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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리타 국제공항
일본 치바현 나리타시에 있는 국제공항. 도쿄 국제공항과 함께 도쿄의 관문 중 하나로, 도쿄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60km 떨어져 있다.
본래 정식 명칭은 '신도쿄 국제공항(新東京国際空港)' 이었지만, 2004년 4월 1일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변경되었다.
경영 주체는 일본 정부 소속 국가 공단이었던 신도쿄국제공항공단 (New tokyo international Airport Authority, 약자 NAA)에서 2004년 3월 31일까지 운영하다가, 민영화 정책으로 2004년 4월 1일부터 나리타국제공항주식회사 (NArita international Airport corporation, 약자는 똑같이 NAA)로 민영화되어 운영 중이다.
이용객은 2018년 기준 42,601,130명으로, 이 중 국내선은 7,249,097명, 국제선은 35,352,033명 정도다.
도쿄 국제공항(하네다)의 포화 때문에 만든 신 공항이지만, 알박기 등 이런저런 입지의 불리함 때문에 하네다로 다시 많은 국제선이 돌아간 상태다. 그나마 대한민국과 오픈스카이에 합의하며 저가 항공사 등을 유치하는 등, 나름의 살아남기 전략을 펼치며 하네다와 서로 트래픽을 분산, 보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수도권 외 지역 공항에서 도쿄로 가려면, 운수권 때문에 무조건 나리타로 들어와야 한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이후 국적불문 일본으로 입국할 수 있는 공항은 이 공항과 간사이 국제공항뿐이다.
원래 나리타 국제공항은 최초 계획 당시 활주로 5개라는 크고 아름다운 계획으로 출발했고, 이후 세부 계획 과정에서 재조정을 거쳐 만약 계획대로 차질없이 건설되었다면 활주로 3개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실제로 나리타 국제공항을 구글 지도 등으로 보면 현재 활주로나 다른 유도로들의 총 거리나 부지 면적을 어림잡는다고 해도 4,000m급 활주로 4개 정도는 충분히 나올 부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토지의 강제 수용 및 강제 퇴거에 대한 주민의 저항으로 3개의 활주로 건설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한 지역민을 무시한 독단적인 공항 설립 계획과 미미한 토지 보상을 두고 주민들은 반발했고, 나리타 공항 부지에서는 훗날 "전학련 최후의 투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주민과 이에 연대하는 학생으로 이뤄진 엄청난 저항이 발발했고(나리타 투쟁), 정부는 대집행 같은 반민주적 강경 진압을 강행했다. 그리고 그 결과 나리타의 주민들은 일본 정부에 제대로 분노해버렸고, 토지보상 위원회장을 습격하는 등 토지 보상 자체를 거부하고 버티기에 들어간다. 그렇게 나리타 국제공항은 토지 매입이 되지 않아 공항 부지 내 여러 곳에 가정집, 신사, 감시소 등이 남아있다. 수십 년이 지나면서 일부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여러 사유지가 공항 내에 남아있다.
터미널 남서쪽에 있는, 그나마 정상적으로 보이는 A활주로 (16R/34L).
터미널 북쪽에 있는 B활주로 (16L/34R). 터미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유도로를 통해서나 연결된다. 또 민가 때문에 휘어져 있어서 이쪽 활주로는 대형 항공기를 잘 못 굴린댄다. 그리고 남동쪽에 지어지다 만 300m어치 활주로가 민가를 사이에 두고 황량하게 남아 있다. 자세히 보면 비행기가 접근하는 활주로 코앞에 신사까지 하나 들어앉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이트를 보면 본래 계획한 B활주로와 토호신사의 관계를 간단히 알 수 있다.
