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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적은 것보다 더 큰 복은 없다.
福莫福於少事(복막복어소사)하고 禍莫禍於多心(화막화어다심)이니, 唯苦事者(유고사자)라야 方知少事之爲福(방지소사지위복)이요, 唯平心者(유평심자)라야 始知多心之爲禍(시지다심지위화)니라。
일이 적은 것보다 더 큰 복은 없고 마음 쓸 일이 많은 것보다 더한 화가 없으니, 오직 일에 시달려 본 사람이라야 비로소 일이 적은 것이 복됨을 알고 오직 마음이 평안한 사람이라야 마음 쓸 일이 많은 것이 화가 됨을 알게 된다.
채근담(菜根譚)은 중국 명나라 말기 홍자성(洪自誠)의 어록(語錄)이다. 유교를 중심으로 불교, 도교를 가미하여 처세술(處世術)을 가르친 경구풍(警句風)의 단문(短文) 356가지로 되어 있다. 2권이다.
뜻을 굽혀 칭찬을 듣느니 뜻을 지켜 미움을 받는 편이 낫다
曲意而使人喜 不若直躬而使人忌 곡의이사인희 불약직궁이사인기
無善而致人譽 不若無惡而致人毁 무선이치인예 불약무악이치인훼
뜻을 굽혀 남에게서 기쁨을 사느니 보다는 내 몸의 행동을 곧게 하여 남의 시기를 받음이 낫고 좋은 일을 한 것도 없이 남에게서 칭찬을 받는 것보다는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남에게서 흉을 잡히는 편이 나으니라
해설 : 올바른 지조를 굽혀가면서 남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않도록 하여라. 그것보다는 차라리 꼿꼿한 자세로 행동함으로써 남의 미움을 사는 것이 오히려 낫다 아무런 착하게 행한 일도 없이 헛되이 남한테 찬양을 받음으로써 위선자가 되지 말아라 그것보다는 차라리 악한 일 한것 없이 무고하게 남한테 중상을 당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한 걸음 높은 곳에 뜻을 두고 한 걸음 물러나 처신하라.
立身(입신)에 不高一步立(불고일보립)하면 如塵裡(여진리)에 振衣̖(진의)하며 泥中(니중)에 濯足(탁족)하니 如何超達(여하초달)이리오? 處世(처세)에 不退一步處(불퇴일보처)하면 如飛蛾(여비아)가 投燭(투촉)하며 羝羊(저양)이 觸藩(촉번)이니 如何安樂(여하안락)이리오?
한 걸음 높은 곳에 뜻을 세우지 않는다면 먼지 속에서 옷을 털고 흙탕물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으니 어찌 달관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세상을 살아감에 한 걸음 물러나 처신하지 않는다면 나방이 촛불에 몸을 던지는 것과 같고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는 것과 같으니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학문을 하는 사람은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學者(학자)는 要收拾精神(요수습정신)하여 倂歸一路(병귀일로)라。如修德而留意於事功名譽(여수덕이류의어사공명예)면 必無實詣(필무실예)요 讀書而寄興於吟詠風雅(독서이기흥어음영풍아)면 定不深心(정불심심)이니라。
학문을 하는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만약 덕을 닦으면서 일의 성공이나 명예에만 마음을 쓴다면 결코 참된 경지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요 책을 읽으면서 읊조리는 재미나 풍류에만 정신을 쓴다면 결코 심오한 경지까지 이르지 못할 것이니라.
욕심을 버리고 사사로운 정을 버려라.
人人(인인)이 有個大慈悲(유개대자비)하니 維摩屠劊(유마도회)가 無二心也(무이심야)며 處處(처처)에 有種眞趣味(유종진취미)하니 金屋茅簷(금옥모첨)이 非兩地也(비량지야)라. 只是欲蔽情封(지시욕폐정봉)하여 當面錯過(당면착과)하면 使咫尺千里矣(사지척천리의)라。
사람마다 하나의 큰 자비심을 가지고 있으니 유마(維摩)와 도회(屠劊)도 본래 두 마음이 아니다. 곳곳에 일종의 진정한 취미가 있으니 호화로운 집과 초가집도 본래 다른 것이 아니다. 다만 욕심에 사로잡히고 사사로운 정으로 앞에 닥친 잘못을 저지르면 지척(咫尺)을 천리가 되게하는 것이다.
