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통하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할 때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마라.”고 말씀하시며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빈말을 되풀이 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전화선이 끊겨져 있을 때 수화기에 아무리 많은 말을 한다 해도, 아무리 크게 말을 한다 해도 말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본당에서 사목할 때 어느 해에 사목지침으로 “기도를 통하여,
주님께로”로 정하고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살아서 우리가운데 현존하시는 주님과 만나고 그늘 그분의 음성을 듣고,
그분의 사랑의 손길을 느끼며 사는 삶이기를 강조하였습니다.
즉 주님 늘 연결된 삶을 살기를 원해서였습니다.
성 요한 비안네 신부님의 자서전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매일 오후면 성당에 와서 기도하는 농부가 있었습니다.
늘 성당 맨 앞자리에 앉아서 한 시간 동안 감실을 바라다보다가 갑니다.
하루는 신부님께서 이 농부를 불러 물어보십니다.
매일 와서 성체 조배를 하고 가는데 어떻게 기도하느냐고! “신부님 어떻게 기도하긴요?
내가 사랑하는 예수님을 바라보니 좋고, 예수님과 함께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라고 말했답니다.
여러분은 성당에서 기도할 때 예수님을 만나고 있습니까?
일상의 삶 안에서 늘 예수님을 만나고 계십니까? 늘 그분의 현존을 느끼며 그분과 대화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성당에서 기도할 때 한 시간쯤 지난 것 같은데 시계를 보면 1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은지요?
기도에서 내가 많은 말을 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애인을 만났을 때 정다운 친구를 만났을 때 시간이 참으로 빨리 지나간다고 느껴집니다.
참 사랑의 관계가 없다면 만나 대화하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함께 있는 것이 기쁘지 않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섭리 안에 살아가기를 명하고 계십니다.
진실한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고 서로 용서하는 삶을 살 때 우리는 주님께로부터 축복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성숙한 신앙인은 우리가 무엇을 청하기 전에 우리가 주님께 무엇을 드릴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2021년 617 연중 제11주간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