터미널 남동쪽에 있는, 역시 민가로 가로막혀 활주로가 되다 만 토막난 유도로. 원래 이게 현 B활주로의 일부였어야 했는데, 중간에 민가가 가로막고 있다. 한술 더 떠서, 이 민가가 자리잡은 곳에 있는 밭에서 땅콩을 키워다가 가공하는 공장을 급조해뒀다. 어떻게든 저 민가라도 매입한다면 활주로가 될 수는 있어 보인다. 대신 B활주로의 유도로가 끊기지만. 그나마도, 3200m 활주로를 건설하려던 원 계획 (300m짜리 아스팔트 덩어리 + B활주로) 자체가 인근 도시인 야치마타시의 소음 유발 문제와 더불어 무기한 연기된 상태라고 한다.
이런 알박기 때문에 예정되었던 제2, 제3활주로는 제대로 건설할 수 없었고 우여곡절 끝에 개항한 공항은 결국 A활주로(16R/34L) 단 1개의 활주로라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못해 도쿄의 관문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의 활주로만 보유한 상태로 개항하게 된다. 2002년이 되어서야 B활주로가 완공되었지만 그나마도 2,180m로 짧아도 너무 짧아서, 2009년에 2,500m로 확장하고 토호신사 바깥으로 크게 돌아가는 동쪽 유도로가 뚫리기 전까지는 사실상 활주로 하나로 24년, 실질적으로는 31년을 버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착륙 용량은 2002년 이전 14만회, 2002년 B활주로 개통으로 20만 회, 2009년 동쪽 유도로 개통으로 25만 회까지 늘렸으며 2015년에는 30만 회로 늘어났다.
이런 주변 조건으로 인한 기형적인 구조로 인해 나리타 공항은 정시성과 물류 경쟁력을 말아먹을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나리타는 국제선 공항이고, 더구나 주된 이용객인 일본 항공사들도 대형기를 애용하기에, 과거 나리타 공항은 보잉 767 이상 중대형기 이착륙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나마 대체 활주로인 B활주로는 짧아서 중소형 항공기만 이착륙할 수 있고, 777 이상의 중대형 항공기는 대부분 A활주로에서 이착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A활주로만 폐쇄되어도 나리타 공항 전체가 거의 마비된다. 실제로 2009년 3월 23일 FedEx의 MD-11 화물기가 강풍이 불던 상황에서 A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왼쪽으로 엎어지면서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60여 편의 항공편이 결항·회항하였다.
굳이 위와 같이 대형 결항·결항 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번이라도 항공기 지연이 발생할 경우 그 뒤에 출도착하는 항공기까지 줄줄이 지연하게 되는 사태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착륙할 때보다 이륙할 때 활주로의 길이가 중요한지라 활주로 부족으로 인한 지연은 도착편보다 출발편에서 더 문제가 된다. 심지어 한 비행기 앞에 수십 대의 항공기가 이륙을 기다려서 게이트를 떠난 후 1시간 넘게 승객이고 승무원이고 꼼짝못하고 유도로에서 대기하는 사태도 흔치 않지만 일어나곤 한다.
여기에 터미널과 A활주로의 동선이 길어서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한 뒤 탑승교로 이동하는 택싱(Taxing)에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나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네다가 활주로를 4개, 인천국제공항이 활주로를 3개 보유하고 있고 평행활주로 사이를 최대한 직선으로 잇도록 유도로가 만들어져 택싱에 소요되는 시간이 10분 내외임과 대조적으로 나리타의 경우 도착 터미널에 무관하게 대부분의 항공기가 크게 동떨어진 B활주로에 착륙한 다음 원래 C활주로용으로 조성된 유도로를 거쳤다가 다시 A활주로로 이륙하는 경로를 타면서 기본 20분 정도 걸려 평균 10분 정도 더 걸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저가항공 전용 터미널인 제3터미널에서 이륙하는 경우 10분 추가. 제주항공의 인천-나리타 소요시간이 이전보다 유독 길어진 듯하다면, 그건 착각이 아니라 사실이다.
거기에 지역 주민들의 반대 투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반대파의 공격을 막기 위해 나리타 공항에는 휴전 국가인 대한민국에도 얼마 없는 경비원들이 무진장 깔려 있다고 한다. 심지어 나리타 공항을 방문하는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신분증을 검사하는 검문이 이루어진다. 그 밖에도 이용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JR로 나리타 공항에 들어오는 경우 철길 주변이 모두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반대 투쟁을 다룬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오제 카리아의 우리마을 이야기가 있다.
