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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방서예자료[1665]
포은정몽주선생시 43수 모음
포은 정몽주 선생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선생 시
1. 내주 해신묘〔萊州海神廟〕
해신의 옛 사당이 바닷가에 우뚝하니 / 海神遺廟壓滄茫
천자가 때로 수리하고 향을 내리시네 / 天子時修爲降香
본래 성조에서 제사를 숭상한 것이니 / 自是聖朝崇祀典
왕괴의 지난 일은 또한 황당할 뿐이네 / 王魁往事也荒唐
2. 구서역에서의 나그네 밤〔客夜在丘西驛〕
객지의 밤이라 누가 찾아오리오 / 客夜人誰問
읊조리다 보니 한밤중 되어 가네 / 沈吟欲二更
시구는 베개 위에서 얻고 / 詩從枕上得
등불은 벽 사이에서 밝네 / 燈在壁間明
묵묵히 지나온 일 생각하고 / 默默思前事
아득히 걸어갈 길 헤아리네 / 遙遙計去程
별안간 선잠을 깨고 보니 / 俄然睡一覺
동복이 닭 울었다 알리네 / 僮僕報鷄鳴
3. 4월 1일 고밀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
〔四月初一日 高密縣聞鸎〕
한낮 되어 옛 현성을 지나가노라니 / 日午來過古縣城
녹음의 깊은 거리에 여름 바람 맑네 / 綠陰深巷暑風淸
은근히 벽을 털고 시구를 적을 때에 / 殷勤拂壁題詩句
맨 먼저 들은 꾀꼬리 소리 떠오르네 / 記取流鸎第一聲
4. 일조현〔日照縣〕
바닷가 외로운 성에는 초목이 황량한데 / 海上孤城草樹荒
부상에 솟는 해를 가장 먼저 맞이하네 / 最先迎日上扶桑
내가 와서 동쪽 보며 그냥 머리 긁적이니 / 我來東望仍搔首
바다 물결이 저 멀리 고향에 닿아 있으리 / 波浪遙應接故鄕
5. 술을 마시다〔飮酒〕
나그넷길 봄바람에 솟는 흥이 미친 듯하니 / 客路春風發興狂
좋은 곳 만날 때마다 곧장 술잔 기울이네 / 每逢佳處卽傾觴
귀가할 때에 돈이 바닥남을 부끄러워 말라 / 還家莫愧黃金盡
새로 얻은 시구들이 시낭에 가득할 터이니 / 剩得新詩滿錦囊
6. 한신묘〔韓信墓〕 회안부(淮安府) 성 서쪽 40리에 있다.
태자는 유약하고 장수들은 강성하니 / 嗣子孱柔諸將雄
고황이 다시 옛 공훈을 생각지 않았네 / 高皇無復念前功
초왕이 저승에서 통한을 삼킬 것이니 / 楚王飮恨重泉下
천고에 마음 아는 이는 회옹뿐이리라 / 千載知心只晦翁
7. 고우호〔高郵湖〕
남행하는 하루하루가 즐거운 유람이니 / 南歸日日是遨遊
호수 위 맑은 바람이 조각배 불어 주네 / 湖上淸風送葉舟
두 언덕의 부들은 가도 가도 끝없는데 / 兩岸菰蒲行不盡
또 밝은 달을 따라 방초 모래톱에 묵네 / 又隨明月宿芳洲
8. 함께 가는 젊은이에게 재미 삼아 주다〔戲贈偕行年少〕
듣자 하니 두목은 풍류가 최고인지라 / 曾聞杜牧最風流
매양 양주에서 몰래 놀기 좋아했다지 / 每向楊州好暗遊
오늘날 주남 땅은 왕의 교화 가까우니 / 今日周南王化近
나그네는 머리 잘못 돌리지 말지어다 / 行人且莫錯回頭
9. 배 안의 미인〔舟中美人〕
미인이 목란주에 가볍게 떠 있으니 / 美人輕漾木蘭舟
등에 꽂은 꽃가지 푸른 강에 비치네 / 背揷花枝照碧流
남북으로 가는 배의 수많은 나그네 / 北楫南檣多少客
일시에 애끊으며 홀연 머리 돌리네 / 一時腸斷忽回頭
10. 4월 19일에 강을 건너 용담역에 이르다
〔四月十九日渡江 至龍潭驛〕기일
눈 내릴 때 압록강을 지나와서 / 雪落來過鴨綠
꽃 날릴 때에야 용담에 닿았네 / 花飛始到龍潭
아스라한 종산 푸르고 푸른데 / 隱約鍾山蒼翠
흰머리로 강남 땅 또 밟는구나 / 白頭又踏江南
11. 四月十九日渡江 至龍潭驛 기이
지세는 가운데로 오초 땅 나누고 / 地勢中分吳楚
강 근원은 위로 상담에 이어졌네 / 江源上接湘潭
자수 차고 와서 대궐로 달려가니 / 紫綬來趨闕下
푸른 산이 회남 땅에 바라보이네 / 靑山却望淮南
12. 백로주에 배를 대다〔舟次白鷺洲〕
백로주는 관음산(觀音山) 아래에 있다.
