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3일(목) 해가 지는 때가 있다
성경 창세기 28:10-15
찬송 338장
야곱은 지금 야반도주 중입니다. 브엘세바를 떠나 하란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형 에서를 속여 장자권을 취한 뒤 외삼촌 라반이 있는 하란으로 몸을 피하는 것입니다(10), 약 800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최선을 다해 도망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해가 졌습니다(11). 가로등도 없고 핸드폰도 없는 시대이니 해가 지면 선택지는 오직 한 가지, 그 자리에 멈추는 것입니다. 길도 낯선 광야에서 잘못 움직였다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야곱은 지금 해가 져서 어쩔 수 없이 유숙해야 하고, 머물러야 합니다.
우리 삶에도 이렇게 멈추어 서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해가 져서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해가 진 그곳이 바로 광야입니다. 재정의 광야, 관계의 광야, 건강의 광야 등 우리는 삶에서 언제 어떻게 광야를 만나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답답한 상황 말입니다.
그러나 야곱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멈춰버린 그 광야에서 야곱은 하나님을 만납니다.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아 있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찾아와 그를 만나 주십니다. 하나님은 친히 자신이 누구인지 말씀하시고, 야곱의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에게 약속하셨던 언약을 다시금 상기시키십니다. 그리고 야곱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결코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더해 주십니다. 야곱은 귀로만 들어 오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도망가는 야곱에게 해가 지는 상황은 원치 않은 답답하고 막막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하나님은 그를 만나 주시고, 언약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셨습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답답하고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동 안에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하나님을 경험하고 만나는 놀라운 은혜를 누리게 하십니다. 우리 삶이 내 힘과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 손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날마다 신실하신 하나님을 만나는 은혜를 누리기를 축복합니다.
내 삶에 해가 졌던 때는 언제입니까? 그때 하나님을 경험했습니까?
하나님, 내 힘으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눈을 들어 나를 떠나지 않고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내 삶을 인도하시는 좋으신 하나님을 경험하는 은혜를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