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양지 다방에서"
그 옛날이 됐네요
중학교 졸업을 하고 친구를 만났다
오랫만이다
친구따라 처음 다방엘 갔다
양지다방 이다
차 이름도 모르는 촌놈들
그 친구놈도 나랑 똑 같다
저~! 차 두잔 주세요
다방 아가씨 얼굴도 바로 보지 못한
촌놈 쑥맥 같은 녀석들
무슨 차 드실래요
주문 받는 아가씨 눈으로 웃는다
어 ~ 거시기 차주세요
우리들이 마시는 차로
우리들이 마시는 차가 뭔지 모른다
아가씨 컵에 따뜻한 물
줄이 달린 봉지 하나씩
차 마시는 법 모르는 촌놈들 별수 있어
친구놈 봉지 터서 물에 탄다
촌놈 나도 따라서 그랬지
마셔보니 맛이 쓰다
다방 아가씨 그렇게 마시는게 아닌데--
대답이 기는 죽기 싫어서
독하게 마시려고 그랬어요
다방 아가씨 미소지며
새 차 한잔씩 타서 준다
어 봉지를 안 텄네
촌놈 둘이 아무소리 없이
그냥 마신다
맛도 없는 차 왜 마셔
우리 두째 동생 같아요
다방 아가씨
포도 한송이 접시에 담아 내민다
기죽은 우리
포도 두세알 먹고
자리에 일어 선다
학생들 잘가요
다방 아가씨 인사소리가
뒷 머리를 때린다
<詩庭박 태훈의 해학이있는 아침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