백로주 가엔 물결이 하늘에 닿았고 / 白鷺洲邊浪接天
봉황대 아래엔 풀이 연기와 같도다 / 鳳凰臺下草如煙
삼산과 이수는 모두 예전과 같은데 / 三山二水渾依舊
그 당시의 이 적선은 보이지 않누나 / 不見當年李謫仙
13. 양자도에서 북고산을 바라보며 김약재를 애도하다
〔楊子渡 望北固山悼金若齋〕
홍무 계축년(1373, 공민왕22)에 선생과 함께
북고산의 다경루(多景樓)에 올랐다.
선생의 호방한 기상 남주를 뒤덮었는데 / 先生豪氣蓋南州
다경루에 함께 올랐던 예전 일 생각나네 / 憶昔同登多景樓
오늘 거듭 노니나 그대 보이지 않나니 / 今日重遊君不見
촉강 어느 곳에 외로운 혼백 노니실까 / 蜀江何處獨魂遊
14. 배 안의 밤 흥취〔舟中夜興〕
맑고 맑은 호수가 거울인 양 펀펀한데 / 湖水澄澄鏡面平
배 안의 숙객이 맑은 정취 겨워하네 / 舟中宿客不勝淸
쓸쓸히 한밤중에 실바람이 일어나니 / 悄然半夜微風起
십 리의 줄과 부들이 빗소리 지어 내네 / 十里菰蒲作雨聲
15. 남쪽을 바라보다〔南望〕
필마로 아침에 건업을 하직하고 / 匹馬朝辭建業
조각배로 저녁에 유양에 닿았네 / 扁舟暮抵維楊
애가 끊겨 남쪽은 차마 보지 못하고 / 腸斷不堪南望
먼 강과 긴 산만 부질없이 쳐다보네 / 空看水遠山長
16. 요동 방 진무의 부채에 적다〔題遼東龎鎭撫扇〕
밝은 달은 사람 가까이서 흰빛을 드날리고 / 皎月近人揚素輝
맑은 바람은 그대 위해 무더위를 물리치네 / 淸風爲子却炎威
요동 길이 멀다고 가져가기를 꺼리지 마오 / 提携莫憚遼東遠
이 부채에 지휘받는 삼군을 보게 될 테니 / 當見三軍屬指揮
17. 단옷날 재미 삼아 적다〔端午日戲題〕
올해 단옷날은 우정에서 지내노니 / 今年端午在郵亭
창포주 한 병을 그 누가 보내 줄까 / 誰送菖蒲酒一甁
이날 강물에다 각서도 못 던지니 / 此日不宣沈角黍
내가 도리어 깨어 있는 굴원이라오 / 自家還是屈原醒
18. 호수에서 물고기를 구경하다 〔湖中觀魚〕 기일
깊은 못에 잠겨 있다가 때로 펄쩍 뛰어오르니 / 潛在深淵或躍如
자사는 어떤 뜻을 취하여 책에다 드러냈던가 / 子思何取著于書
다만 두 눈을 통하여 분명하게 볼 수 있다면 / 但將眼孔分明見
물건 물건이 참으로 활발한 물고기가 되리라 / 物物眞成潑潑魚
19. 湖中觀魚 기이
물고기는 응당 나 아니고 나도 물고기 아니니 / 魚應非我我非魚
사물의 이치란 들쑥날쑥하여 본디 같지 않다네 / 物理參差本不齊
장생이 펼친 호수 다리에서의 한바탕 논변이 / 一卷莊生濠上論
지금까지 천년토록 사람들을 미혹하게 하네 / 至今千載使人迷
20. 제성현에서 퉁소 소리를 듣다〔諸城縣聞簫〕
황매우 그치자 선들선들한 기운 생겨나고 / 黃梅雨歇嫩涼生
