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기버(Giver)로 사셨던 천환 목사님
송길원 목사
사진은 리마인드 웨딩 장면이다.
목사님은 늘 이렇게 젊게 행복하게 살아오셨다.
어느 날 천목사님에게서 걸려온 전화, 대뜸 질문부터 던지신다.
“송목사님, ‘복 중의 복’이 뭐지요?”
“처복(妻福)인가요?”(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다.)
“...... ”
“그러면 재복(財福)?”(내가 제일 모자란다고 여기는....)
이 역시 아닌가 보다.
“그도 아니면 ‘인복(人福)’?”(천목사님이 가장 많이 누리는 복이라고 여겼던....)
결국 목사님이 답을 건네셨다.
“‘전화위복(轉禍爲福)’입니다.”
와! 탄성소리가 나오기도 전, 목사님은 내게 이렇게 이르셨다.
“송목사님이 지금 전화위복의 주인공입니다. 힘내셔야 합니다.”(나는 그날 이후, ‘전화위복’만을 구하며 코로나를 이겨냈다.)
이렇게 나를 격려하고 축복하신 분이 천환목사님이시다. 후배들에게 뭘 채워주지 못해 안달이 나신 분. 선교사들을 위한 <숲속의 잠드는 마을>을 막 시작했을 때였다.
장로님들과 함께 하이패밀리를 방문하셨다가 나를 조용히 부르시더니 ‘저희가 1구좌 운동에 참여하겠습니다.’고 하신 것이 아닌가? 나는 귀를 의심했다. 적은 금액도 아니고 5천만 원을 그렇게 쉽게 결정하시다니.... 목사님은 그렇게 해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셨다. 목사님은 주머니만 터신 것이 아니다.
그 뒤로 끊임없이 좋은 사람이 있으면 연결을 시키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셨다. 어떤 날은 식사 자리로, 어떤 날은 운동을 같이 하자며 자리를 만드셨다. 한 번은 부르셔서 나갔더니 하우스 콘서트를 마련해 놓으시고 여러 사람을 동시에 소개를 하시기도 했다. 그날, 나는 목사님의 깊은 마음에 눈물을 쏟았다.
아담 그랜트(Adam Grant)는 인간관계의 측면에서 3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설명한다.
‘기버(Giver)’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매쳐(Matcher)’는 받은 만큼 주는 사람이며,
‘테이커(Taker)’는 끊임없이 받으려고만 하는 사람.
평생을 기버로 살아오신 천목사님, 그는 삶이 곧 설교였다. 강단에서 소리쳐 깨닫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마음 깊숙이 스며들게 하는 분이셨다.
“후하게 베풀어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어라. 파산하지 않는 하늘 은행, 강도가 침입할 수 없고 횡령의 위험이 없는 하늘 은행, 신뢰할 수 있는 은행과 거래하여라. 너희는 너희 보물이 있는 곳에 가장 있고 싶어 할 텐데,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그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눅 12:33-34, The Message Bible)
말은 언제나 고요하고 웃음은 길고 크셨다. 나는 목사님이 누리는 행복(Bliss)의 비밀을 더글러스 홀러데이를 통해 발견했다.
“주는 자는 자신을 초월하는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행복하고, 더 큰 성취감을 느낀다.”
그랬다. 천목사님은 한 가지도 아니고 천(千) 가지로 나누는 사람이었다. 그게 기쁨(歡)이고, 자신의 불꽃(煥)이셨다. 누군가에게는 연결고리(環)로 네트워크의 대가였고 또 누군가에는 삶의 푯말(桓)이셨다. 천환목사님은 내게 그렇게 다가오셨다.
나도 언젠가 ‘테이커’가 아닌 ‘기버’로 목사님의 뒤 꽁무니에 서 있을 것이다. 믿겨 지지 않는 목사님의 은퇴(retire) 역시 ‘re tire(換)’가 되어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시길 기도한다.
송길원목사(하이패밀리 대표, 청란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