한편 나리타 국제공항을 반면교사로 삼은 일본 정부는 이후 토지 보상 문제를 원천적으로 피하기 위해 아예 공항들을 인공섬에 짓게 되었다. 간사이 국제공항이 그 대표적인 예. 그러나 간사이공항은 중복인프라 문제와 지반침하 문제로 인해 매년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바다와 가까운 인공섬의 특성상 2018년 폭풍 제비로 인해 연락교가 끊겨 공항기능이 마비되는 등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국내선-국제선 연계 문제
한동안 일본인들이 유럽이나 미주에 갈 때 자국 국제선을 타는 대신 인천국제공항으로 넘어와서 환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나리타-하네다 간의 국제선-국내선 이원화 정책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에서도 인천국제공항 개항 초기에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을 국제선 및 국내선 전용으로 이원화한 바 있는데, 그 원조가 일본이었다. 유럽/미주 직항 수요가 없는 일본 중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미주 및 유럽으로 가기 위해서 도쿄나 오사카까지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여 국제선으로 환승해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이원화 정책 탓에 공항 내 환승이 불가능하고 하네다에서 내린 뒤 나리타까지 가야 했는데, 하네다와 나리타는 도쿄 도심에서 서로 반대 방향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공항 간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과거에는 두 공항 간 연계 교통수단이 잘 갖춰지지 않아, 이동이 상당히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열차를 적어도 두 번 이상 갈아타야하고 시간도 두 시간 이상이나 소모되었을 정도.
반면 인천국제공항은 김포국제공항과 가까운 곳이라 그냥 연계된다!!! 애초 김포국제공항 활주로 중 일부는 인천광역시 계양구에 걸쳐 있는 등, 대놓고 가까운 위치이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을 오가는 비행기가 둘 다 보이는 인천 청라지구나 검단신도시 등에선 김포를 오가는 비행기와 인천을 오가는 비행기를 둘 다 볼 수 있다.
두번째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본 지방-인천 노선망을 거미줄처럼 잘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수하물을 찾을 필요조차 없이 바로 환승하여 유럽으로 향할 수 있었고, 항공협정상 국적사보다 외항사가 공격적 가격정책을 내놓기 편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거기에 코드셰어도 잘 이루어져 있었고, 아시아나항공과 전일본공수가 지금은 아시아나항공이 많이 위축되었으나 한때는 동아시아 최고의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고 일본어 잘 하는 스튜어디스도 많으니 일본인 입장에서는 국적사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던 셈.
최초에 일본 정부 또한 공항간의 거리가 머나, 적합한 후보지가 여기 뿐이라는 이유로 공항을 건설하되 신칸센을 깔아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이게 잘 설치되기만 했어도 사실 공항간 연계 문제는 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어쨌거나 주민들의 결사반대로 나리타 신칸센은 완공하지 못했고, 신공항선을 건설하려던 케이세이 전철도 나리타 신칸센 때문에 공항에서 쫓겨나 히가시나리타역이라는 어정쩡한 역만 지어 버렸으니 공항 접근성이 개판이 되버릴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여 하네다-나리타 직통 셔틀을 다수 추가하였고, 나리타 신칸센 노반에 스카이라이너를 만들고, 기존선을 활용한 나리타 익스프레스도 만들어졌다.
현재는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면 시나가와에서 1회만 갈아타면 되고, 케이세이 전철을 이용하면 환승 없이 하네다-나리타를 이동할 수 있다.
또한 공항별 노선 일원화를 폐지하면서 하네다발 국제선 및 나리타발 국내선이 다수 추가되었고, 이를 통해 환승 연계가 간편해진 점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다.