푸른 나무엔 그늘 짙어 더운 기운 맑아지네 / 綠樹陰濃暑氣淸
베개에 기대어 잠시 대자리에서 잠들었다가 / 欹枕暫眠風簟上
담장 너머로 이따금 봉소 소리를 듣는다네 / 隔墻時聽鳳簫聲
21. 공 주사에게 주다〔贈孔主事〕 이름은 관(觀)이고
자는 청백(淸伯)이고, 태주(台州) 사람이다.
공자의 후손을 천 년 뒤에 만나게 되니 / 聖門千載見雲仍
은미한 말씀 한 번 듣고 가슴에 새기네 / 一聽微言爲服膺
이별 뒤에 어찌 편지 보내기를 잊을까 / 別後何忘寄書札
더구나 후의를 입어 종이까지 받음에랴 / 況蒙厚意惠溪藤
22. 석교포에서 도 포사에게 보이다〔石橋鋪 示陶鋪司〕
동산의 접시꽃은 해를 향해 붉은 꽃봉 터뜨리고 / 園葵向日紅房拆
정원의 나무는 바람 품고서 푸른 일산 일렁이네 / 庭樹含風翠蓋搖
백발의 포병이 할 일 하나 없는지라 / 白髮鋪兵無一事
녹음 짙은 긴 날에 홀로 서성이도다 / 綠陰長日獨逍遙
23. 즉묵현〔卽墨縣〕
제나라가 온통 차례로 항복함을 목도하고 / 眼見全齊次第降
모신이 이에 버려진 활이 될까 염려했었지 / 謀臣於此慮弓藏
두 성이야 여력을 쓸 필요도 없을 터이니 / 二城不待勞餘力
악의가 진정 혜왕을 먼저 저버린 것이리라 / 樂毅眞先負惠王
24. 전횡도〔田橫島〕
오백 사람 앞다투어 그를 위해 자결하니 / 五百人爭爲殺身
전횡의 드높은 의기가 천추를 감동시키네 / 田橫高義感千春
그 당시 땅 잃은 것이야 어찌 책망하리오 / 當時失地夫何責
한나라가 관대하여 만백성을 얻은 것이니 / 大漢寬仁得萬民
25. 봉래각〔蓬萊閣〕
약 캐러 간 사람 돌아오지 않고 창해만 깊으니 / 採藥未還滄海深
진 시황이 동쪽 바라보며 이 누각에 올랐었다지 / 秦皇東望此登臨
서생의 거짓 계책은 알기 어려운 게 아니건만 / 徐生詐計非難悟
본래부터 군왕에게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네 / 自是君王有欲心
26. 금주에서 위 지휘사 댁의 매 그림을 보고 짓다
〔金州韋指揮宅畫鷹 走筆〕
좌객들이 감탄하며 매 그림을 바라보니 / 坐客咨嗟看畫鷹
바람 서리 가득한 벽에서 날개 치려 하네 / 風霜滿壁欲揚翎
군왕은 종산 아래에서 사냥하실 터이니 / 君王羽獵鍾山下
못난 사신 어느 때에 보라매를 바쳐 볼까 / 賤介何時獻海靑
27. 화각 소리를 듣다〔聞角〕
화각 소리 여운이 허공 아득히 울리니 / 畫角吹殘入渺茫
높은 하늘 지나는 기러기도 맴돌고 있네 / 高空過雁亦回翔
한밤중에 들려오는 〈매화농〉 한 줄기 소리 / 一聲半夜梅花弄
요동 땅 장사의 간장을 모두 다 끊어 놓네 / 斷盡遼東壯士腸
28. 안시성에서 옛일을 생각하다〔安市城懷古〕
