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4
엄태지의 시편들은 모든 일상의 체험 속에서 시의 소재를 찾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시에는 체험의 진정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그의 시가 결코 어렵게 여겨지지 않는 이유이다. 그만큼 그의 시는 모든 독자들에게 절실하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는 시에 주제의 깊이를 확보하는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시적 발상이 좋고 시를 끝까지 밀고 나아가는 강한 힘도 있다. 그의 시는 상상력과 언어의 뒷심이 좋다. 무엇보다도 그에게는 앞으로 꾸준히 시를 쓸 수 있는 가능성을 믿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김완하 | 시인, 한남대 교수
■ 차례
005 시인의 말
제1부
013 목련꽃 아래서
015 주름의 귀퉁이
017 봄, 촛불
018 민들레 골목
020 스며드는 자전거들
022 유모차들
024 물의 각주
026 햇살 자전거
028 봄 공양
030 막걸리 한 병 놓고
031 장미
032 장암동 연꽃방죽에서
034 기우는 집
036 겨울 강
038 목련공원 가는 길
040 어느 봄날
042 댁들 위는 건강하신지
044 꽃분홍 주름론
046 탑을 쌓는 남자
047 목재소 앞을 지나다가
제2부
051 홈너머에서
053 잔디의 방식
054 꽃의 경계
055 의자들
057 조의귀뚜라미제문
059 폐가
061 문의 가는 길
062 자작나무도마반가사유상
064 꽃
066 말하자면
068 벽
069 윙바디
071 고드름
073 목공소에서
075 주름, 주련
077 산벚나무 이야기
079 꽃의 행방
081 개뼉다구
083 못에 대하여
084 모과
제3부
087 기우는 고물들
089 도축장 가는 길
090 새집불사
091 봄날이 간다
092 주택난
094 월령리 바다 슈퍼
096 창세론
098 물집
100 우리의 제사
102 가구의 용도처럼
104 저쪽
105 능금경
107 내일의 소사
108 밤눈
109 그녀의 수선집
111 해설 | 생을 건너가는 힘, 그 역동적 서정성의 아름다움 | 박진희
■ 시집 속의 시 한 편
보도블록 사이에서 민들레가 일가를 이뤘다
틈 사이로 늘어선 가구들
골목을 따라 세상 가장 낮은 마을을 만들었다
꽃기둥 하나 올리는 일도 여기서는
수없이 부러지고 허물어지는 일이겠지만
바람벽도 없는 집들의 마을
집값은 오른다는데 저 가난한 꽃들은 내려앉기만 하네
어디 꽃자리별이 있어
그래도 나 여기 살아 있다고 전송하는 건지
안테나처럼 뽑아 올리고
노란 불 하나씩 깜빡거리고 있다
어떻게든 살아내자는 이 가파른 골목
골목은 꽃들에게도 골목
바람은 왜 막다른 곳으로만 밀어붙이는지
틈에서 틈으로만 옮겨가는
꽃들의 분가
어떻게 저기서
갈라진 축대 밑 깨진 다라이 밑 버려진 드럼통 밑 기운 담 밑
밑에서 그래도 새파랗게 살아 붙어
몇 개씩 노란 꽃창문을 열고 있다
―「민들레 골목」 전문
■ 시인의 말
그동안 써온 시를 모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었다.
내 새로운 시작점이다.
아주 작은 것들과
깨지고 부러지기 쉬운 것들을 잘 볼 수 있는
내게 혜안이 왔으면 좋겠다.
평온하게 시들과 마주할 수 있기를…….
2023년 봄
엄태지
■ 엄태지
충북 충주 출생. 2018년 『시와정신』으로 등단.
첫댓글 엄태지 시인님의 첫 시집 『문의 가는 길』 출간을 축하축하합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날씨 덥습니다.
시원한 차라도 한 잔 하십시오.
엄태지 시인님
문의 가는 길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조영행 시인님 고맙습니다.
날씨 뜨거운데
더위 피해서 다니시길요.
축하,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더위가 가시지를 않습니다.
또 비는 많이 온다는데ᆢ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