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사람을 살리는 말의 힘>
<사람을 살리는 말의 힘>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이정헌, 출판사 : 새빛
이 책은 그저 좋은 말, 좋은 글만 모아 놓은 책이 아니다. 저자의 깨달음이 버무려지고 농축된 에너지가 듬뿍 담긴 책이다. 그의 그런 깨달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일을 준비하는 자기 생각이 갑자기 단단하고 강해져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번적이며 날아들어 나를, 우리를, 세상을 바꾼다. 말(言)은 말(馬)보다 힘이 세다!’라는 저자의 촌철살인(寸鐵殺人)이 가슴에 새겨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정헌 전 JTBC 앵커는 말을 참 잘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원래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지만 더 세련되고 잘 전달하기 위하여 부단한 연습과 훈련이 있었다고 한다. 타고난 재능에 노력을 더한 결과였던 것이다. 말과 글은 다르다. 그러나 저자는 그 둘 사이를 아주 능수능란하게 오고 간다. 그 역시 축적된 내공의 결과다. 고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가 접한 책, 영화, 드라마들이 그의 글로 스며들고, 그의 말로 빛이 났다. 말과 글이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이 우리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자극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기에 앞서 자신을 가다듬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가졌다. 사자성어, 시, 말, 책, 영화 등 다섯 개의 영역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런데 그 각각의 영역에서 자기 삶과 이 시대를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바쁜 세상에 독서도 힘겨울 때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유식함으로 글의 양을 가득 채우기보다 최대한 압축해서 읽기 편하게 이 책을 구성하고 있다.
이 책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네 글자의 힘”이라는 주제로 20개의 사자성어를 통해 말의 힘을 소개하고 있다. 2장은 “시 한 구절의 힘”이라는 글로 20편의 국내외 작가의 시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구절을 소개해 주고 있다.
3장은 “위대한 말의 힘”이라는 주제로 20명의 말에서 얻은 말의 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4장은 “책에서 뛰어 나온 말”이라는 주제로 책 속에서 발견한 말을 통해 힘을 얻은 내용을 소개해 주고 있다. 5장은 “영화, 드라마에서 건진 말”이라는 주제로 우리가 한번쯤은 봤었던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들었던 말을 통해 힘이 되는 말을 알려주고 있다.
오래전부터 말은 제사장이나 신을 대리하는 영적 지도자들의 도구였습니다. 그걸 계시 혹은 예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들의 말은 말의 힘을 아는 사람들만이 소유한 절대 권력이었고 우리는 그들의 말 아래서 통치당하며 살았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소위 식자층은 말의 절대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어서 대단한 권위를 누리며 살았지만 어느 날 세종이라는 임금이 그들 식자층의 절대 권력을 뒤흔들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농사법을 배워야 하는데 글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세종은 한들을 선물해 글을 갖게 했습니다. 당연히 말의 권력을 움켜쥔 자들은 극렬하게 반대를 했었죠.
