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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세상엔 다양한 주파수만큼 다양한 사람이 있다. 하지만 라디오 채널보다 더 다양하지 못하고 획일화된 삶이 우리 내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얼마 전 한 기업체에 강의를 간적이 있었다. 여러 가지 재밌는 이야기를 하며 직장 내 부부를 초대해 비전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직장 내 한 분이 “김 전세”란 별명으로 놀림을 받고 있었다. “임마는 집도 안 사고 이상합니다, 맨날 놀러나 다니고, 집을 사야지 집을” 다른 직원들도 집을 모두 샀는지 맞다는 표정을 지었다.
“집을 왜 사야 하죠?”라고 질문을 던져보았다. “당연히 사야죠 집 안사가 나중에 클날라고” 집을 사지 않는 사람은 교묘하게 다른게 아닌 틀린 사람이 된 눈치였다.
필자는 적잖이 당황했다. ‘왜 다 똑같아야 하지? 왜 획일화 되어야하지? 자기마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세란 별명을 가진 분은 집에 가치를 두지 않고 어디 살아도 상관없으니 자신의 가치는 전 세계 여행이라고 했다. 집은 전세로, 대신 나머지 시간엔 여행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더 넓은 세상을 보는 것이 자기의 꿈이라고 했다.
필자는 너무나 이해가 되고 부러운 삶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직장동료들은 큰일이 날것처럼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나중에 어쩌려고, 집도 못 사면 어쩌려고’ 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자신들은 잘하고 있다고 믿고 싶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아내들은 이야기가 달랐다. “집에만 있어요, 나가고 싶은데, 어디 놀러가자고 하면 피곤하다고 움직이지도 않아요.”
남편들은 지금의 삶이 힘들어도 약간은 가진 게 있다는 마음으로 우쭐하며 만족스러워 보이는 데, 아내들은 아닌 것 같았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의 생각은 전혀 다른 법이니까.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우리는 똑같은 학창시절을 보내며 대학은 당연히 가야하는 곳이라고 교육받았고 대학을 나오면 어느 시절에 당연히 취업 해야 하고, 취업을 하고 나면 제 때 결혼을 해 맞춰 출산을 해야하며 무리한 빚을 내서라도 집 한 채는 있어야 한다는 뼈 속 깊은 매뉴얼의 사고가 잡혔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대학 나오면 취업은? 취업하면 결혼은? 결혼하면 아이는? 집 장만은?’이란 너무나 당연한 듯한 가야할 길을 만들어 놓고 살고 있었다.
그래서 나와 조금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가치관을 인정하지 못해 놀리기도 하고 ‘난 이런데 넌 왜 이러지 못해?’란 보이지 않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 같다.
나는 나일뿐, 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고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은 다르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남과 같아야만 무조건 평범하고 남과 다르면 튀고 잘못됐다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우리 내 현실이 안타깝다.
필자 역시 결혼 5년차이지만 집이 없다. 빚을 내서 사면 처음부터 살 수도 있었겠지만 빚 내는 게 집 사는 것보다 더 무서웠던 필자는, 오히려 지금 전세를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지금을 좀 더 행복하게 여기고 현실에 보고 싶은 것을 더 많이 보고 싶은 것이 필자의 가치관이기도 하다. 어쩌면 프리랜서로 오래 생활하고 있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현실을 살아야하는 직업을 가졌다 보니 지금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지도 모르겠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이런 삶도 있구나 하고 인정해주는 건 어떨런지.라디오의 다양한 채널처럼, 듣고 싶은 채널과 마음에 들지 않는 채널이 있는 것처럼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자신이 같이 가지 않는 경로가 잘못됐거나 놀림감이 아니라 ‘너는 그렇구나’라고 웃으며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잘못된 가치관의 인생은 없다. 다르다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자신이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질투 아닐까? 어떤 가치관이든 남에게 보이는 면의 ‘나중에 잘 살거야’ 가 아니라 정말 행복한 ‘지금 잘살고 있다’ 가 가족이나 자신에게 가장 즐거운 길이 될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행복 주파수를 맞추며 사는 것이 남들을 보며 사는 삶보다 훨씬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짧으니까.
2017년도 칼럼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인 의식수준은 고대로
아니 더 수준이하 아닐까
흰신사태로 증명되었제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건
깨어난 자만이 갈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