때문에 인천의 일본발 환승객의 수가 줄어들고, 그 자리를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로 가려는 중국인들이 채우게 되었다.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가 인천 - 나리타 노선에서 전면 철수해서, 서울에서 일본을 경유해 미주/유럽 등지를 오고갈 때 하네다발 노선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하네다 - 나리타 간 환승을 해야 한다.
2013년 3월부터 대한민국에서 나리타를 오고가는 노선은 운수권 제한이 아예 풀렸으나, 하네다 노선은 아직 운수권 제한이 걸려 있다. 그래서 수도권 외 대한민국 지방도시에서 도쿄로 가려면 하네다로 못 가고 100% 나리타로 가야 한다. 따라서 장거리 국제선 이용시 환승이 필수인 부산 김해국제공항이나 제주국제공항은 운수권 때문에 하네다행이 없어서 그저 지못미다.
5.3. 측풍과 윈드시어
나리타 공항은 주변에 바람을 막아줄 고지대가 없으며, 대양에 바로 노출된 치바현의 특성상 강한 바람이 발생하기 쉬운 문제가 있다. 이는 협동체기 광동체기를 가리지 않는다. 단순히 '큰 비행기라서 괜찮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실제로 윈드시어 경보라도 발령되는 날엔 보잉 777이나 A350은 물론이고 보잉 747에 A380까지도 애를 먹게 만든다. 나리타에 접근 중일때 난기류처럼 기체가 흔들리며 요동치는 경우도 많으며, 심한 경우에는 바람 때문에 고 어라운드를 하느라 발착용량이 포화되어 이륙도 못하고 줄줄이 대기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소형기의 경우 강풍에 영향을 크게 받아 아예 나고야나 오사카로 회항하기도 한다. 한국 등 가까운 나라에서 출발한 저가항공의 경우 기타 공항들과의 협의가 잘 안돼서 몇 시간 하늘에서 떠돌다 아예 이륙한 곳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강풍은 봄이 찾아오는 2월 중하순~3월 동안 가장 심한데, 태평양 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때문에 줄줄이 회항하는 경우도 생긴다. 건조해진 날씨에 바람에 의해 근처 산과 밭에서 모래가 밀려 올라와 나리타 공항 일대가 황사에 뒤덮인 것처럼 되기도 한다. 2019년에는 태풍으로 나리타 공항 일대가 결항에 한 술 더 떠 고립되는 바람에 공항 이용객들이 비상식량을 받고 대기하는 일도 있었다.
다만 이것이 나리타의 정상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보다 환경이 열약함에도 잘 운영되는 지방 공항도 차고 넘치며 실제로 도쿄를 허브로 하는 양대 플래그 캐리어, 일본항공 및 전일본공수의 경우 나리타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결항률 낮은 항공사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허브 공항에 문제가 없더라도 결항률이 높은 항공사는 존재할 수 있지만, 반대로 허브 공항에 치명적 문제가 있음에도 결항률이 낮은 항공사는 존재할 수 없다. 특히 한국에 취항하는 대표적인 일본의 저가 항공사인 피치항공도 나리타에 취항하나 결항률은 0.1%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측풍이 활개치는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의 결항률, 혹은 간사이 국제공항 등 측풍이 없는 공항과 나리타 국제공항의 결항률을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측풍이 큰 문제라면 이런 통계가 나올 수가 없다. 요약하면 리스크를 이야기할 때에는 사례가 아닌 통계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와전이라는 의미.
다만 나리타 공항의 강풍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던 점은 사실이다. 실제로 FedEx Express 80편 착륙 사고도 강풍이 원인이다. 초속 20m의 강풍에 MD-11기가 흔들리면서 활주로에 두차례 바운드 후 포퍼싱 현상이 일어나 왼쪽으로 전도되면서 폭발하는 대형사고가 발생, 조종사 2명이 모두 사망했다. 타이항공도 강풍 때문에 A380의 엔진을 긁히는 사고를 당했고, 거기에 대한항공 A380도 긁힌 적이 있다.
