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ngers
독침의 다양한 역할
Text by David Behrens / Photos by Kevin Lee
글 데이비드 베렌스 / 사진 케빈 리 / 번역 편집부
여러분이 벌에 쏘이거나 모기에 물려 “앗!”하며 아파하던 때가 언제인가? 지상에서 사람을 쏠 수 있는 생물들은 아주 적으며, 벌, 말벌, 전갈 등 3가지 생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다에서는 침을 쏘는 생물들이 무척 많다. 침을 쏘는 것과 무는 것은 다르 다. 여기서 침은 특정 생물학적 기능을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되 는 하나 혹은 여럿의 바늘 같은 것을 말한다.
침의 크기와 형태는 다양하다. 이러한 침은 보호를 위해 방어적으 로 사용되거나, 혹은 먹이의 포획을 위해 공격적으로 사용되거나, 심지어 번식을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침이 다양한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침에 쏘이는 개체의 크기와 무기 등 수많은 요인들에 달려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작은 침이라도 커다란 적을 쓰러뜨릴 수 있지만, 때로는 큰 침이라도 효 과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침을 쏘는 산호초 생물에는 어떤 종이 있을까? 이번 호 에서 몇몇 종을 소개해 본다. 우선 침을 쏠 수 있는 물고기를 살펴 보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팅레이(stingray)와 스콜피온피 쉬(scorpionfish)다. 노랑가오리의 꼬리 밑에는 갈고리가 있는 긴 가시가 있다. 이러한 가시를 사용하는 경우는 가오리가 교란을 받 거나, 밟히거나, 혹은 공격을 받을 때이다. 이때 가오리가 몸을 휘 어지게 해서 ‘S’자 형태로 만들면서 평상시에는 꼬리에 납작하게 붙어 있던 가시가 드러나게 된다.
치명적인 독을 생성해 등의 속 빈 가시를 통해 전달하는 물고기 종들로 는 스콜피온피쉬, 라이언피쉬와 스톤피쉬가 있다. 다이버들은 이 녀석 들에게 쏘이지 않게 조심한다. 라이언피쉬와 같은 일부 종들은 가시가 곧추 서 있어 포식자가 나타나면 바로 침을 쏘아 자신을 방어할 채비를 하지만, 쏨뱅이의 많은 종과 같은 일부 종들은 공격을 받거나 교란 받 을 때까지 가시를 몸 가까이 붙이고 있다. 아마도 침을 쏘는 무척추동물 중에서 가장 극적인 사례는 치명적인 청 자고둥(cone snail)일 것이다. 청자고둥은 갈고리가 있는 구강 독침을 작살처럼 쏨으로써 힘들이지 않고 물고기를 쓰러뜨릴 수 있다. 육식성 포식자인 청자고둥은 독침 작살을 사용하여 더 빠르게 움직이는 먹이 를 포획한다. 일부 종들의 경우에 독은 사람을 죽일 정도로 강력하다
갯가재(Mantis Shrimp)라고도 하는 구 각류(口脚類, Stomatopods)는 여러 가 지 방어 및 공격 전략을 활용한다. 많은 종이 날카로운 가슴 부속기관을 사용하 여 먹이를 찔러 침을 쏜다. 이 부속기관 의 끝에는 갈고리가 있어 먹이를 재빨리 붙잡는다. 이러한 종의 구각류는 주로 물고기와 같은 보다 부드러운 동물들을 먹이로 한다. 개체들은 굴속에 숨어 먹이 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불꽃성게(Fire urchin)와 나팔분홍성게(Flower urchin) 는 고통스런 자통(刺痛, 찌르는 듯한 통증)을 가할 수 있는 성게에 속한다. 성게는 조류를 먹이로 하고 외각 (外殼, 또는 몸)을 덮고 있는 가시들을 사용하여 방어 한다. 불꽃성게는 천천히 움직인다. 몸은 기는 데 사 용하는 관족, 방어에 쓰는 가시, 그리고 차극(叉棘, pedicellaria)이라 하여 잔해를 붙잡아 제거하는 발로 덮여 있다. 불꽃성게의 가시는 머리 부분이 공처럼 생겼 고 끝부분으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이러한 공 모양 부 분에 맹독이 담겨 있다
불꽃성게에는 가시들 사이에서 살면서 가시들을 방어 에 활용하는 공생 종이 있다. 이러한 종으로는 2종의 새 우(Periclimens colemani와 Allopontonia brooki), 성게 게들 (Zebrida와 Echinoecus), 그리고 시파미아(Siphamia) 속 3종 의 카디날피쉬(cardinalfish)가 있다.
