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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1일 목요일
[(백)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 전례
‘서방 수도 생활의 아버지’라 불리는 베네딕토 성인은 480년 무렵 이탈리아 움브리아의 누르시아에서 태어났다. 로마에서 학업을 마친 그는 수도 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수비아코에서 3년 동안 고행과 기도의 은수 생활을 하였다. 그의 성덕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모여들자 베네딕토는 마침내 수도원을 세우고 「수도 규칙」을 썼다. 이 규칙이 널리 전파되어 ‘서방 수도회의 시조’라고 불리게 되었다. 성인은 547년 무렵 몬테카시노에서 선종하였다고 전해지며, 8세기 말부터 여러 지방에서 7월 11일에 그를 기념하며 공경하여 왔다.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그를 유럽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다.
말씀의 초대
호세아 예언자는, 주님께서는 연민이 북받쳐 오르시어, 타오르는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으시리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파견하시며,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고,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내 마음이 미어진다.>
▥ 호세아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1,1-4.8ㅁ-9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이스라엘이 아이였을 때에 나는 그를 사랑하여
나의 그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2 그러나 내가 부를수록 그들은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들은 바알들에게 희생 제물을 바치고 우상들에게 향을 피워 올렸다.
3 내가 에프라임에게 걸음마를 가르쳐 주고 내 팔로 안아 주었지만
그들은 내가 자기들의 병을 고쳐 준 줄을 알지 못하였다.
4 나는 인정의 끈으로, 사랑의 줄로 그들을 끌어당겼으며
젖먹이처럼 들어 올려 볼을 비비고 몸을 굽혀 먹여 주었다.
8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9 나는 타오르는 내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고
에프라임을 다시는 멸망시키지 않으리라.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나는 네 가운데에 있는 ‘거룩한 이’
분노를 터뜨리며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 음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10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11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12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13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14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잠언 2,1-9)와 복음(마태 19,27-29)을 봉독할 수 있다.>
오늘의 묵상
“지니지 마라.” 오늘 복음에서 되풀이되는 표현입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삶을 요구하셨을까요? 이성적으로 보면, 길을 떠나는 데 여행을 위한 돈, 여행 보따리, 여벌 옷, 신발, 지팡이, 이 모든 것이 꼭 필요한데 말입니다.
오늘 복음의 본문을 다시 한번 살펴볼까요?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이 말씀이 오늘 복음을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제자들은 이미 예수님께 넘치는 은총을 받았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선포, 병자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는 기적의 힘, 마귀들을 내쫓으며 하느님의 권능을 드러내는 신비, 이 모든 것은 이미 예수님께서 지니고 계신 것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지니신 ‘하느님의 힘’을 제자들에게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더 이상 무엇을 소유할 필요가 없습니다. 교회의 일을 하다 보면 쉽게 찾아오는 유혹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가진 능력만으로 하느님의 일을 하려는 교만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보여 주듯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직분’을 주실 때, 그 일을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 낼 수 있는 ‘은총’도 반드시 함께 주십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의 봉사자로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은총이 나와 함께 있다는 ‘믿음’입니다. 하느님의 힘을 믿는 신앙인이 됩시다. 막막하게 보일수록 우리가 가진 능력을 바라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지 말고, 기도하는 신앙인이 됩시다. 우리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을 하느님 은총의 힘으로 해내는 사람들입니다. 혹시라도 봉사할 때마다 함께 봉사하는 이들과 갈등이나 상처가 생기나요?