또한 이런 모든 것들은 이미 예상되어 있었다. 입지를 선정하고 신도쿄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단계에서 이미 고려된 문제였고, 때문에 이를 대비하여 방향이 다른 C활주로를 확보하려 했으나 전술한 여러 문제로 유도로가 되어 말짱 도루묵.
위에 나열된 문제점을 고려하면 나리타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나리타 국제공항은 아시아의 허브공항 자리를 놓고 인천, 베이징, 상하이와도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알박기로 인해 짧아진 활주로, 측풍으로 인한 활주로 이용상 난점 등은 이착륙을 관장하는 공항과 항공사만이 신경쓸 뿐 승객과는 전혀 상관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보편적으로 승객들이 인정하는 훌륭한 공항을 구분짓는 기준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가, 부대시설이 충실하여 기다리는 동안 시간을 때우기 좋은가 그리고 직항으로 얼마나 많은 지역을 더 편하게 갈 수 있는가 정도이기 때문이다.
대기시간 문제의 경우, 이용객의 수와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물론 위에 서술한 요소들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편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보통 승객이 많은 공항이 취항지와 부대시설이 충실하여 선호된다. 하지만 이건 승객 수에 걸맞은 시설용량을 가지고 있는 공항에 한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승객이 많다는 사실은 장점 뿐만 아니라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일례로 이용객이 급증한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제2터미널이 오픈하기 전에는 고질적 시설용량 포화에 시달려 있어 성수기에는 보안검색에만 1시간 이상이 걸리고, 평소에도 30분 이내로 탑승구에 가는게 거의 불가능한 헬게이트가 연출되었다. 제2터미널이 오픈하면서 상당부분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보안검색대를 가득 채우는 장관이 연출된다. 반면 나리타는 도쿄의 메인 국제공항이던 시절보다 이용객이 줄어든 편이라, 과거에 비하면 대기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다. 나리타의 문제는 터미널 시설보다는 활주로 부족으로 인한 이착륙 대기시간이 길다는 점에 있다.
부대시설 문제의 경우, 나리타는 확실히 인천에 비해서는 시설이 부실하다. 그러나 이는 세계 최상위권 시설로 뽑히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 도쿄 국제공항, 홍콩 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지, 나리타 국제공항의 시설에 큰 문제가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리타는 1970년대에 개항한 공항으로 당시에도 시설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공항에 속했고 이후에도 공항 시설 확장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2017년에도 이용하기 좋은 공항 7위에 뽑히기도 했다. 세계 제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의 관문으로는 좀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창이공항을 제외하고 순위권에서 앞서는 비교 대상들이 모두 2000년대 이후로 개항한 공항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또한, 기존 터미널 확장 및 제3터미널 신축에서는 활주로 확장과 달리 어떤 문제도 없었으며, 항공사 라운지를 비롯한 몇몇 부분은 인천보다 나리타가 낫다.
다음으로 나리타는 장거리 노선 취항지 수가 인천보다 조금 더 많은 상황이다. 우선, 미주 노선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대비 나리타 국제공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이는 델타 항공이 운수권의 제7자유를 보장받고 있는 점과 일본 내의 태평양 횡단 수요가 한국을 크게 상회하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더구나 최근 떠오른다는 중국 수요를 담당해줄 중국 공항들이 아직도 수많은 규제와 제약, 공산주의 체제 특유의 관료주의 등에 묶여서 이, 취항이 자유롭지 않은 점도 여전히 이 공항을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요인 중에 하나다. 중국인들이 자기네들 공항 놔두고 인천이나 나리타에서 환승하는 이유가 있는 것.