※ 사람마다 큰 자비심과 진정한 취미가 갖추어져 있다. 다만 욕심과 사사로운 정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면 선과 악의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
탐내고 집착하면 위험한 지경에 빠진다.
進德修道(진덕수도)엔 要個木石的念頭(요개목석적념두)니 若一有欣羨(약일유흔선)이면 便趨欲境(변추욕경)이라。
濟世經邦(제세경방)엔 要段雲水的趣味(요단운수적취미)니 若一有貪著(약일유탐착)이면 便墮危機(변타위기)니라。
덕을 기르고 도를 닦을 때에는 다소 목석같은 마음을 지녀야 한다. 만약 탐내고 부러워하는 마음이 생기면 곧 욕망의 세계로 내달리게 되리라. 세상을 구하고 나라를 다스릴 때에는 구름이나 물 같은 취미를 지녀야만 한다. 만약 탐내고 집착하는 마음을 가지면 곧 위험한 지경에 빠질 것이다.
착한 사람은 온화하고 악한 사람은 웃음소리에도 살기가 있다.
吉人(길인)은 無論作用安詳(무론작용안상)이요, 則夢寐神魂(즉몽매신혼)도 無非和氣(무비화기)라。
凶人(흉인)은 無論行事狼戾(무론행사랑려)요, 則聲音咲語(즉성음소어)도 渾是殺機(혼시살기)라。
좋은 사람은 일상생활이 편안하고 자상할 뿐만 아니라 잠잘 때에도 정신이 온화하지 않음이 없다. 악한 사람은 하는 일이 거칠고 사나울 뿐만 아니라 목소리와 웃음소리에도 살기가 담겨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肝受病(간수병)하면 則目不能視(즉목불능시)하고 腎受病(신수병)하면 則耳不能聽(즉이불능청)하니, 病受於人所不見(병수어인소불견)하여 必發於人所共見(필발어인소공견)이라。故(고)로 君子(군자)는 欲無得罪於昭昭(욕무득죄어소소)어든 先無得罪於冥冥(선무득죄어명명)하라。
간에 병이 들면 눈이 보이지 않게 되고, 콩팥에 병이 들면 귀가 들리지 않게 된다. 병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들지만, 반드시 남들이 모두 다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밝은 곳에서 죄를 짓지 않으려면 먼저 어두운 곳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세상의 흐름에 맞추어 처세하라.
處治世(처치세)엔 宜方(의방)하고 處亂世(처난세)엔 宜圓(의원)하며 處叔季之世(처숙계지세)엔 當方圓並用(당방원병용)이라. 待善人(대선인)엔 宜寬(의관)하고 待惡人(대악인)엔 宜嚴(의엄)하며 待庸衆之人(대용중지인)엔 當寬嚴互存(당관엄호존)이라。
태평한 세상에 살 때에는 마땅히 방정(方正)해야 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살 때에는 마땅히 원만하여야 하며 말세(末世)에 살 때에는 마땅히 방정함과 원만함을 함께 써야 한다. 착한 사람을 대할 때는 마땅히 관대해야 하고 악한 사람을 대할 때는 마땅히 엄격해야 하며 평범한 사람을 대할 때는 마땅히 관대함과 엄격함을 함께 지녀야 한다.
은혜는 기억하되 원한은 잊어라.
我有功於人(아유공어인)은 不可念(불가념)이나 而過則不可不念(이과즉불가불념)이요, 人有恩於我(인유은어아)는 不可忘(불가망)이나 而怨則不可不忘(이원즉불가불망)이라。
내가 남에게 베푼 공이 있다면 마음에 새겨두지 말고, 나의 잘못은 마음에 새겨두어야 한다. 남이 나에게 베풀어준 은혜가 있다면 잊어서는 안 되나 남에게 원한이 있다면 잊어버려야 하느니라.
은혜를 베풀었다면 그 보답을 바라지 말라.
施恩者(시은자)가 內不見己(내불현기)하고 外不見人(외불현인)하면 則斗粟(즉두속)도 可當萬鍾之惠(가당만종지혜)라。利物者(이물자)가 計己之施(계기지시)하고 責人之報(책인지보)하면 雖百鎰(수백일)이라도 難成一文之功(난성일문지공)이라。
은혜를 베푸는 사람은 안으로 자신에게 나타내지 않고 밖으로 남에게도 나타내지 않으면 곧 한 말의 곡식일지라도 만 섬의 은혜와 같은 것이다. 남에게 이익을 베푸는 사람이 자기가 베푼 은혜를 계산하고 남에게 보답을 강요한다면 비록 많은 돈 일지라도 한 푼의 공도 이루기 어려울 것이니라.