교회의 부름을 받을 때마다 자신은 이 일을 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드나요? 성체 앞에 앉아 어떻게 하느님의 일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여 봅시다. 분명 하느님의 힘을 믿는 믿음, 기도로 도움을 청하는 믿음이 사라져 버렸을 것입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든지, 하느님께서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은총을 주셨다는 믿음과 함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먼저 드리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힘은 이러한 방법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지니지 마라.” 아멘.(김재덕 베드로 신부)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교구사제모임 프로그램 중에 ‘성극 다니엘’이 있었습니다. 동부에 사는 신부님들은 이미 성극을 보았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루레이 동굴’ 관람이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동부에서 온 신부님 7명이 동굴 관광에 다녀왔습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아름다운 동굴이었습니다. 동굴도 인상적이지만 제게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희를 안내해 준 기사 겸 가이드 분이었습니다. 열심한 개신교 신자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목사님이었습니다. 숙소에서 동굴까지 2시간 정도 거리였습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저는 목사님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사제들의 ‘안식년’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습니다. 안식년을 지내는 동안 비용은 어떻게 하는지 물었습니다. 저는 2018년에 안식년을 했으니 사제생활 27년 만에 했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안식년은 7년에 한번 하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안식년 계획서를 제출하면, 기본적인 생활비는 교구에서 지원한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그것에 대해서도 좋은 제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는 목사님이 제게 이야기했습니다. 불교에는 ‘이판과 사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판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참선을 통해서 깨달음의 길을 찾는다고 합니다. 사판 스님은 불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사찰의 운영과 행정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때로 사판의 스님들 중에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이판 스님들이 있기에 불교는 사부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서 가톨릭에도 수도 사제와 교구 사제가 있다는 걸 이야기했습니다. 수도회의 깊은 영성이 있기에 일부 사제와 교회가 물의를 일으킬지라도 가톨릭은 2,000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불교에도 있고, 가톨릭에도 있는 이판의 치열한 정진과 수도회의 깊은 영성이 부럽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2006년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이냐시오 영신수련 40일 피정을 했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당시에 영신수련에는 목사님도 함께 했었습니다. 교회 다니는 분도 함께 했습니다. 저는 옥한흠 목사님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좋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법정 스님이 명동성당에서 대림특강을 했던 이야기도 했고, 김수환 추기경님이 길상사 개원식에 축하 인사를 했던 이야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신분제도가 있었고, 정보가 소수에게 독점되어 있었습니다. 정치와 종교가 구분되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정치권력에 의해서 종교가 정해지기도 했습니다. 특정한 종교가 다른 종교를 탄압하기도 했고,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전쟁도 있었습니다. 종교가 권력에 편승하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외면하기도 했습니다. 종교라는 제도는 있지만, 종교가 지니는 보편적인 사랑과 공동선을 위한 연대가 무력해진 적도 있습니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계몽주의 시대를 지나왔습니다. 산업혁명과 과학혁명으로 우리는 검색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40억 명 이상의 인구가 매일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종교만이 최고이며, 최선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민주화된 시대에, 자아를 잃어버리고 사는 시대에 무엇이 희망을 주고, 무엇이 위로를 주며, 무엇이 용기를 줄 수 있을까요? 내가 원하는 것을 그만큼 남에게 해 줄 수 있는 ‘황금률’을 지키는 겁니다. 우리 모두가 잠시 머물다 가는 지구의 환경과 생명을 위해 함께 연대하는 겁니다. 적자생존, 양육강식, 승자독식이라는 ‘틀’을 벗어버리고, 홍익인간, 인내천, 자비와 사랑이라는 ‘옷’을 입어야 합니다.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나는 네 가운데에 있는 ‘거룩한 이’ 분노를 터뜨리며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리라.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삶이란 길>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나를
보내시는 벗
나를
맞이하시는 벗
그 사이
나
걷는 길
나를
맞이하시는 벗
만나시러
나를
통해서
나를
보내시는 벗
걷는 길
나를
보내시는 벗
만나시러
나를
통해서
나를
맞이하시는 벗
걷는 길
오늘의 성인
성 베네딕토(Benedict)
신분 : 수도원장, 설립자
활동지역 : 누르시아(Nursia)
활동연도 : 480?-547년?
같은이름 : 베네데토, 베네딕도, 베네딕또, 베네딕뚜스, 베네딕투스, 베네딕트, 분도
서방 수도생활의 아버지인 성 베네딕투스(Benedictus, 또는 베네딕토)는 480년경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Umbria) 지방의 누르시아에서 태어나 부유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는 로마(Roma)에서 수학하였으나 도시생활의 혼란과 방종이 그로 하여금 광야로 가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500년경에 그는 그곳에서 30마일 떨어진 엔피데로 갔다가 은수자의 생활을 하기로 결심하고 수비아코(Subiaco)에 정착하였다.
