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의 혼란에 의해 발발한 「미국 매도」. 스태그플레이션의 염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 위기의 다다음을 방불케 하는 "위험한" 시그널이 몇개나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가.
(후지 카즈히코 : 경제산업연구소 컨설팅 펠로우)
트럼프 관세가 불거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국 매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주가하락, 달러하락에 더해 채권하락이라고 하는 트리플 하락의 전개가 되었기 때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11일, 발동 직후의 상호 관세의 일시정지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 조치 일시 정지 결정은 늦은 감이 있다. 이후에도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미국 자산을 꺼리며 일본과 유럽 등의 시장을 선호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심각한 것은 미국 국채 시장이다. 29조 달러(약 4200조엔)의 규모를 자랑하는 미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심할 수 있는 금융자산으로 여겨져 금융기관이 단기자금을 서로 융통할 때 담보가 되는 등 세계 금융시스템을 지탱해 왔다.
2001년 911테러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사들인 미국 국채가 갑자기 위험자산으로 둔갑해 반투매 상태가 된 것이다.
미국의 체감경기도 악화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가 11일 발표한 4월 소비자태도지수(속보치)는 50.8로 한 달 확보치(57.0)에서 6.2포인트 떨어졌다.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서플라이 매니지먼트 협회(ISM)가 1일에 발표한 3월의 미 제조업 체감 경기지수(PMI)도 3개월만에 호불황의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5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3일 발표된 서비스업 PMI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의 향후를 걱정하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 스태그플레이션은 이제 규정 노선?
가장 비관적인 견해를 밝힌 사람이 더들리 전 뉴욕 연방은행 총재다.
더들리 씨는 스태그플레이션은 미국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경기의 고물가 상태를 나타내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후퇴(리세션)보다 심각한 사태로 알려져 있지만, 더들리 씨는 심각한 리세션에 빠지고 인플레이션도 고공행진하는 극도의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를 예측하고 있는 것 같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견해도 마찬가지다.
서머스는 "관세 인상으로 미국은 리세션으로 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국내에서 200만명이 실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 전망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거품이 낀 금융시장에 스트레스 징후가 쌓이고 있다.
로이터는 8일 "세계 헤지펀드의 연초 이후 실적이 마이너스 3%를 기록했고, 넷레버리지도 역사적 저수준의 37%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넷레버리지는 펀드의 보유가치에 대해 롱포지션과 숏포지션의 차액을 측정한 것으로 낮을수록 포지션이 보수적으로 간주된다. 헤지 펀드도 리스크 오프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미국의 크레디트 시장(사채, 증권화 상품, 신용 리스크를 원자산으로 하는 파생 상품=파생 상품=등을 거래)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신용시장은 2008년 리먼 사태의 진원지였기 때문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신규 발행이 극히 저조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관세로 미국 경제가 리세션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미국채 이율과 비교한 신용 스프레드(리스크에 따라 추가되는 금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정크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 리먼 사태 이후 왜곡 단번에 조정
리먼 사태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저금리 환경이 금융기관에 과도한 리스크 테이크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동안 미국 경제는 대체로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지만, 미국 경제가 리먼 사태 이후의 불황에 빠지면 축적되어 온 금융시장의 왜곡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미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이 문제시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총대출은 1조 달러(약 143조엔)에 달해 대출에 열을 올리던 중견은행의 재무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 이상으로 걱정되는 것이 중소기업용 익스포저(융자나 투자)다.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정크채와 레벨리지 드론(신용력이 낮은 기업대출)을 증권화한 금융상품(CLO)에 적극 투자해 왔기 때문이다. 헤지 펀드도 중소기업 대출을 실시하고 있었다(프라이빗 크레디트).
3조 달러(약 430조엔)에 이르는 시장의 귀추는 중소기업에 달려 있지만, 그 추세가 수상하다. 전미자영업자연맹이 8일 발표한 3월 중소기업 낙관도 지수는 전월 대비 3.3포인트 하락한 97.4를 기록했다. 2022년 6월 이래의 큰폭 저하다.
미국 파산 협회에 의하면, 3월의 도산 건수는 전년비 약 20%증가의 733건이었다.
■ 디폴트가 증가하다
블룸버그는 7일 (기업 도산의) 눈사태는 이제 막 시작됐다. (트럼프 관세 때문에) 기업 도산은 지금까지의 위기보다 빠른 속도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미 금융 대기업 JP모건·체이스의 다이몬 CEO도 9일 「채무 불이행(디폴트)의 증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향후는 증가할 것 같다」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크레디트 시장에서는 관세에 의한 코스트 증가를 겪는 소매나 에너지 섹터의 중소기업의 채권이나 CLO의 가격이 이미 큰폭으로 하락했다. 앞으로 도산 물결이 몰아치면 시장에서 패닉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리먼 사태는 신용력이 낮은 계층을 위한 부동산 대출이 원흉이었지만 이번에는 정크급 기업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머리를 스치고 있다.
리먼 사태 이후 축적된 미국 금융시장의 왜곡이 한꺼번에 가시화되면서 금융위기가 터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후지 카즈히코 / 경제산업연구소 컨설팅·펠로우 1960년 아이치현 출생. 와세다대학 법학부 졸업. 통상 산업성(현·경제 산업성) 입성 후, 에너지·통상·중소기업 진흥 정책 등 각 분야에 종사한다. 2003년에 내각관방에 파견(이코노믹·인텔리전스 담당). 2016년부터 현직. 저서로 「러일 에너지 동맹」 「셰일 혁명의 정체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일본을 구한다」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