남과 견주어서 나를 다스려 나가야 한다.
人之際遇(인지제우)는 有齊有不齊(유제유부제)어늘 而能使己獨齊乎(이능사기독제호)아? 己之情理(기지정리)는 有順有不順(유순유불순)이어늘 而能使人皆順乎(이능사인개순호)아? 以此相觀對治(이차상관대치)하면 亦是一方便法門(역시일방편법문)이라。
사람의 경우를 보면 갖춘 사람도 있고, 못 갖춘 사람도 있는데 어찌 나 혼자만 모든 것을 갖출 수 있겠는가? 자기의 마음을 보면 이치에 맞는 것도 있고 이치에 맞지 않는 것도 있는데 어찌 사람이 모두 이치에 맞기를 바라겠는가? 이처럼 자기와 남을 견주어 가면서 나를 다스린다면 이 또한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마음이 깨끗해야 올바르게 배울 수 있다.
心地乾淨(심지건정)이라야 方可讀書學古(방가독서학고)라。不然(불연)이면 見一善行(견일선행)에 竊以濟私(절이제사)하고 聞一善言(문일선언)에 假以覆短(가이부단)하나니 是(시)는 又藉寇兵而齎盜糧矣(우차구병이재도량의)라。
마음의 본바탕이 깨끗해야 비로소 책을 읽어 옛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그렇지 않으면 한 가지 착한 행실을 보면 훔쳐서 자기 욕심을 채우는데 쓸 것이고, 한 마디 착한 말을 들으면 이것을 빌려서 자기의 단점을 덮을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적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대주는 것과 같으니라
사치하는 사람은 부유해도 항상 부족하다.
奢者(사자)는 富而不足(부이부족)하나니 何如儉者(하여검자)의 貧而有餘(빈이유여)리오. 能者(능자)는 勞而府怨(노이부원)하나니 何如拙者(하여졸자)의 逸而全眞(일이전진)이리오.
사치하는 사람은 부유해도 부족하니 어찌 검소한 사람이 가난하면서도 여유 있음과 같을 수 있겠는가? 능숙한 사람은 애써 일하고도 원망을 불러들이니 어찌 서툰 사람이 한가로우면서도 본성을 지키는 것과 같을 수 있겠는가?
책을 읽되 성현의 뜻을 보아라.
讀書(독서)하되 不見聖賢(불견성현)하면 爲鉛槧傭(위연참용)이오。居官(거관)하되 不愛子民(불애자민)하면 爲衣冠盜(위의관도)요。講學(강학)하되 不尙躬行(불상궁행)이면 爲口頭禪(위구두선)이오。立業(입업)하되 不思種德(불사종덕)하면 爲眼前花(위안전화)라。
책을 읽어도 성현의 뜻을 보지 못한다면 글이나 베껴 주는 사람이 될 것이며, 관직에 있으면서도 백성을 자식같이 사랑하지 못한다면 관복을 입은 도둑이 될 것이다. 학문을 가르치면서도 몸소 실천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 될 것이고, 사업을 이루어도 덕을 베풀지 않는다면 눈앞에 피었다 지는 꽃이 되고 말리라.
된 마음을 찾아야 진정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人心(인심)에 有一部眞文章(유일부진문장)이로되 都被殘編斷簡封錮了(도피잔편단간봉고료)하며 有一部眞鼓吹(유일부진고취)로되 都被妖歌艶舞湮沒了(도피요가염무인몰료)하니 學者(학자)는 須掃除外物(수소제외물)하고, 直覓本來(직멱본래)하여 纔有個眞受用(재유개진수용)이라。
사람의 마음속에 한 구절의 참된 문장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 옛사람들의 부스러기 글 때문에 굳게 갇혀 있다. 한 가락의 참된 음악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 요사스런 노래와 요염한 춤 때문에 파묻혀 있다.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외물(外物)을 쓸어내고 직접 본래의 마음을 찾아야 비로소 참다운 누림이 있으리라.
인생의 고락(苦樂)은 함께 온다.
