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위에 집을 짓는 자
오늘은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성 이네네오는 130년경 소아시아 스미르나(지금의 터키 이즈미르) 출신으로 로마에서 공부한 뒤 프랑스 리옹에서 사제품을 받고 그곳에서 25년간 주교로 봉직한 분이십니다.
성 이레네오는 가톨릭의 수호자라 칭할 정도로 2세기에 가장 뛰어난 신학자이셨습니다.
그 당시 만연하였던 이단을 대항하여 성경을 토대로 한 정통교리를 확립하신 분이십니다.
202년에 순교하셨습니다.
한 젊은이가 우연히 장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유심히 보다가 너무나 궁금했는지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니, 어쩌다가 앞을 못 보게 되셨는지요?”그 장님은 무덤덤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젊어서 눈을 너무 많이 써서 그렇답니다.”이 이야기를 들은 젊은이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자신도 지금 눈을 너무나 많이 쓰는 일을 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자기도 언젠가는 이 장님처럼 앞을 못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젊은이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눈을 아낄 수 있을까 하고…….
다음날, 이 젊은이는 한쪽 눈을 가린 채 다른 한쪽 눈으로만 보고 다니는 것입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사람이 젊은이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왜 한쪽 눈을 가리고 다니는가?”
“한쪽 눈은 아껴두었다가 지금 쓰고 있는 이 눈이 망가졌을 때 쓰려고요.”
세월이 흘러 드디어 한쪽 눈이 잘 안 보이게 되었습니다.
젊은이는 드디어 아껴둔 나머지 한쪽 눈을 쓸 차례라는 생각을 하면서 눈의 안대를 풀었습니다.
그러나 그 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눈은 너무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해서 완전히 망가져 있었습니다.
이 청년은 쓰지 않으면 나중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뜻과는 달리 한 번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들 역시 이 청년의 모습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들에게는 많은 재능들이 있습니다.
그 재능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공동이익을 위해서 주님께서 주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재능을 아끼려는지 꼭꼭 자신의 깊숙한 곳에 숨겨둡니다. 그리고는 말합니다.
“나는 능력이 안돼요.”스스로 능력이 안 된다고 숨어버리는 것.
그 모습이 바로 장님이 될까봐 한쪽 눈을 가리는 청년과 무엇이 다를까요?
“영성적으로 삶이 있으면 결실이 따라 온다”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 때, 능력 있는 대로 봉사하고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에 충실하고 사랑을 실천하고, 낮은 자로 생활하려 노력한다면 영적이 결실이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열매 맺지 못한 무화과나무를 말라 죽게 한 성서의 말씀을 기억케 합니다.(마태오21,18-19참조)
탤런트비유의 말씀에서 이익을 남기지 못한 한 탤런트를 받은 종의 것을 빼앗고
호통 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마태오25,14-30참조)
하느님 앞에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삶이 반석위에 집을 짓는 지혜로운 삶일 것입니다.
2021년 6/28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