꽃성게에는 2가지 서로 다른 유형의 차극(자루 모양의 붙잡는 부속 기관)이 있는데, 그 중에서 중앙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차극은 끝에 날카로운 송곳니 같은 것이 있어, 전체 성게 종들 중에서 가장 강한 독을 전달한다. 나무말미잘(Branching anemone, Actinodendron)은 ‘지옥의 불 말미 잘’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만지면 심하게 화끈거리고 찌르는 듯한 작열감을 일으킨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종은 전혀 말미잘처럼 생기지 않았고 대신 조류의 무리 같아 사람들이 무심코 만지게 된다. 하지 만 절대로 만지면 안된다.
맹독을 함유하는 쐐기세포는 말미잘의 촉수에서 미세한 공처럼 보일 수 있다
불꽃벌레(Fire worm)는 몸체가 60에서 150개의 동일한 분절들로 되 어 있고 각각의 분절에는 침이 있는 강모의 다발이 있다. 이 벌레는 무엇보다도 대추고둥(olive snail)을 먹이로 하는 게걸스러운 포식자 로, 강모가 포식자나 다이버에 침투하면 강력한 신경독소를 분비한 다. 강모에 찔린 다이버는 가시를 제거하고 이소프로필알코올로 세 척하여 통증을 경감시켜야 한다. 이 벌레에 찔리면 메스꺼움과 어지 러움을 일으킬 수 있다. 진정한 산호는 아니지만 밀레포라(Millepora, 수천 개의 구멍이란 의 미) 속의 불산호(Fire coral)는 우연히 그 군체를 만져본 적이 있 는 다이버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군체에서 침상체(針狀體)와 비 슷한 침이 있는 가시는 쉽게 부러져 고통스러운 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가시는 사실 표면 구멍에 돌출되어 있는 작은 자포 (nematocyst)를 함유한다. 이 자포는 해파리 촉수와 말미잘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반면 해파리는 긴 촉수들에 수백만 개는 아니더라도 수천 개의 미세 한 쐐기세포를 가지고 있다. 자포라고도 하는 이들 세포는 산호와 말미잘에 있는 것들과 비슷한데, 이들 종은 모두 동일한 자포동물문 에 속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종들이 일으키는 자통은 강하고 고통 스러우나, 업사이드다운 해파리(upside-down jellyfish)와 같은 몇 몇 종들은 무해하다. 침을 쏘는 환상적인 사례가 편형동물이 짝을 지을 때 관찰된다. 이 는 음경 펜싱(penis fencing)이라고도 하는데, 일종의 자웅동체 수정 으로 두 마리의 편형동물이 확장 가능한 단도 비슷한 침들로 펜싱을 한다. 이기는 쪽이 펜싱으로 상대의 몸을 찌르면 정자가 전달되어 짝 의 체내로 이동해 난자를 생성하는 난소에 이른다.
일부 나새류조차도 다양한 목적으로 침을 쏘는 기술을 활용한다. 스쿠바 다이버 2012년 11/12월호 ‘껍데기 없이 살아가는 바다 민달 팽이의 생존전략 - 국방부도 배워야’라는 제하의 글에서 소개하였 듯이, 이올리드 나새류의 일부 종들은 그들이 먹이로 하는 자포동 물로부터 자포라는 쐐기세포를 얻는다. 성숙 자포는 나새류가 물 자마자 발사되어 자포동물의 살점과 함께 소화되지만, 미발육(미성 숙) 자포는 소화계를 통과해 나새류에서 외투막 주름의 끝에 있는 샘(gland)에 격리된다. 여기서 그들은 성숙해 나새류의 방어를 위해 발사될 수 있다.
사코글로시드 나새류인 엘리시아(Elysia)의 종들은 피하로 정자를 전달하기 위해 음경으로 서로를 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웅동 체이므로 개체들은 수컷 및 암컷 생식기를 다 가지고 있다. 정자 전달은 개체들이 서로의 주위를 원을 그리며 기어 다니면서 각 개 체의 등 표면에서 반복적인 주입을 통해 이루어진다.
침에 쏘인다고 생각하면 분명 유쾌하 지는 않으나, 이상에서 논의하였듯이 침 쏘는 전략을 활용하는 많은 종에 게 다양한 유형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는 방어, 먹이 포획, 번식 등과 같은 혜택이 있고 심지어 침을 쏘지 못하는 동물들도 다른 동물의 침 사이에 숨어 자신을 보호하는 혜 택을 누린다. 침을 쏘는 것이 그렇게 많은 역할을 하리라고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