苦心中(고심중)에 常得悅心之趣(상득열심지취)하고 得意時(득의시)에 便生失意之悲(변생실의지비)니라。
고심하는 중에 항상 마음을 기쁘게 하는 멋을 얻게 되고, 일이 뜻대로 되고 있을 때 문득 실의의 슬픔이 생겨나느니라.
※ 뜻대로 안 된다고 슬퍼할 것이 없고, 뜻대로 잘 된다고 기뻐할 것도 없다.
권력으로 얻은 부귀와 명예는 오래가지 못한다.
富貴名譽(부귀명예)가 自道德來者(자도덕래자)는 如山林中花(여산림중화)하여 自是舒徐繁衍(자시서서번연)하고, 自功業來者(자공업래자)는 如盆檻中花(여분함중화)하여 便有遷徙廢興(변유천사폐흥)하며, 若以權力得者(약이권력득자)는 如甁鉢中花(여병발중화)하여 其根不植(기근불식)이니 其萎(기위)를 可立而待矣(가립이대의)라。
부귀와 명예가 도덕에서 비롯된 것은 숲속의 꽃과 같아서 스스로 무럭무럭 잘 자라지만, 공적(功績)에서 비롯된 것은 화분이나 화단 속의 꽃과 같아서 곧 이리저리 옮겨지기도 하고 흥망이 따른다. 만약 권력으로써 얻은 것이라면 꽃병 속의 꽃과 같이 뿌리가 없으니 그 시드는 모습을 서서 기다릴 수 있으리라.
높은 지위에 오르면 옳은 말과 행동을 보여야 한다.
春至時和(춘지시화)하면 花尙鋪一段好色(화상포일단호색)하고 鳥且囀幾句好音(조차전기구호음)하니 士君子(사군자)가 幸列頭角(행렬두각)하고 復遇溫飽(부우온포)하여 不思立好言行好事(불사립호언행호사)하면 雖是在世百年(수시재세백년)이라도 恰似未生一日(흡사미생일일)이라。
봄이 와서 화창해지면 꽃은 한층 더 아름답게 피어나고 새도 몇 마디 고운 소리를 지저귄다. 선비가 다행히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어 다시금 따뜻한 옷을 입고 배부르게 먹게 되어서 옳은 말과 옳은 행동을 생각하지 않으면 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 하루도 살지 않은 것과 같으리라
학문하는 사람은 구애됨이 없는 멋을 지녀야 한다.
學者(학자)는 要有段兢業的心思(요유단긍업적심사)하고 又要有段瀟洒的趣味(우요유단소쇄적취미)라。若一味斂束淸苦(약일미렴속청고)하면 是(시)는 有秋殺無春生(유추살무춘생)이니 何以發育萬物(하이발육만물)이리오?
학문하는 사람은 일단 조심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되 또한 구애됨이 없는 멋을 지녀야 한다. 만약 한 가지로 단속하여 청렴결백하기만 한다면 이는 가을의 살벌한 기운만 있고 봄의 생기가 없음이니 어찌 만물을 기를 수 있겠는가?
참된 청렴은 청렴하다는 이름이 없다.
眞廉(진렴)은 無廉名(무렴명)이니 立名者(입명자)는 正所以爲貪(정소이위탐)이오。大巧(대교)는 無巧術(무교술)이니 用術者(용술자)는 乃所以爲拙(내소이위졸)이라。
참된 청렴은 청렴하다는 이름이 없으니, 이름을 드러내려는 사람은 바로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큰 재주에는 교묘한 술수가 없으니, 교묘한 술수를 부리는 사람은 곧 서툴기 때문이다.
군자는 중용의 길을 가거나 무(無)의 경지에 있어야 온전하다.
敧器(기기)는 以滿覆(이만복)하고 撲滿(박만)은 以空全(이공전)이라。故(고) 君子(군자)는 寧居無(영거무)하며 不居有(불거유)하며 寧處缺(영처결)이언정 不處完(불처완)이라。
기기(敧器)에 물이 가득 차면 엎어지고 박만(撲滿)은 비어 있으면 온전하다. 그러므로 군자는 차라리 무(無)에 살지언정 유(有)에 살지 않으며, 차라리 모자라는 곳에 머물지언정 완전한 곳에 있으려 하지 않느니라.
사사로운 욕망과 객기를 없애야 한다.
