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에 화원에서 달을 보고 있을 때에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리웠다.
왕윤이 말하기를
"달도 내 딸에게는 비할 수가 없구나.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다."
고 하였다.
이 때부터 초선은 폐월(閉月)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초선은 왕윤의 뜻을 따라 간신 동탁과 여포를 이간질시키며 동탁을 죽게 만든 후 의로운 목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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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시의 사위 설주달은 과거에 일곱번이나 낙방하고 나서 칠전팔기라 큰소리치더니, 또 미역국을 먹고 마침내 책더미를 아궁이 불더미 속에 처박고는 파락호 건달이 되었다.
키가 팔척에 허우대는 허여멀끔한데다 말주변도 좋아 사람 모이는 곳이면 안 끼는 곳이 없다.
비록 과거에는 낙방했지만 모르는 것이 없어 별명이 만물박사다.
깊은 지식은 없이 수박 겉핥기로 영양가 없는 잡학에 밝아, 역사는 본 듯이 얘기하고 천문지리는 지관을 뺨치고 농사엔 농군보다 더 많이 알고, 관상·손금·사주팔자는 점쟁이 저리 가라 하고, 병에는 의원보다 더 아는 척했다.
설주달은 술 한잔 걸치면 장인인 이초시한테 구박을 받으면서도 개울 건너 처갓집에 들른다.
자신은 관운이 없어 억지로 관직을 맡으면 액이 따라 화를 입는다며 현란한 입심으로 장모의 마음을 꽁꽁 묶어 놓아 아직도 백년손님이다.
요즘 부쩍 처갓집에 발길이 잦은 것은 장모한테 술 한잔 얻어 마시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장모가 데려다 놓은 몸종에게 작업을 걸기 위해서다.
장모의 친정 쪽 종질이 되는 몸종 길례는 꽃다운 열일곱에 이목구비가 또렷한데다 엉덩이는 탄탄하게 갈라졌다.
어느 장날~
‘장인·장모는 장에 갔겠지’ 생각하며 개울 건너 처갓집에 갔다.
장인은 장에 가고 없었지만 불행하게도 장모는 집에 있었다.
설주달은 땀을 뻘뻘 흘리며 우물물을 길어 오던 장모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아니, 길례는 어디 두고 장모님께서 손수 물을 길어 오십니까?”
물동이를 내려놓은 장모가 크게 반색을 했다.
“자네 잘 왔네.
우리 길례 좀 살려 주게.
자네 학질 고치는 법을 아는가?”
건달 사위 머리에 번개처럼 스치는 게 있었다.
“잘 알지요.”
설주달은 한숨을 푹 쉬더니
“그게 몹시 까다로운 병입니다.
몸을 치료하면서 달라붙은 불귀신과 한설귀신을 쫓아내야 합니다.
잘못하면 나도 죽어요.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장모는 입을 벌린 채 할 말을 잃었다.
길례 방에 들어갔다 온 설주달은 지필묵을 가져오라 해서 부적을 그리더니 병풍을 가져오라 해서 길례 주위로 둘러치고 방문을 꼭 잠근 후
“백보 이내에 사람이 있으면 안된다"
며 장모를 멀찌감치 몰아내고 미소를 흘리며 병풍 속으로 들어갔다.
길례의 저고리를 벗기고 치마를 내리고 장모가 길어 온 찬 우물물에 수건을 적셔 온몸을 닦아 내고 앵두 같은 입술에 입을 맞추고 꽃봉오리가 오르듯이 봉긋한 유두를 빨다가 가뭇가뭇 돋아나는 숲을 헤쳤다.
비몽사몽간에 열이 펄펄 끓다가 추워서 오들오들 떨던 길례가 깜짝 놀랐다.
홍두깨가 꽉 막혔던 옥문을 찢으며 돌진한 것이다.
한참 후 설주달은 땀범벅이 되어 나왔다.
학질은 놀라면 낫는다더니 이튿날 길례가 일어났다.
한달쯤 지난 어느 날~
길례가 헐레벌떡 설주달을 찾아왔다.
길례를 따라 처가에 갔더니 안방에 병풍을 쳐 놓고 장모님이 끙끙 앓고 있고, 마루에서는 장인이 지필묵을 내놓고 먹을 갈고 있었다.
설주달은 도망쳤다.
“장모님 병은 장인만이 고칠 수 있는데….”
남의 속도 모르는 설주달의 마누라는 제 어미 학질을 안 고쳐 준다고 뒤돌아 앉아 눈물을 짰다.
* 파락호(破落戶)
재산이나 세력이 있는 집안의 자손으로서 집안의 재산을 몽땅 털어먹는 난봉꾼을 이르는말.
* 백년손님(百年--) = 백년지객
한평생을 두고 늘 어려운 손님으로 맞이한다는 뜻.
언제까지 깍듯이 대해야 할 어려운 손님이란 뜻으로 '사위'를 이르는 말임.
첫댓글
ㅎㅎㅎㅎ ㅎㅎㅎ ~ 웃고 갑니다 ~^~^~
오늘도 미소짓는 하루되세요~~
ㅋ ㅋ ~ ~ ~
ㅎ ㅎ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