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수필]
초은 김은희
망망한 바다위
뱃사공들의 콧노래
인천 연안부두에서
몸을 싣고 떠난 섬 여행의 기억들이
주마등 처럼 밀려온다
시대적으로
열악했던 70년대
휴일을 이용해
섬여행을
준비하는 전날 밤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짐을 챙기며
물자도 귀하다는 생각에 라면과 신문지도 넣었다
배편이 하루에
한번 밖에 없던 시절
지금은
멋진 펜션도 많고
좋은 환경속에
편히 쉴 수 있는
장소가 많지만
그때는 민박도 없었던
섬마을은 나에겐 도전이였다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 선장님 배려로
섬에 도착하는 대로 이장님댁에
여장을 풀기로 했다
내리자마자
군인 아저씨들이
민증을 보자고 했던 눈초리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안내 받아
대문도 없이
돌 담장으로만
가려진 이장님댁에 다달았을때
내 마음은 벌써부터 여행을 하고 있었다
지금 보단 안전하고 치안에 신경쓰던
시대가 아님에도
혼자
여행은 쉽지 않은때였다
그러고 보면
모험심 많고
여행과 사색
글쓰기를 좋아했던
문학 소녀임에는
틀림이 없었나 보다
서울에서
아가씨 혼자 ?
네 ! 섬 답사를
하려고 왔습니다
사모님께서
문간 제일 끝 작은
사랑방을 열어 주시며
이방은 딸이 쓰던 방인데 육지로 나가 공부하고
결혼도 해서
지금은 비어 있단다 편히 쉬라고 하시는 어머니 같은 푸근함에 낯설음도 이내
녹아 내렸다
가방을 내려 놓고
난생 처음
섬마을을 둘러보니
집은 몇채가 안되었다
장봉도 섬을
지키고 계셨던 이장님
냉장고 선풍기도
제대로 없던 시대
저녁상을 물린후
모깃불 피워놓고
우물속에서
헤엄치던 수박을 두레박으로
건져 올리신다
속까지 시원 해진
커다란 수박이
기다리고 있다는듯
마실 나온 동네 아주머니들도 맞이한다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달빛 벗삼아
더위를 날리며
도란 도란
덕담도 나누시는 모습에
신선이 따로 없었다
사모님께서
서울 아가씨
이맛은 못봤을거야 ! 하시며
살이 통통한 건새우를
간식으로 내오신다 고소하고 쫀득한 새우
더위를 달래주는
시원한 수박
저 멀리서 들리는
귀에 익은
7080 노래들이 통키타의 선율에
밤하늘을 수 놓는다
10분 정도 걸어가면
백사장이 있다는
사모님 말씀이
아마도 지금 생각하면 한들 해수욕장인듯 싶다
지금도 그곳에 계신다면
꼭 찾아 뵙고 싶습니다
47년만에
다시 돌아본 장봉도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바위섬
가까워도 먼곳과 같아
못간다는 작은 섬 멀곶
나는 행복섬이라는 이름을 달아 주었다
별이 쏟아지는
장봉도의 섬마을 추억으로 물들이는 여름날의 세레나데여 ~
# 장봉도의 추억 #
# 70년대 이장님댁 #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배려에 좋은 여행할 수 있게 해주신 가족분들의 안부도 함께 전합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김은희 수필 신인상
홍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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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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