동지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영동미술협회 감사를 역임하였습니다. 현재 한국예총 영동지부 회장으로 문학과 예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는 분입니다. 11권 발간 시집은 ‘어느 바보의 작은 가슴’ ‘고향은 저만치’ ‘꿈속의 별달’ ‘그대를 사랑하는 이유’ ‘그리움의 마당에는 당신이 주인입니다’ ‘사랑춤’ ‘길 위에 서면’ ‘누군가 다녀갔다’ ‘노을동행’ ‘자화상’ ‘건널목’ 등입니다. 수필집 ‘칠보 십장생’, 동시집 ‘별빛이 내려와서’ ‘소풍나온 별 달’ 등이 있습니다.
= 서평
#1
명동 시인은 건널목의 이미지를 풀어 삶의 방법을 심리적으로 그려내었다. 사회를 운영하기 위한 건널목을 개인의 심적 갈등으로 그린 것이다. 주어진 삶을 다하려면 욕망을 버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운동이 좋다고 하여 과욕적으로 움직인다면 역효과가 나고 몸에 좋다는 음식을 과식하면 부작용이 심해져 해로운 결과를 낳게 되는데, 시인은 이러한 모든 것들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널목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단체적인 건널목은 제약에 의한 대가가 따르지만, 개인의 일탈은 자신의 의지력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망설일 수밖에 없다. 시인은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두려움을 제시한다. 두려워야 망설이고 망설임이 곧 건널목이 된다는 의미다.
--이오장 시인의 ‘건널목’ 평 중에서 일부.
#2
시인은 가슴에 눈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마음의 눈으로 사물과 교감하며 언어에 감성을 얹어 시를 쓴다. 때로는 감성이 지나쳐 소소한 일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한동안 버거운 숨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만큼 여리고 작은 가슴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 여린 가슴에서 큰 울림을 주는 언어들이 쏟아지기에 감동이 있고, 시의 행간이 살아 움직인다.
시인 또는 시 낭송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명동 시인의 작품에는 짙은 감성이 자리하고 있다. 외로움과 그리움, 기다림 같은 단어가 그의 시 세계를 만든다. 그가 만든 시의 영토에는 고즈넉한 바람이 분다.
외로움에 흔들리는 망초꽃(「망초꽃」)이 땅에 있는가 하면, 하늘에는 버림받은 시린 하늘(「가을」)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구슬프게 소리 내어 우는 바다와 시린 바다(「바다」)가 그를 맞는다. 외로움만 가득 쌓인 마음(「사모」)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시간은 잠시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갈 길을 망설인다. 그러기에 시 「건널목」에서 아스팔트가 건너기 싫은 ‘검은 강’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대영 문학평론가의 작품평 중 일부
#3
외로움과 그리움의 정서는 결국 세상을 달리한 어머니 혹은 딸에서 유로하며, 변용된 모티프로 반복 시화되고 있음을 본다. 시 「시골 빈집」이나 「어매」, 「문」, 「우리 아기, 1970년」 같은 작품이 그러하다. 무엇보다 시간을 묶어두고 싶은 시인의 예민한 감수성은 「자화상」을 비롯하여 시 곳곳에서 발현된다.
그렇다고 시인의 작품이 모두 낮은 바람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작품에는 전원생활을 통해 경험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을 산불」이나 「머슴살이」, 「시골에서는」, 「콩밭」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시인이 쓴 동시집에는 달과 별의 세계와 같은 동심이 살아있다.
시인은 작품 「길 위에서」에서, 예약 없는 차표를 사 놓았지만, 오늘부터는 작은 모닥불을 가슴에 피우고 따뜻한 사랑을 하며 살자고 노래한다. 그리고 나눔이 필요해 손을 내밀면 웃음까지 한 아름 보태어 주자고 권한다.
사랑과 나눔이 필요한 시대에 이보다 훈훈한 언어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이대영 문학평론가의 작품평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