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이야기(28) - 사리아(Sarria) 라는 도시는 순례길에서 상징성이 큰 도시이다.
제일 번잡한 곳이기도 하고, 여기서 부터 5개 코스를 걸으면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기점 역활을 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해발 400미터에서700미터 정도 오르내리는 평탄하고, 잘 정리된 길이어서 고지를 등산하는 부담도 없고, 남녀노소가 쉽게 어울릴수 있는 110km 정도 거리로서 순례자 완주 증명서(Credential. 또는 official Camino Passport)도 받을 수 있다.특히 제일 유명한 '불란서 길'에서는 중요한 역활을 한다.
오늘이 4월16일이다. 일요일 이기도 하다.겨울 동절 기간에는 문을 닫았던 공공 알베르게 (시 , 군 또는 성당에서 운영하는 곳)가 시즌을 시작하며, 영업도 개시하는 시점이다.
물론 사립 알베르게는 겨울에도 일부 영업을 하고 있고.사리아에서 첫 밤은 설레기도 한다. 시즌을 시작하는 봄이기도 하고, 장거리 선수가 인기있는 단축마라톤에 출전하는 기분도 들고,압축된 미니(Mini ) 순례길에 오르는 감도 든다.
아침 7시 반에 길을 나선다.동이 트기도 전인데,울긋불긋한 의상의 물결이 흐르고 왁자지껄하다.인파가 생각보다 엄청 많다.
어졔 까지의 순례길 분위기가 아니다.혼자서 몇 시간씩을 조용히 사색하며,고독한 행군을 한 정적인 것과는 다르게 끼리끼리 그룹을 이루며 요란한 분위기다.
미국 시카고에서 온 친구는 '디즈니랜드에 온것 같다' 고도 한다.마치 관광지에 온 것 같은 분위기다.
사리아 이전의 도시 규모에 비하여 10배(?) 정도의 많은 순례자가 갑자기 늘었다.일요일 이어서 인지,시즌 시작이어서 인지, 잘 파악이 안 된다.포르토 마린 (Portomarin)이라는 도시까지 22km 거리이다.
가는 길이 험하지도 않고, 잘 정비가 되어 있다.자갈 길도 없고, 도로 표시도 잘 되어 있다.수십년, 수백년의 수령을 간직한 고목들이 도로를 채워주고 있다.
군데 군데 소나 젖소 농장도 지나고,맑은 구름도 감삼한다.유려한 역사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이곳을 걷는 즐거움도 높아 진다.
특히 고등학생들같은 그룹이 눈에 띈다.선생님인듯 한 분과 대화를 한다.마드리드에서 왔는데,고교생 37명을 이끌고,사리아에서 산티아고까지 6일 간 일정으로 수학여행(?)을 한단다.매년 정례적으로 시행하는 것이고.다른 학교도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대만에서 온 그룹이라고 10여명도 보이고 어제 보았던 푸에토리코에서 온 그룹도 보인다.
사리아에서 스타트하면.시간적으로 일주일이면 되고, 압축된 분위기와 경험도 하고완주 증명서도 받을 수 있으니까, 선호도는 더욱 높아 질것 같다.
이곳에 오랜 기간을 버텨 온 나무가 인상적이다.수백년간의 풍상을 담근 의연한 생존력.작고 보잘 것없는 잡초의 생명력,나이가 들수록 자연의 신비함과 오묘함에 감탄을 하게 된다.
이런 표현을 하면, 친구 들은 핀잔을 한다 "하늘 나라와 가까와 질수록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고.외국에서는 나이를 따지지 않는게 보통이다.존칭어도 존재하지 않듯이,누구나 미스터, 미스로 호칭하거나 John,, Susan 등의 이름을 부르니 인격적으로 동격으로 대우한다.
우리는 '장유유서'의 유교사상에 묻히어.나이가 우선적이며,어린이는 어른에게 복종하여야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서,젊은이들은 어른을 도외시 하려는 경향이 많고,은연중 회피하려고 한다.그러다보니 외톨이가 되기도하고,나이 들었다는 게, 서러울 때도 있다.
순례길에서는 나이 든 것이 자랑거리가 된다.59세의 영국인이 자기는 늙어서 잘 못걷겠다고 한다.내가 75세 라니까, 놀라면서, 앞으로 ' 늙어서'라는 단서는 빼고,운동을 평소에 안해서 라고 바꾸겠다고 한다.그러면서 엄지 척 한다.
나이 얘기 나오면 "광 땡" 잡은 끝발이다.더 나이 든 사람이 없으니까,존경의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고,지나가며 "Are you okay?" 하며 걱정도 해 준다.
22km를 오는 데, 7시간 정도 소비하고,Portomalin 에 도착했다. 인구 2000명도 안 되는 작은 도시인데,강과 호수를 끼고 있어서 낭만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출발 할때 보인 순례객들이 식당마다.모여서 있고,숙소도 번잡하다.관광, 순례자들이 큰 역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녁은 주로 체력 보강을 위하여 육류를 취하다가,오늘은 문어 (Octobus) 요리를 먹어 본다.
낙지와는 다른 식감이 있어서 좋았다.스페인에 가면 "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친구 말대로 이것저것 먹는것도 낙이 될 수있을듯.(가성비가 만점)
남은 거리가 매일 줄어들어 이제는 두자리 숫자로 줄어들어서,종착지까지 92km 다.엎드리면 코닿는 곳이다.(Within a stone's cast)아자 ~!, 아자~!를 외쳐 본다.
<사리아 순례길>
<수목들>
<사리아와 포르토 마린 시>
첫댓글 최종 붐비는 구간에 들어서셨네요. 끝이보입니다. 문어의 효능으로 완주하시길 응원합니다
힘든 여정 수고마이하셨는데,,인자는 즐기면서 여유롭게 갑시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네요..
고행하는 순례자에서 해방되는 길인듯...
엎드리면 코닿는곳까지
왔다니 축하합니다....
남은 구간 건강하게 순례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