여기서 그는 3년 동안을 동굴에서 살았는데, 로마누스(Romanus)라는 은수자에 의하여 음식을 공급받았다. 독수자가 되는 것이 그의 소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성덕과 엄격함이 널리 알려져서, 그는 비코바로(Vicovaro)에 있는 한 수도자의 공동체로부터 그들의 원장이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수락하였으나, 그들이 그의 엄격한 규칙에 반대하여 마침내 그를 독살하려고 시도하자 수비아코로 되돌아왔다.
그 후 곧 수많은 제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자신이 임명한 원장의 지도하에 있는 12개의 수도원을 조직하고 일과표의 일부로서 노동을 실시하였다. 수비아코는 영성과 학문의 중심이 되었다.
그는 인근의 본당사제이던 플로렌티우스가 자신의 활동을 시기해 죽이려 하자, 다른 수도자들의 안전을 위해 그곳을 떠나 529년경에 몬테카시노(Monte Cassino)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아폴로에게 헌정된 이방인 신전을 파괴하고 인근의 주민들을 그리스도교로 개종시켰으며, 530년경에는 서방 수도원의 발생지가 되는 몬테카시노 수도원을 건립하였다. 그의 성덕과 지혜 그리고 기적에 대한 명성이 수없이 퍼져나가 또다시 많은 제자들이 몰려왔다.
그는 수도자들을 단일 수도원 공동체로 조직하고, 상식을 존중하면서도 올바른 금욕생활, 기도, 공부 그리고 일 및 한 명의 원장 아래 있는 공동체 생활을 규정하는 저 유명한 규칙을 썼다. 이 규칙은 순종과 정주 그리고 신심을 강조하였으며, 수도생활의 기초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수도자들을 지도하면서도 통치자와 교황의 고문을 담당하였고, 가난한 이들을 돕고, 도틸라의 침공으로 황폐해진 롬바르디아(Lombardia)를 재건하는데 정열을 쏟았다.
그는 547년경 3월 21일 몬테카시노에서 선종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8세기 말부터 여러 지방에서 7월 11일에 그의 축일을 기념해 왔다. 성 베네딕투스는 1964년 10월 24일 교황 바오로 6세(Paulus VI)에 의하여 유럽 전체의 수호성인으로 선언되었다. 그의 문장은 깨어진 컵, 까마귀, 종, 아바스 문장 그리고 숲이다.
성녀 올가 (Olga)
활동년도 : 879-969년
신분 : 과부
지역 : 키예프(Kiev)
같은 이름 : 헬가
러시아의 프스코프(Pskov) 출신인 성녀 올가는 러시아 키예프의 왕자인 이고르 1세(Igor I)와 결혼하였으나, 945년에 남편이 살해되자 수많은 살해자들을 무더기로 처형케 했던 장본인이다. 그녀는 한동안 왕의 섭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던 중 957년에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에서 세례를 받으면서 생활을 완전히 개혁하였다. 이때부터 그녀는 백성들의 그리스도교화를 위하여 노심초사하는 한편, 오토 1세 황제에게 선교사를 요청하기까지 하여 그녀의 아들인 스뱌토슬라프(Svyatoslav)를 개종시키려 하였으나 성공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손자인 성 블라디미르(Vladimir, 7월 15일)가 러시아 선교에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성녀 올가는 헬가(Helga)로도 불린다.
성인 비오 1세 (Pius I)
활동년도 : +154년경
신분 : 교황, 순교자
지역 :
같은 이름 : 비우스, 피오, 피우스
루피누스(Rufinus)의 아들로서 아퀼레이아(Aquileia) 태생인 성 비오는 “목자”의 저자인 헤르마스의 연인인 듯 여겨지며, 후일에 해방된 노예였다. 그는 140년경에 교황 성 히기누스(Hyginus)를 계승하였고, 그의 재임 기간에는 발렌티누스주의(Valentinianism) 이단과 마르키온(Marcion)의 영지주의 이단 때문에 큰 곤욕을 당했는데, 이들은 모두 비오 1세로부터 단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