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목) 나를 돕는 자 되소서
성경 시편 30:4-12
찬송 400장
구약학자 김정준 박사는 『시편명상』에서 시편 30편을 '용궁에서 나온 자의 시'라고 말합니다. 1954년 캐나다 유학을 마치고 배를 타고 고국으로 돌아오던 그는 태평양에서 큰 폭풍을 만났습니다. 배가 기관 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는데 다행히 근처를 지나던 같은 회사 배와 연락이 닿아 쇠줄로 서로 연결해 예인했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쇠줄이 거센 풍랑을 이기지 못하고 두 번이나 끊어졌습니다. 배 안은 절망과 비탄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때 김정준 박사를 지탱해 준 말씀이 시편 30편이었습니다. "내가 무덤에 내려갈 때에… 여호와여 들으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여호와여 나를 돕는 자가 되소서(9~10)." 사람들은 김정준 박사가 수장되었을 것이라며 절망했다가 살아서 귀국하자 그를 '용궁에서 살아온 자'라고 불렀습니다.
인생은 언제나 잔잔한 파도만 있는 게 아닙니다. 풍랑이 일어날 때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항해한 사람은 바다의 변화무쌍한 모습까지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시편 30편은 다윗이 큰 병이 들어 죽을 지경에 이르러 쓴 시입니다. 죽음의 자리에서 그는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항상 자기 삶을 인도해 주셨음을 깨닫습니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감사의 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이 잘나갈 때 하나님의 도우심을 잊고 교만했던 것을 고백합니다. 진심으로 회개하는 그를 하나님은 용서해 주셨습니다.
다윗의 시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구조가 있습니다. ‘기-승-전-찬양’입니다. 그의 노래는 언제나 감사와 찬양으로 마무리됩니다. 다윗의 감사와 찬양은 단순히 병 고침을 받고, 생명의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나오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과 섭리가 선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오는 것입니다. '나를 돕는 자 되소서'라는 노래는 이미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본 자가 외치는 확신의 노래입니다.
슬픔의 노래를 춤으로 바꾸어 주시는 주님께서 슬픔의 상복을 벗게 하시고 기쁨의 나들이옷으로 갈아입히셨다는 것을 아는 영혼은 잠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를 돕는 자 되소서! 오늘 우리가 부를 노래입니다.
나는 돕는 자이신 주님을 찬양할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까?
하나님, 돕는 자이신 주님만을 바라보는 인생이 되기를 원합니다. 생명의 근원이신 주님만 의지하게 하옵소서. 내게 초점을 맞추고 나 자신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아무 조건 없이 주님을 찬양하는 믿음을 허락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광섭 목사 / 전농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