名根未拔者(명근미발자)는 縱輕千乘̖甘一瓢(종경천승감일표) ,總墮塵情(총타진정)이요。客氣未融者(객기미융자)는 雖澤四海̖利萬世(수택사해리만세)라도 終爲剩技(종위잉기)니라。
명리를 탐하는 마음을 뿌리 뽑지 못한 사람은 비록 제후의 부귀를 가벼이 여기고 한 표주박의 물을 달게 여길지라도 모두 세속적인 욕망에 떨어져 있는 것이요. 객기를 융화시키지 못한 사람은 비록 세상에 은덕을 베풀고 만 대에 이익을 줄지라도 결국 쓸모없는 재주에 그치게 될 것이니라
마음이 밝으면 어둠 속에도 빛을 본다
心體光明(심체광명)하면 暗室中(암실중)에 有靑天(유청천)이요。念頭暗昧(염두암매)하면 白日下(백일하)에 生厲鬼(생려귀)니라。
마음의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방안에서도 푸른 하늘이 있고, 생각이 어두우면 밝은 대낮에도 악귀가 나타나리라.
명예나 지위가 없는 것이 참된 즐거움이다.
人知名位爲樂(인지명위위락)하고 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부지무명무위지락위최진)하며 人知饑寒爲憂(인지기한위우)하고 不知不饑不寒之憂爲更甚(부지불기불한지우위갱심)이라。
사람들은 명예와 지위만이 즐거운 것인 줄 알고, 명예도 없고 지위도 없는 것이 참된 최상의 즐거움인 줄은 모른다. 사람들은 배고프고 추운 것만이 근심인 줄 알고, 춥지도 않고 배고프지도 않는 것이 더 심한 근심인 줄은 알지 못한다.
악행을 하고 두려워함은 선함이 남아있는 것이다.
爲惡而畏人知(위악이외인지)는 惡中(악중)에 猶有善路(유유선로)요 爲善而急人知(위선이급인지)는 善處卽是惡根(선처즉시악근)이라。
악한 일을 하고서 남들이 알까 두려워하는 것은 악한 가운데 오히려 선함이 남아있기 때문이고, 선한 일을 하고서 남들이 알아주기를 서두른다면 선함 속에 악의 뿌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어려움도 순리로 받아들여라.
天地機緘(천지기함)은 不測(불측)이라。抑而伸(억이신)하고 伸而抑(신이억)하니 皆是播弄英雄̖(개시파롱영웅)하고 顚倒豪傑處(전도호걸처)라。君子(군자)는 只是逆來順受̖(지시역래순수)하고 居安思危(거안사위)하니 天亦無所用其伎倆矣(천역무소용기기량의)라.
하늘의 다스림은 헤아릴 수가 없다. 억눌렀다가는 펴고 폈다가는 억누르니 이 모두 영웅을 희롱하고 호걸을 거꾸러뜨리는 것이다. 그러나 군자는 운명이 역(逆)으로 와도 이를 순리로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살 때에도 위태로움을 생각하니 하늘도 역시 그 재주를 부릴 수 없으리라.
***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순리로 받아들이고 참고 버텨나가면 평온한 날이 올 것이다.
여유와 너그러움 속에 복이 있다.
燥性者(조성자)는 火熾(화치)하여 遇物則焚(우물즉분)하고 寡恩者(과은자)는 氷淸(빙청)하여 逢物必殺(봉물필살)이며 凝滯固執者(응체고집자)는 如死水腐木(여사수부목)하여 生機已絶(생기이절)하니 俱難建功業而延福祉(구난건공업이연복지)니라。
성질이 급한 사람은 타오르는 불과 같아서 만나는 것마다 태워버리고, 은혜롭지 못한 사람은 얼음같이 차가워서 만나는 것마다 반드시 죽여 버린다. 꽉 막혀 고집스런 사람은 고인 물이나 썩은 나무와 같아서 생기가 이미 끊어져 버렸으니 이들은 모두 공적을 세우고 복을 오래 누리기 어려우니라.
복은 구할 수 없고 화는 피할 수 없다.
福不可徼(복불가요)니 養喜神(양희신)하여 以爲召福之本而已(이위소복지본이이)요。禍不可避(화불가피)니 去殺機(거살기)하여 以爲遠禍之方而已(이위원화지방이이)니라。
복은 마음대로 구할 수 없으니 즐거운 마음을 길러 복을 부르는 근본으로 삼을 따름이요. 재앙은 마음대로 피할 수 없으니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없애 재앙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