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 주 그야말로 모처럼의 산적회 산행이 있었습니다.
무성한 녹음만이 여름을 재촉 할 뿐이었습니다.
내친김에 몽촌과 나란히 도합 100만원을 시주(?)하고.. (비야님 앞으론 이딴 거 찍지 마세요.. ^^;)
마침 생각나는 시 한편이 있어 적어 올립니다.
어느 아득한 눈나라 북녘에서 왔을까 백두대간 지리산 능선에는 하 눈부셔서 눈감아야 오롯하게 보이는 꽃 있어 함박꽃, 산목련이라고도 부르는 그 꽃 지그시 눈감고 들여다보면 불타는 꽃심장 속 한번도 내어준 적 없는 마음의 빛깔이랑 그 꽃가슴 둘러싼 시원始原의 하늘빛도 비쳐와 여염집 키 큰 목련만 보아도 가슴 뛰는데 가시덩굴 바위틈 함박꽃, 그 꽃덩이 보면 나는 그만 숫총각이 되고 만다네 열아홉 숫총각이 되어 봉화산 영취산 속리산 태백산 금강산 넘어 넘어서 가면 이제껏 지도책에도 나와 있지 않은 어느 눈부신 나라 이 세상 맨 처음의 처녀 같은 함박꽃 그 꽃그늘 아래 한 천 년쯤 쉬어가고 싶네
기실 오늘의 최종 목적지이기도한 행신동 고죽님의 안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반 경..
아시겠지만 '홍삼합'이란 잘익은 김치, 삶은 돼지고기, 그리고 홍어회의 세가지 조합이죠. 이를 한꺼번에 먹은 후, 탁배기 한 잔을 곁들이면.. 입은 하나인데 맛은 세가지라!!! .. ^^..
더구나 이 날은 고죽님이 홍어코와 홍어애(내장)등 따로 먹기 힘든 귀한 음식을 내놓으셔서 이거 참 혀(?)둘바를 모르겠더군요.. ^^..
고죽님, 현송님, 몽촌 내외.. 들국화님, 이보열님, 비야님, 제주도에서 마악 도착하신 마우스님 모두 그 난 곳을 알 수 없는 열기에 봄밤은 더욱 뜨거웠습니다.. 정말 그 무엇이 매번, 이토록 우리의 만남을 달 뜨게 하는 것인지?... .
곧 인간 문화재가 되실꺼란 얘기도.. 아무튼 인상이 참으로 편안하신 분..
저는 왜 '레미제라블'의 '장발쟌'을 생각했는지.. ^^..
"사람들은 저마다 제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사랑에 의지해 살아가는 것"... 이라고 설파한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떠 올린 건.. 이 밤, 가슴 뜨거운 사람들을 오랜동안 만났던 탓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