어쨌든 2018년 기준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직항으로 갈 수 없으나 이 공항에서는 직항으로 갈 수 있는 미주 도시는 뉴어크, 포틀랜드, 덴버, 산호세, 샌디에이고 등이 있다. 인천에서 볼 수 없는 콴타스, SAS 등 세계 유수의 항공사 또한 이 공항에는 취항 중이다. 지금은 골 항공의 자회사로 쪼그라들은, 한때 브라질의 플래그 캐리어였던 바리그도 상파울루-LA-나리타 노선을 운행했다. 이러한 경향은 대한항공이 소속되어 있는 스카이팀 멤버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한항공과 혈맹급인 델타 항공조차도 한때 인천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대한항공의 코드셰어로만 때우면서도 애틀랜타-나리타 직항 노선만은 남겨 놓았을 정도. 뿐만 아니라 같은 스카이팀 창립 멤버인 아에로멕시코조차 멕시코시티-나리타 노선으로 멕시코 항공사 최초의 태평양 횡단 노선을 개척했다.
비단 스카이팀만 그런 것도 아니라서, 스타얼라이언스의 경우 유나이티드 항공은 대한민국-미주 노선을 인천-샌프란시스코 직항을 제외하면 아시아나항공과의 코드셰어로 때우거나, 나리타를 경유해서 갈아타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심지어 전일본공수는 김포-하네다 말고는 대한민국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의 코드셰어로만 땜빵한다.
이렇듯 나리타가 인천에 비해 명백히 열세를 보이는 점은 일부 고객편의시설뿐이며 취항편에 있어서는 현 시점에서는 인천에 열세에 처해 있지는 않다. 애초에 공항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항을 이용할 승객이 중요한데, 세계 1위 규모의 도쿄 광역권을 배후로 하는 공항인 이상 좋든 후지든 다 여기로 올 수밖에 없다. 나리타 국제공항을 운영하는 NAA는 연 발착편 30만 편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공항 정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2016년에 24.3만회 수준을 달성하였다. 일본 정부가 국내선/국제선 이원화를 포기하고 국제선 신규 취항의 일부를 하네다에 할당하기 시작하면서 나리타에는 국내선 위주의 LCC 유치가 늘어나고 있어 질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수치 자체는 달성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점차 인천 및 중국 공항의 직항편이 증가하고 나리타의 노선들은 점차 하네다로 이전되고 있기 때문에 나리타의 강점은 축소를 면하기 어렵다. 과거에도 일본 항공사는 나리타 환승 장사에 별반 관심이 없었지만 그나마도 하네다에 치중하여 더 줄여 나가는 마당이며, 일본 항공사보다도 허브 지위를 더 높여준 미국계 항공사도 발을 빼는 상황이다. 2015년까지 10% 후반대를 유지하던 환승률은 2018년에 1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장기적으로는 핵심 노선은 하네다에 이관한 상태로 일본의 외래 관광객 증가에 따른 LCC 전문 공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계 LCC로서 제트스타 재팬, 에어아시아 재팬, 2014년에는 중국 춘추항공의 일본 자회사가 나리타 허브로 운항을 개시하였다. 운항 편수 중 국내선의 비중은 2014년에 들어와서는 전년도의 4배 가까운 수치인 25%에 육박하고 있다. 단 24시간 운항이 불가능하고 이용료 할인이 미지근한 탓에 제트스타 재팬이 칸사이로 슬그머니 옮겨 타려 하는 등 전망이 썩 좋지는 않다. 피치 항공은 거점이 간사이 공항이라 나리타 공항발 노선에 여전히 미온적이며 경쟁에서 밀린 나리타 착발 노선을 없애기도 했다. 이는 하네다에 대만/인천/상하이 야간 노선을 신설하여 재미를 본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피치 항공의 경우 나리타를 허브로 삼는 바닐라 에어와의 합병이 결정되면서 앞으로 나리타를 크게 신경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잘 알려지지 않지만 팔라우를 제외하고는 폴리네시아, 멜라네시아에 가는데 한국 입장에서는 최단거리로 갈 수 있는 점도 장점 중의 하나이다.
여하튼 이것저것 고려할 부분은 있으나 그래도 나리타 국제공항은 홍콩, 인천, 타이베이와 함께 동아시아 대표 허브 중 하나이다.