말과 글이 민주화되면서 세상도 점점 민주화되어 갔습니다. 잘못된 것을 당당하게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겁니다. 이것이 소위 말해 언론의 작은 출발이었습니다. - <프롤로그_당신에게 힘이 될 위대한 말에 올라타십시오!> 중에서
공자는 말하기를 실천할 수 없는 말은 아예 하지도 말고, 한다고 해도 최소화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위정(爲政)’편에서 “말하기 전에 행동하고, 행동하고 나서 말하라(선행기언 이후종지先行其言 而後從之)”라고 말씀합니다. ‘눌언민행’의 ‘민“이라는 ㄲ글자는 여자가 머리에 손을 올려 비녀를 꼽는 장면을 형상화한 겁니다. 그 행동이 민첩해서 만든 글자일 겁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눌언민행‘은 실천적 인간형을 의미합니다.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합니다. 규범에 얽매이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규범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남의 방식에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하나둘 세상을 변화시켜가는 사람들입니다. - <네 글자의 힘_눌언민행; 말을 못 하면 그냥 행동으로 보여줘> 중에서
비록 굽은 길을 힘겹게 걸어가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계속 가십시오. 오히려 그 길이 지름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박노해 시인의 시구처럼 서둘지 말고 서로에게 길이 되며 생의 끝까지 가야합니다. 저는 방송도 정치도 한번 발을 내디딘 그곳에서 끝장을 보는 성격입니다. 중도에 포기하거나 다른 길을 넘보지 않습니다. 시간이 조금 늦어져도 그 길에서 다른 이들의 손을 끌며 갈 겁니다. 우리 삶은 변수가 많습니다. 그 변수에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박노해 시인이 그렇게 하라고 따듯하게 조언합니다. - <시 한 구절의 힘_우리가 살아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박노해_굽이 돌아가는 길> 중에서
저는 기회 있을 때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강조합니다. 아무리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라도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물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힘은 참되고 바른 생각을 가진 시민들의 단합과 참여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이 말의 원작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에 앞서 국민에게 당부했던 말입니다. 그는 깨어있는 시민, 참여하는 시민, 시민 민주주의를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2007년 6월 16일 제8회 노사모 총회에서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때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힙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라고 연설했습니다. - <위대한 말의 힘_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노무현의 말> 중에서
이 책의 주인공인 한스 숄과 친구들은 아주 똑똑한 청춘들이더군요. 장래가 보장된 의대생들이었죠. 그런 그들이 나치에 저항한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유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하여 20대의 목숨을 던졌습니다. 리더인 한스는 여동생 소피와 함께 처형을 당하게 되죠. 그들이 저항의 글을 쓰고, 전단지를 찍어내는 모습은 전두환, 노태우 시절의 대학가를 연상시킵니다. 긴박하게 쫓기는 상황들도 이 책에 잘 드러납니다. 저자인 잉게 숄은 한스와 소피의 누이입니다. 누이이기에 핏줄의 안타가운 죽음과 나치의 잔혹함을 더욱 처절하게 그려냈을 겁니다. - <책에서 뛰어나온 말_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잉게 숄> 중에서
가톨릭 사제는 독신으로 성직자의 길을 걷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가정을 꾸린 사제들이 거대한 부를 축적하며 민중을 괴롭힌 시기도 있었기에 드라마 안에서 중세 가톨릭의 자기반성도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작가의 역사적 안목과 철학도 담겨 있는 드라마입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신부가 사랑을 한다고?“ 하면서 막장 드라마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이 드라마는 그 수준을 넘어서도 한참 넘어서는 대단한 명작입니다. - <영화, 드라마에서 건진 말_가시나무 새; 콜린 맥컬로우 원작 미국 드라마(1983년 첫 방송)>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말과 글이 넘쳐나고 책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 권씩 출간되는 세상이다. 하지만 쏟아지고 있는 책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떤 책을 읽어야 될지. 어떤 책이 삶의 나침반이 될지 정하기가 어려운 것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한 번쯤은 읽어봤을 내용, 한 번쯤을 봤을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쉽게 읽어볼 수 있다. 내용과 메시지는 나름 무게감이 있는데 익숙한 책과 영화와 시를 통해서 이야기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책 한 권이 주는 유익함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더군다나 저자의 생각이 곁들어 있어서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말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몇 차례 이야기 했었는데, 밥을 새로 지어서 유리병 두 개에 각각 나눠 넣어두고 매일 한 병에는 좋은 말, 아름다운 말, 칭찬의 말을 하고 다른 한 병에는 나쁜 말, 저주하는 말, 악담을 해 본 결과 좋은 말을 했던 병에 든 밥에서는 좋은 곰팡이가 피었고, 나쁜 말을 했던 병에서는 나쁜 곰팡이가 피었다는 실험의 결과가 있었다. 또한 식물이나, 동물들에게도 좋은 음악이나,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은 결실을 맺는다는 결과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처럼 말은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준다. 그러기에 긍정의 말, 희망의 말을 해야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살리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말의 힘을 발견해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