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구시행정동우회와 대경상록자원봉사단의 일원으로서 한 달에 몇 차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단원들이 모이게 되면 과거 권위와 직책의 권위도 없고 퇴직 시기와 연령을 기준으로 선후배 칭호를 쓰면서 건강, 정보교환과 취미활동으로 모임을 가지게 때문에 자신감과 함께 즐겁고 행복이 느껴지는 좋은 사회생활이라고 생각된다.
봉사활동 그 자체에도 하루 종일 힘든 작업이 아니고 급식봉사, 어르신 활동 보조, 재능 기부 등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인 만큼 보람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 재충전이요 제2의 인생으로 살아가면서 과거를 뒤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느껴진다.
혹여 우리는 자신이 생명을 다한 훌륭한 결과의 밤알, 또는 하찮은 낙엽이라고 느낀 적이 있는가. 오래 전 김옥길 전 이화여대총장이 다음과 같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낙엽 하나가 새순 돋는 밑거름이 되지 못하고, 흐르는 물꼬를 막는 것을 해야 되겠느냐?’라고 자신을 채찍질 하는 섬찟한 경고가 느껴진다.
2월 16일, 대경상록자원봉사단 팀장으로부터 중구에 있는 노인복지센터 방역작업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그날 오후 6시 일행을 따라 참여하였다. 중구 소재 어르신들을 돌보는 주간보호시설로서 코로나19가 발생되기 전에도 노래와 악기연주로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행사가 있었고, 나는 영상반으로서 몇 차례 촬영을 한 일이 있다.
현장에 참여한 우리들은 같은 방역활동을 위해 참여한 소방관 출신의 또 다른 일행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처음 인사를 나눈 그들은 퇴직 후에도 직장에 다니고 있었으며 시간이 촉박하여 택시를 타고 달려온 열성파들로서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비닐장갑을 끼고 방호복으로 온몸을 감싼 후 소독액을 휴대용, 전기용 분무기에 담고 깨끗한 걸레도 준비하였다. 어르신들이 퇴실 하면 실내 각종 기물, 즉 책상, 의자, 문, 화장실 등 모든 실내를 방역소독하게 된다.
이제 내가 이 글을 쓰는 주된 내용을 적어보고자 한다. 6시 반이 막 지나가자 센터 각 방에서 지내시던 어르신들이 귀가하기 위하여 담당 직원들의 뒤를 따라 나오시고 있었다. 전에는 60대 이상 인원이 많았으나 이제는 칠, 팔십이 된 고령층의 어르신들이 많았다.
그런데 상당수 어르신들은 직원들의 손에 이끌려 걸음마 걸음으로 겨우 뒤따르는 고령층이고 어떤 분은 엘리베이터 방향을 몰라 주춤하시는 모습이었다. 그 분들이 모두 나와 두 개의 엘리베이터 앞에 모이신 후 안전하게 내려가실 때까지 방역작업 봉사자 일행들은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 분들은 제 몸 하나 제대로 추스르기 조차 힘든 연세이지만 하나같이 밝고 환한 모습으로 우리들을 쳐다보시면서 모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말을 잊지 않았다. 또한 비록 고령층이지만 행복한 분들이라고 느껴진다. 왜냐하면 오늘 여기에 출근하다시피 나오시는 분들은 친구도 만나고 애기를 나누며 오락과 책을 읽을 수 있는 복이 많은 분들이지만 거동이 불편한 분, 끼니를 매일 걱정하시는 분, 그리고 병실에서, 심지어 골방에서 병마와 싸우는 또 다른 힘든 분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나는 그 날 두 가지 새로운 교훈을 얻게 되었다.
첫째, 고마운 인사를 하시는 그분들은 분명 이 어려운 시대에 우리들 보다 더 큰 그릇을 가진 ‘인생의 선구자’로서 예의와 친절을 지키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둘째, 우리들도 머지않아 뒤 따라 가야 할 ‘우리들의 자화상’이라고 결론지었다. 우리가 본 오늘의 그분들은 바로 내일 우리가 거쳐야 할 숙명의 길임에 틀림없다. 진정 그분들은 인생의 참된 선배로서 진정한 삶을 살아오신 스승이며 선구자라고 느껴진다.
끝으로 김형석 교수가 한 말을 옮겨본다.
인생이란 40세까지는 ‘나와 가정에’ 봉사, 40∼60세까지는 ‘가정과 사회에’봉사, 60세 이후에는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삶이다.(끝)
작성자 : 이태희, 끝까지 부족한 글을 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만사형통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