5.5. 미래 전망
문제는 활주로가 이래서야 신규 취항이 곤란하다는 태생적 문제가 극복이 되질 않는다는 점이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다가올 20212020 도쿄 올림픽이 목전인 상황에서 공항 확장에 난점이 존재하는 건 심각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나리타 전투민족의 반발을 감수하고 공항 확장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토목공사의 새 역사를 썼다는 도쿄 만 하네다 국제공항 확장공사를 계속하는게 더 간단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 게다가 하네다는 확장이 어렵고 요코타 공역이 존재하고 야간에는 발착편수에 제한이 걸리는 등 몇몇 제한은 존재하나, 확장 및 24시간 영업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결국 2010년이 되어서 일본 정부는 나리타 국제공항을 국제 물류 수송의 기점으로 삼는 것을 포기했다. 앞으로는 하네다를 새로운 국제선 허브로 키우겠다는 의지다. 공항이 위치한 지역인 지바현은 당연히 반대하고 있으나, 애초에 확장이 안 되는 걸 어쩌겠는가?
2010년 도산 직전에 몰린 일본항공이 노선을 감축하면서 나리타로 가는 노선을 운휴/감편해 버렸다. 대표적인 게 한일노선. 2009년만 하더라도 주 28편이던 나리타-인천은 점점 편수와 기체 사이즈가 줄어들더니 2018년 3월부로 아예 단항하고, 14편 운행하던 김포-하네다 노선이 21편으로 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네다에서 출발하는 유럽(하네다-파리), 태평양(하네다-샌프란시스코) 노선도 생겼다. 심지어 하네다-샌프란시스코는 001, 002편을 가져갔다. 여기에 더해 일본항공은 2014년 4월부터 나리타 - 런던 노선을 없애고 하네다 - 런던 노선을 신설했다. 그것도 일본 항공사만 노선을 뺀 게 아니라 델타 항공같은 외국 항공사들도 노선을 뺐다.
비록 체급은 아예 다르나 영국항공이 2012년 12월 3일자로 인천-런던 노선에 재취항했으며 아메리칸 항공도 2013년 5월 9일에 인천 - 댈러스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아에로멕시코, LOT 폴란드 항공도 2016~2017년 신규 취항하는 등, 여러 외항사들이 인천 노선을 개설하거나 취항을 고려하는 중이고, 대한민국 국적사들도 현재 계속 사세를 확장 중인지라 이런 차이도 점점 줄고 있다. 현재 직항으로 갈 수 있는 유럽과 아프리카 도시는 나리타보다 인천국제공항이 더 많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나리타부터로는 직항으로 갈 수 없는 런던, 뮌헨, 바르셀로나, 부다페스트, 상트페테르부르크, 텔아비브, 프라하, 베네치아, 자그레브, 아디스아바바 등을 직항으로 갈 수 있다. 심지어 뮌헨과 런던을 제외하면 다른 도시들은 하네다에서도 직항이 없다! 이러다 보니 일본인들도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승하여 해외로 가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이 일본 구석구석 노선을 뚫어놨기 때문에 인천에서 환승에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하네다의 확장 및 국제선 발착범위 확대로 인해 기존 나리타 공항에 취항하고 있던 외국계 항공사들의 반발도 상당히 심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대표적으로 델타 항공. 나리타 공항을 허브로 열심히 장사하고 있던 델타 항공이 하네다에서 슬롯을 빼앗기고 경쟁자 아메리칸 항공이 그 빼앗긴 슬롯을 받아 하네다에 취항하게 되자, 나리타 국제공항의 운항편을 대폭 축소하고 허브를 중국 상하이나 한국 인천으로 옮기겠다고 반 협박조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항공회담 이후 몇 개월도 되지 않아 델타의 나리타 국제선 노선 3개가 폐지되었다. 나리타-미니애폴리스 편을 하네다로 변경해서 슬롯 두 개 여전히 유지하는 건 함정. 하네다 공항에 취항하지 않는 타 항공사들도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하네다 공항의 존재로 인해 속이 부글부글한 건 마찬가지니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 2016년 10월이 되어 델타 항공조차 나리타에서 일부 노선을 철수하기로 했다. 운수권을 차지하고 있던 델타 항공마저 완전 나리타에서 철수한다면 나리타 공항에 큰 타격이 된다.
