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안에 또 하나의 궁이 있다! 베일 걷힌 '건청궁' 탐방기
경복궁(景福宮) 안, 또 하나의 궁인 '건청궁(乾淸宮)'의 베일이 걷히고 시민에게 공개됐다. 이는 8월 15일부터 9월 18일까지 '2023 궁 안의 궁: 건청궁 특별 개방 전시'가 진행되는 덕분으로, 고궁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있는 기자에게는 귀한 선물과도 같은 전시이기에 관람을 위해 경복궁으로 향했다.
경복궁 입장권을 구매하면 특별 개방 전시되고 있는 건청궁까지 관람 할 수 있다. 위엄을 뽐내는 근정전을 지나 여름 향기 잔뜩 품고 있는 경회루로 향했다. 짙은 녹음은 햇볕 내리쬐는 여름에도 고궁을 찾게 하는 또 하나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경회루를 지나 고궁을 산책하며 걷다 보면 금세 '건청궁 장안당(長安堂)'으로 들어가는 '필성문(弼成門)'을 만난다. 필성문으로 들어가기 전, 눈길을 끄는 건물이 한 채 있어 잠시 감상해 본다. 그곳은 '옥같이 귀한 보배를 모은다'라는 뜻이 담긴 '집옥재(集玉齋)'다. 집옥재는 당시 신식이라 생각되었던 중국식 건축양식을 받아들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묘한 매력으로 건청궁과 잘 어우러져 보였다. 집옥재는 고종의 서재이자 사신접견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건청궁 특별 개방 전시' 관람을 위해 경복궁을 찾았다. ⓒ권연주
건청궁은 1873년(고종 10년)에 처음 지어진 곳으로, 역대 임금의 초상, 의례용 도장, 임금의 글씨 등을 보관하던 곳이다. 1876년(고종 13년)에 경복궁에 큰 불이 나서 왕실이 창덕궁으로 옮겼다가 1885년(고종 22년) 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왔으나 전각이 모두 복구되지 않아 고종과 명성황후가 건청궁에 머물렀다고 한다.
1895년(고종 32년) 일본인이 경복궁에 침입해 건청궁에 있던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을미사변이다. 이후 고종은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다(고종 33년 아관파천). 이후, 건청궁이 헐렸다가 2004년 옛 자료를 근거해 다시 짓기 시작해 2006년에 완공되었다. 건청궁은 고종이 근대화를 위한 노력했던 곳이자, 한 나라의 황후인 명성황후가 시해된 장소이기도 한 역사적인 장소인 것이다.
우리 역사의 희노애락을 품고 있는 건청궁을 필성문을 통해 들어가면 '장안당'을 우선 만나게 된다. 역사 속으로 발 내딛은 순간 왠지 모르게 조심스러우면서도 설레었다. 일월오봉도가 왕의 위엄을 더하는 집무실 및 임금이 신하들과 외교관을 접견하는 또 하나의 집무실을 둘러보았다. 곳곳에 우리의 역사가 서려있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자부심이 느껴졌다.
장안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추수부용루'(秋水芙蓉樓, 가을 물 속의 연꽃)다. 창호를 열어 바람에 흩날리는 비단이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지 잠시나마 그 곱디고움에 젖어보았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향원정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누각에서 휴식하며 시간을 즐겼을 고종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관람 화살표를 따라 걷다 보니 '곤녕합(坤寧閤)'으로 이어진다. 곤녕합에 있는 궁녀 생활실을 지나 왕비 알현실, 왕비 생활실까지 둘러보았다. 곳곳에 자리한 병풍이며 보료, 문갑 등 하나하나가 어쩜 이리도 멋스러운지 감탄이 절로 나왔다.
건청궁을 나와 2층 육각목조정자로 된 향원정이 자리한 향원지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고종의 명으로 처음으로 발전소가 지어진 우리나라의 전기 발상지라 한다. 곳곳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 참 재미나고 즐거운 일인 것 같다.
'궁 안의 궁' 건청궁 특별 개방 전시는 8월 15일부터 9월 18일까지 열리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자유관람으로 이루어진다. 관람은 건청궁 장안당에서 입장해 실내를 둘러본 후, 곤녕합으로 퇴실하면 된다. 입실 때에는 실내화를 착용 후, 본인의 신발은 신발주머니에 넣어 들고 관람을 하며 된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니만큼 문화시민으로서의 질서를 철저히 지키며 안전하게 관람하길 바라 본다.
짙은 녹음으로 물든 경회루 ⓒ권연주
당시 신식이라 생각되었던 중국식 양식을 받아들여 만들어진 집옥재(集玉齋) ⓒ권연주
건청궁(乾淸宮) 장안당(長安堂)과 바로 연결되는 필성문(弼成門)ⓒ권연주
건청궁 장안당부터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권연주
건청궁 장안당 왕의 집무실이다. ⓒ권연주
건청궁 장안당에 있는 또 하나의 왕의 집무실 ⓒ권연주
건청궁 장안당에 있는 왕의 생활실 ⓒ권연주
건청궁 서쪽의 누각인 추수부용루(秋水芙蓉樓). 창호를 열어두어 바람에 흩날리는 비단이 아름답다. ⓒ권연주
고풍스런 그림이 발길을 사로잡았다. ⓒ권연주
건청궁 곤녕합(坤寧閤)에 있는 궁녀 생활실 ⓒ권연주
건창궁 곤녕합의 왕비 생활실 ⓒ권연주
열린 창호로 살짝 엿보는 왕비 생활실 모습이다. ⓒ권연주
건창궁 곤녕합 전경 ⓒ권연주
건청궁 특별 개방 전시가 8월 15일부터 9월 18일까지 열린다. ⓒ권연주
2층육각목조정자가 운치를 더하는 향원정 ⓒ권연주
언제나 위엄을 뽐내는 근정전 ⓒ권연주
경복궁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161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서울정부청사) 5번 출구, 도보 5분 /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 도보 9분
○ 운영시간
- 3~5월 & 9~10월 09:00~18:00 (입장 마감 17:00)
- 6~8월 09:00~18:30 (입장 마감 17:30)
- 11~2월 09:00~17:00 (입장 마감 16:00)
○ 휴궁일 : 매주 화요일
○ 누리집
○ 문의 : 02-3700-3900
2023 건청궁 특별 개방 전시
○ 일시 : 2023. 8. 15. (화) ~ 9. 18. (월) 10:00~16:00
※ 휴궁일 : 8.16.(수), 8.22.(화), 8.29.(화), 9.5.(화), 9.12.(화) 제외
○ 장소 : 경복궁 건청궁 장안당, 곤녕합
○ 관람방법 : 경복궁 입장권 발권후 건청궁 무료 자유관람
○ 문의 : 02-3700-3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