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시인방>에 오른 시를 보았다.
'백중 살이 뜬 달이 지붕 위에 걸려있네'
'백중 살이'라는 문구가 어색하기에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한 뒤에 댓글 달았다가는 지웠다.
<세상사는 이야기방>에 올려서 내 글감으로 삼는다.
글자 숫자가 얼마 안 되는 시이기에 낱말 하나, 용어 하나라도 정확했으면 싶다.
내 댓글 :
백중 살이 뜬 달이 지붕 위에 걸려있네
→ 백중사리 .... 걸려 있네
백중사리 :
음력 7월 15일을 일컫는 백중과 사리의 합성어로, 음력 7월 보름을 전후한 사리 때 1년 중 밀물의 수위가 가장 높다고 해서 백중사리라 불린다.
'그믐사리'도 있음
그저께인 12월 2일에는 충남 보령시 웅천읍 구룡리 화망마을로 내려갔다.
자동차에 이상이 생겨서 구장터 작은다리(중교)에 있는 카수리센터로 가서 오후 늦게까지 차를 수리했다.
그 다음날인 어제 오전에도 다시 나가서 자동차 가스 장치를 새로 교체했다.
낡은 차라서 고장난 곳이 많기에 수리센터에 자두 들러서 고치면서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할 터.
늙은 나도 그렇다. 다달이 병원에 들러서 진단을 받아야 하며, 날마다 조석으로 당뇨약, 전립선비대증 약을 먹어야 한다.
내 소년시절, 학창시절의 여름방학 때에는 갯바다로 자주 놀러갔다.
또 젊은날에는 군 복무를 해변가에서 수행했기에 갯바다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아쉽게는 얼마 뒤에는읍내에서 복무했기에 바닷가에는 별로 가지 못했다.
제대한 뒤에는 서울 삼각지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송파구 잠실에 살면서 주말을 이용하여 고향집에 잠깐씩 들렀다. 자연스럽게 갯바다에서의 낭만은 자꾸만 멀어졌고, 나이 든 뒤로는 갯물에 발을 적시지도 않았다. 그냥 먼 빛으로 바라만 보았다.
나는 어제 오후에 시골에서 서울 올라올 때에는 평소와는 달리 대천해수욕장 방향으로 나간 뒤에 대천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보령해저터널'을 통해서 보령시 원산도(섬)으로 빠져나갔다.
* 지금껏 무창포나들목을 통해서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해서 상경했다.
'보령해저터널'은 착공 11년만인 2021. 12. 1. 개통했다.
나는 처음으로 보령해저터널 속을 달렸다.
터널 길이는 6,927m이기에 시속 70km 속도로는 7분 정도가 걸렸다.
터널에서 빠져나온 뒤 보령시 원산도 시골길을 달리면서도 내 눈은 내내 바닷가로 향했다.
아내가 운전하기에 나는 조수석에 앉아서 고개를 오른쪽 차창에 대고는 스쳐가는 바닷가 풍광을 바라보았다.
오래 전에 보았던 갯바다, 갯마을과 내 젊은날의 모습을 자꾸만 떠올렸다.
내 젊은날.
무창포해수욕장, 용머리해수욕장, 광암바닷가, 노천리 사그네바닷가, 서천군 동백정해수욕장, 마량포구, 비인해수욕장 등이 자꾸만 떠올랐다. 한여름철 백중사리에는 밤중에 무창포에 들러서 갯것을 잡았다. 호롱불 등잔으로 갯바닥을 비치고... 호미로 갯모래와 갯자갈을 긁적거리고, 갯돌을 뒤로 제켜서 박하지, 맛, 대합/참조개, 소라고동, 쭈꾸미 등을 잡았다.
백중사리 때에는 갯물이 안창까지 물러나서 오랫동안 갯것을 잡을 수 있었다.
마을사람들도 갯것을 잡으려고 바닷물 속에 들어가 허리까지 잘름거리는데도 기꺼이 들어갔다.
'백중 살이'라는 단어를 처음 보았을 때에는 이게 무슨 뜻인지를 몰라서 잠깐 어리둥절했다.
그게 '백중사리'를 잘못 쓴 낱말(용어)이라는 것을 곧 깨달았다.
'백중사리'에 대한 설명을 인터넷에서 퍼서 올린다.
'... 가정에서는 이때 익은 과일을 수확하여 사당에 천신차례를 올리고 백중잔치를 열었다. 백중을 전후로 서는 백중장은 다른 여느 장보다 푸짐하고 시끌벅적하니 성시를 이뤘다.
머슴이 있는 집에서는 이날 하루는 일손을 쉬고 머슴에게 약간의 휴가비를 주어 백중장에 가서 하루를 즐기도록 했다.
백중장이 성시를 이루면 씨름판을 비롯하여 각 고장의 전통놀이가 펼쳐지곤 했다. 그리고 백중 때가 되면 곡식을 심는 농사일이 거의 끝나서 농가에서는 호미를 씻어두는데 이를 '호미씻이'라고 한다.'
내 고향에서는 오래 전에 이런 전통은 깡그리 사라졌다.
2021년 지금은 내 고향에서는 '머슴'은 고사하고 동네사람조차도 별로 없다.
죽음을 코앞에 둔 늙은이나 겨우 어기적거릴 뿐이다.
나도 고향을 떠난 지도 수십년 째이다.
자연스럽게 나도 '백중사리' 등의 용어도 자꾸만 잊고 산다.
지금은 새로운 도시문화 생활에 길들여져 있기에 ...
나중에 보탠다.
2021. 12. 4. 토요일.
문학카페에 올리는 글은 한 번이라도 더 다듬었으면 싶다.
나를 반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