사실 하네다의 확장이 이어지더라도, 나리타의 완전 대체는 불가능하다. 우선 하네다의 슬롯이 완전 배정에 가깝다는 문제가 있고 낮시간에는 국내선 노선이 공항의 발착 용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장거리 국제선을 대폭 늘릴 방법이 없다. 하네다 슬롯을 원하는 항공사는 많지만 이들에게 다 나눠줄 순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착륙 루트를 수정하거나 관제 연구, 소음 규제 완화 등의 변칙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하네다 공항 발착 용량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거기에 나리타행 국제선 노선이 이탈하고 하네다행 국제선이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해서 2014년 4월부터 일본항공의 나리타 - 런던 노선은 운휴되지만 하네다 - 런던 노선이 신설되는 등 나리타 이탈도 점점 탄력을 받고 있는 중이다. 더군다나 2015년 이후로 외항사들이 점점 나리타에서 철수하고 하네다에 취항하거나 아예 도쿄 노선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어째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활주로 추가를 성사시켜야 한다. 터미널이야 층수를 늘린다든가 대규모 정비한다든가 해서 수용 규모를 어떻게든 늘릴 수 있어도, 활주로를 늘리지 못하면 결국 사람들이 탈 비행기를 띄울 수가 없다. 때문에 지바현에서는 활주로 증설 및 운영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위에서 설명했듯 수요 증가를 소화할 수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세계 최고의 공항 7위에 들어갈 정도로 준수한 공항이므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여태 못한 확장이 이제 가능하겠냐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이렇듯 나리타 확장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하네다는 비록 불가능하지는 않다지만 연약지반 추가 간척에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어야 할 상황이라 여기까지만 확장하고 아예 공항을 새로 짓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공항들도 주변 사람들이 깽판쳐서 이렇게 됐는데, 신공항 후보지 주민들은 뭐 잠자코 지켜보겠는가? 이렇기에 이미 있는 공항을 개조하는 선택지가 많다. 자세한 것은 일본 수도권 제3공항 참조.
결론은 세계 유수의 공항들보다 당장 부족할 건 없으나, 늘어나는 수요 감당이 어려워 자국의 하네다에 서서히 입지를 빼앗기는 모양새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서는 공항반대파 투쟁이 눈에 띄게 약해져서 그동안 제약이 있었던 확장이 이전보다는 수월해졌다. 일단 반대파의 테러를 이유로 시행했던 공항 출입객 대상 검문이 사라졌고, 공항 주변 시설 검문도 사실상 없어졌다시피할 정도로 약해졌으며, 민원도 줄어서 23시~24시에 제한적으로 착륙이 가능해졌다. 정부측도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확장시에 인근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야간 폐쇄시간의 조정, 재확장을 협의하고 있다. 이에 나리타공항 재확장도 탄력을 받아 LCC 전용 제3터미널 개장을 이루어냈고 2018년 3월에는 지역사회와의 합의를 통해 B활주로 확장, 가칭 신C활주로 신규 건설계획까지 확정지었다. 기존의 C활주로 예정지는 신C활주로 유도로로 재정비된다. 그리고 그동안 공항 운행에 제약을 주었던 운영시간 제약도 아래와 같이 단계적으로 완화할 예정이다.
그리고 2019년 4월 1일부터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아침 시간대에 최대 3년간 착륙요금을 할인 또는 면제해주기로 했다.기사(일본어) 나리타 공항에 기존에 없었던 노선의 경우는 3년간 착륙료 무료, 기존에 나리타에서 있는 노선에 신규 참여하는 항공사의 노선에 대해서는 3년간 착륙료를 50% 할인한다. 기존에 운영하던 노선은 할인 또는 면제 없이 그대로 운영한다.
2019년 10월 27일부터 운항시간을 24시까지 1시간 연장한다. 아울러 B활주로 연장, C활주로 증설 등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첫댓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