황금 전각에 앉아 의상을 드리우고 있어도 / 黃金殿上坐垂衣
백번 싸운 영웅의 마음 억제하지 못했으니 / 百戰雄心不自持
생각해 보면 태종이 친히 정벌 나섰던 날은 / 想見太宗親駕日
풍부가 수레에서 내린 때와 완연히 같았으리 / 宛如馮婦下車時
29. 양자강〔楊子江〕
초를 꿰고 오를 삼켜 기상이 웅혼하니 / 貫楚呑吳氣象雄
오늘날 천하가 이 강을 조종으로 삼네 / 如今四海此朝宗
물길 거슬러 올라 강 근원 물어 간다면 / 泝流若問江源去
곧바로 아미산 제일봉에 닿게 되리라 / 直到峩眉第一峯
30. 복주에서 앵두를 먹다〔復州食櫻桃〕
오월인데도 요동 땅은 더위 기운 미약하니 / 五月遼東暑氣微
앵두가 처음 익어 가지를 눌러 나직하구나 / 櫻桃初熟壓低枝
객로에서 새 앵두 맛보며 애간장 끊어지니 / 嘗新客路還腸斷
우리 임금 사당에 올릴 때 미처 못 가서일세 / 不及吾君薦廟時
31. 경성에서 오이를 먹다〔京城食瓜〕
기억하건대 관개가 풍부한 청문에서도 / 憶在靑門灌漑多
저문 봄 되어서야 자라난 새싹 보았거늘 / 暮春方見長新芽
강남 땅이 따뜻하여 생장이 빠르다 보니 / 江南地暖生成早
사월의 중순에 벌써 오이를 먹어 보네 / 四月中旬已食瓜
32. 사탕수수〔甘蔗〕
흰 살을 곱게 자르면 처음에 씹기가 좋고 / 玉肌細切初宜啖
진액을 짙게 달이면 이 또한 먹을 만하네 / 靈液濃煎亦可飡
씹어 보아야 훌륭한 맛 더해짐을 알 것이니 / 漸入始知佳境遠
세상의 어떤 맛으로도 이와 견주지 말지라 / 莫將世味比渠看
33. 새벽 북소리를 듣다〔聞曉鼓〕
밤 깊도록 잠 못 이루며 시름에 잠겼더니 / 更深耿耿抱愁懷
성 위의 새벽 북 재촉 소리 홀연히 듣노라 / 城上俄聞曉鼓催
나그넷길 반년을 외로운 침상에서 지내니 / 客路半年孤枕上
격자창은 변함없이 밝은 새벽빛 보내오네 / 窓欞依舊送明來
34. 강남에서 도은을 생각하다〔江南憶陶隱〕
나그넷길 강남에서 매양 홀로 읊나니 / 客路江南每獨唫
시낭에 든 천 편 시가 지나온 세월일세 / 錦囊千首是光陰
아쉽게도 시의 병통이 예전과 같으니 / 只嫌詩病還依舊
뒷날 그대에게 한번 일침을 부탁하리라 / 他日煩君試一針
35. 시를 읊다〔吟詩〕
아침 내내 크게 읊고 또 나직이 읊조리나니 / 終朝高詠又微吟
괴롭기가 모래 헤쳐 금을 찾는 것과 같다네 / 苦似披沙欲鍊金
시 짓느라 크게 야윔을 괴이히 여기지 말라 / 莫恠作詩成太瘦
단지 좋은 구절 매번 찾기 어렵기 때문일세 / 只緣佳句每難尋
36. 강남곡〔江南曲〕
강남 땅 계집아이 머리에 꽃을 꽂고 / 江南女兒花揷頭
웃으며 짝을 불러 방주에서 노니네 / 笑呼伴侶游芳洲
노 저어 돌아올 때 해 저물려 하는데 / 蕩槳歸來日欲暮
