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비 오는 가을밤에
최치원(崔致遠)
가을바람 부는 밤 홀로 괴로이 읊어도
세상에는 나의 마음 알아주는 이 없네
창밖에는 밤 깊도록 비가 내리는데
등불 앞에 만 리를 달리는 외로운 마음
秋夜雨中(추야우중)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어휘풀이]
-知音(지음) : 옛날 중국에 백아(伯牙)라는 거문고 명수가 있었는데 鍾子期(종자기)라는
친구가 백아의 거문고 연주를 잘 이해하였다. 지음(知音)은 여기서 나온
말로 자기를 잘 알아 주는 사람, 즉 지기(知己)라는 뜻이다.
-三更(삼경) : 밤 11시부터 새벽 1시, 곧 한밤을 말한다.
[참조] 최치원(崔致遠)(857~?)
[역사 이야기]
신라 말기의 학자이며 문인으로 자는 고운(孤雲)이다. 최치원은 868년 12세의 어린 나이에 중국 당나라에 유학을 떠나 7년 만인 874년 18세의 나이로 예부시랑(禮部侍郎) 배찬이 주관한 빈공과(賓貢科)(중국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실시한 과거)에 합격했다. 당나라에서 관직에 있다가 885년 귀국할 때까지 17년 동안 당나라에 머무르며 난세를 비관하며 유랑하다가 가야산 해인사에 들어가 여생을 마쳤다. 저술로는 『계원필경(桂苑筆耕)』 20권 등의 시문집이 있다.
출처 : 한기와 함께하는 우리나라 역사 『노을빛 치마에 쓴 시』
지은이 : 고승주. 펴낸 곳 : 도서출판 책과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