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평균 폭락] 글로벌 증시 패닉,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트럼프 관세 다음은 플라자합의 2.0인가...달러패권 종식도 / 4/7(월) / JBpress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로 촉발된 글로벌 증시 하락이 이제 금융 패닉 양상을 띠게 됐다. 금융시장 전체가 요동치고 있고, 다음은 '플라자 합의 2.0'으로 달러에 대한 신인이 실추돼 달러 패권이 종식되지 않을까 시장 관계자들은 버티고 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후지 카즈히코 : 경제산업연구소 컨설팅 펠로우)
세계 동시 주가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세계 각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의 모든 수입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두 강대국 간의 관세 경쟁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경계감도 확산되고 있다.
관세 경쟁이 세계 무역에 타격을 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오콘조이웨알라 사무국장은 3일,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관세 조치로 금년의 세계의 물품 무역이 수량 기준으로 약 1%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회복이 더디고 지정학 리스크로 흔들리는 세계 경제의 활력이 한풀 꺾일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의 금융 대기업 JP모건은 미국과 세계가 올해 리세션(경기침체)할 확률을 기존 40%에서 60%로 높였지만 상호 관세가 초래하는 부정적인 영향은 일시적인 리세션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0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되기 때문이다.
미 예일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의해, 실제로 적용되는 평균 관세율이 22.5%에 달한다」라고 시산 결과를 공표했다. 트럼프 행정부 탄생 전 수준은 2.4%였지만 상호 관세 도입으로 1909년 이후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1930년대 악몽을 되풀이하느냐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지만 염두에 둔 것은 스무트 홀리법이다.
■ 스무트 홀리법의 악몽이란?
스무트, 홀리 의원에 의해 제안된 이 법은 대공황 때인 1930년 6월 의회를 통과해 당시 후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통과됐다. 그 목적은 "관세 인상(평균 관세율은 6% 포인트 상승해 약 20%가 됐다)으로 국내 산업 전반을 보호하고 공황을 극복하겠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 맹반발한 유럽 각국이 보복관세를 발동하면서 세계 블록경제화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심각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 수출의 문을 닫은 유럽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서 독일에서는 금융시스템이 붕괴됐지만 미국도 되돌아와 피를 뒤집어 쓴 것이다.
유럽 금융위기의 악영향이 파급돼 1933년 초부터 미국에서 많은 은행이 문을 닫는 사태가 빚어지자 취임 직후 루스벨트 대통령은 3월 6일 나흘간의 전국은행 휴무일(뱅크 홀리데이)을 선언해야 했다.
이를 보면 1930년대 미국의 보호주의는 세계무역을 정체시키고 금융위기도 맞물려 세계공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 금융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 신용시장도 패닉상태
무역전쟁 우려로 3월 말부터 미국 증시의 유동성이 떨어지고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역에 직접 관계는 없지만, 경제 전체가 부진해지는 것이 싫증 나 대형 은행주는 2023년 3월의 지방 은행 위기 이래의 하락을 기록했다.
필자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크레디트 시장(사채, 증권화 상품, 신용 리스크를 원자산으로 하는 파생 상품=파생상품=등을 거래)의 동향이다. 리먼 사태의 진원지가 신용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낮다'는 약점을 안고 있는 신용시장은 이미 패닉 모드다.
블룸버그는 3일 "정크채(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때인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매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신용위험 헤지에 사용되는 파생상품 테이브(신용부도스와프=CDS) 지표도 급상승하고 있어 신용시장 동향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1930년대와 달리 미국 달러가 현재 기축통화인 데 기인하는 문제도 있다.
미국은 1990년대 후반 이후 기축통화 달러를 높이 유도함으로써 세계의 돈을 모았고, 하이테크 산업이 주도하는 형태로 고성장을 이루어 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는 달러가 기축통화인 것에 대한 반발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밴스 부통령이다. 밴스 씨는 달러가 기축통화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생산자에 대한 거액의 세금이 되고 있으며, 무역적자의 항상화라는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힘겨워했다.
시장에서는 "무역적자 해소를 목표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다음으로 '달러 약세 유도'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하다. 일본에서는 「플라자 합의 2.0」이라고도 말해지는 염려다. 외국 중앙은행을 끌어들여 달러 가치를 재평가하게 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이 이에 협조하지 않으면 보다 공격적인 전술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달러 기축 체제 붕괴?
로이터는 4일 (미국 정부는) 위기 시 달러 유동성을 제공하는 미 연방준비이사회(FRB)와 외국 중앙은행의 통화스와프 협정 중단을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비상시 달러 융통을 받지 못하면 일본을 비롯한 미국 외 은행들은 달러 조달난에 빠져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이 이 카드를 끊으면 달러에 대한 신뢰가 추락해 달러 이탈이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생각해보면 1930년대 세계경제는 영국 파운드화의 몰락에 따른 기축통화 부재가 장기 정체를 불러오는 한 요인이 됐다.
역사가 되풀이된다고 단언할 생각은 없지만 기축통화 달러가 표류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세계 경제가 입을 타격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후지 카즈히코 / 경제산업연구소 컨설팅·펠로우 1960년 아이치현 출생. 와세다 대학 법학부 졸업. 통상 산업성(현·경제 산업성) 입성 후, 에너지·통상·중소기업 진흥 정책 등 각 분야에 종사한다. 2003년에 내각관방에 파견(이코노믹·인텔리전스 담당). 2016년부터 현직. 저서로 「러일 에너지 동맹」 「셰일 혁명의 정체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일본을 구한다」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