원앙새 쌍으로 날아 한없이 시름겹네 / 鴛鴦雙飛無限愁
37. 발해에서 옛일을 생각하다〔渤海懷古〕
당나라가 군사를 내어 해동을 평정하니 / 唐室勞師定海東
대조영이 따라 일어나 왕궁을 지었었지 / 太郞隨起作王宮
청컨대 그대는 변방의 계책 말하지 말라 / 請君莫說關邊策
예로부터 그 누구인들 끝까지 보전했던가 / 自古伊誰保始終
38. 금산사〔金山寺〕
금산이 완연히 푸른 물결 사이에 있어 / 金山宛在碧波間
산 아래의 조각배가 마음대로 오고 가네 / 山下扁舟信往還
눈 밑으로 참 면목을 이미 다 보았으니 / 眼底已窮眞面目
다리에 힘을 들여 다시 오를 것 없겠네 / 不須脚力更登攀
‘등(登)’은 ‘제(躋)’로도 쓴다.
39. 용강관〔龍江關〕
목란주로 아침 일찍 봉황대를 출발하니 / 蘭舟早發鳳凰臺
성궐이 높고 높아 머리 거듭 돌려 보네 / 城闕崔巍首重回
종산을 위하여 시 한 구절 지으려 하나 / 欲爲鍾山題一句
용강 나루 관리가 길을 몹시 재촉하네 / 龍江津吏苦相催
40. 고소대〔姑蘇臺〕
풀 시들고 해 기우는 저물어 가는 가을에 / 衰草斜陽欲暮秋
고소대 위에 오르자 이내 마음 슬퍼지네 / 姑蘇臺上使人愁
앞 수레가 뒤 수레의 경계가 되지 못하여 / 前車未必後車戒
고금에 몇 번이나 사슴 놀이터 되었던가 / 今古幾番麋鹿遊
41. 탕참에서 묵다〔宿湯站〕
반평생의 호탕한 기운이 다 없어지지 않아 / 半生豪氣未全除
말에 걸터앉아 압록강 둑에서 거듭 노니네 / 跨馬重遊鴨綠堤
들판 반석에 홀로 누워서 잠들지 못하는데 / 獨卧野盤無夢寐
산 가득한 밝은 달에 소쩍새가 울어 대네 / 滿山明月子規啼
42. 다시 이 절에서 노닐다〔再遊是寺〕
시냇물 바위 감돌고 푸른빛 일렁이는데 / 溪流遶石綠徘徊
지팡이 짚고 시내 따라 동구로 들어왔네 / 策杖沿溪入洞來
문 닫힌 옛 절에는 승려가 보이지 않고 / 古寺閉門僧不見
떨어진 꽃만 눈처럼 못과 누대 덮고 있네 / 落花如雪覆池臺
42. 관음사에서 노닐다〔遊觀音寺〕
들판 절에 봄바람 불어 푸른 이끼 자랐는데 / 野寺春風長綠苔
종일토록 와서 노닐며 돌아갈 줄을 모르네 / 來遊終日不知回
동산 가운데 수없이 많은 매화나무들 / 園中無數梅花樹
모두 이곳의 승려가 손수 심은 것이네 / 盡是居僧手自栽
43. 양자강〔楊子江〕
용처럼 날아 하루에 신묘한 공을 세워서 / 龍飛一日樹神功
곧바로 건곤이 한나라 궁궐 감싸게 했네 / 直使乾坤繞漢宮
단지 장강으로써 남북을 한계 지었으니 / 但把長江限南北
그 누가 조공을 일러 영웅이라 하였던가 / 曹公誰道是英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