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리셨다.
별로 도움 될게 없어도 그냥 나의 서울 상경기를 쓰려고 하니 불평일랑 싸그리 집에가지고
가서 쌈싸먹도록........ 아무쪼록 별볼일 없는 글을 생각없이 읽기 바란다.
그리고 나는 상대적으로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외모가 면접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만 큰것이 었기에 나의 외모로 면접자들이 신뢰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학점 존나 낮다. 3.0만 받았다면..... 이런 생각을 한 적도 많았다.
나는 대학에 들어와 수업방식이 고등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고 실망해서 거의
수업을듣지 않았고 학교에서 치는 시험 중심으로 공부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점은 매우
낮았다.
그리고 취직할 생각도 없었다. 아버지가 하시는 사업을 나중에 내가 물려 받으려고 생각
하고 있었다.
그런데 imf 이후 졸업할 때 쯤에 내 생각이 틀어 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취직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2000년도에 취직한 사람은 내 주위에 군인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다.
때는 2000년 2월 어어느덧 시간은 흘러 대학의 마지막을 알리는 졸업식.
그 전날 내일 졸업식이라는 것을 까먹고 술을 무지무지 많이 먹었다.
띠디리리리~~~~ 휴대폰소리에 술이 덜깨 뽀개지는 머리를 감싸고 전화를 받았는데 수경이 목소리가 들렸다.(수경이가 9기였나??? 갑자기 기억이 안나네. 수경아 미안 ^^)
'선배 머하세요'
'으.........자고 있었따~아.'
'선배 졸업식안와요?'
"아!!!!! 맞다!!!!!! 내졸업시~익~~~~~~~~!!!!"
아 좆됐다....시계를 보니 10시였다.
급하게 학교에 갔더니 운동장에 사람들이 다 가고 없었다. 동방올라가서 후배하고 앉아 있다가 왔다.
이렇게 나의 졸업식은 끝나고 말았다. ㅠ.ㅠ
나는 예전부터 서울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집을로 돌아가자 마자 서울로 간다고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
"엄마.."
"와?"
"내... 내일 서울올라간다"
"머하로?"
"서울생활하러"
"머 잘못문나"
서울가서 정착할 돈이 필요했다.
"내 서울 라가는데 방도 잡고 처음에 정착할라모 돈이 있어야 되니깐 유산 물리주는 셈 치고 1000만원만 도"
"유산 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라모 작은 셋방이라도 구해야 되니깐 500만원만 도....."
"미친나"
"그라모 서울가서 처음에 여관이라도 잡아야 되니깐 딱짤라서 백만원!! 와~싸따 백만원"
"씰대없는 소리 하지마라"
"그라모 오십만원"
"........."
"서울올라가서 며칠은 잠잘 때 있어야 될 거 아이가 30만원만도!!!!"
"내한테 말하지 마라"
"좋다.... 그렇다면 밥값이라도 있어야 되니깐 10만원만"
"............"
"올라갈 차비 3만원!!!!"
그냥 나가버리신다. 냉정하다.
아버지 한테 갔다.
"아버지.............저............있다아임니꺼...............내 서울올라가는데예........"
그러자 아버지께서 다음말이 나오기도 전에
"엄마한테가서 이야기 해라."
헉............... 더이상 대화가 안된다......
그래서 할수 없이 누나한테 가서 27만원 빌렸다. 꼭 갚으란다.....(지금까지 안갚았다.)
그래서 나는 27만원을 들고 서울로 올라 왔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깐 27만원으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친구들 알아보니 서울에 한놈이 아직 단국대 국어국문학과 다니는 녀석이 있었다.(지금은 영어 학원 강사 하고 있다. -.-;;)
아...잘됐다 저놈한테 붙어야지....
그래서 그놈집에 들어가서 대학생활 다년간의 빈대생활을 훌륭하게 써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당장 쓸 돈을 벌기 위해 2000년 3월 2일 부터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밤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한달에 120만원을 받았었다. (그리고 일하는 동안
지금까지 알아왔던 고등학교 선배, 친구들 서울에 있는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내가 서울에 있다
는것과 취직준비를 하고 있다는것,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그리고 관세사 밑에 사무원으로 일히고 있는 친구가 있었는데 2000년 4월 20일경 연락이 왔다.
"은배야 우리회사하고 거래하고 있는 동화면세점이라고 있는데 지금 사람한명 구하는 갑더라
니 한번 이력서 가져 오바란다."
동화면세점이라....... 우리나라 5대 면세점이면서 신라면세점과 라이벌에 있는 동화면세점....
지금 툭하면 촛불시위를 동화면세점 앞에서 하는..... 그 유명한 동화면세점....그것도 대기업...
그런데 가져 오라는 서류를 보니 이력서 , 자기소개서, 주민등록등본,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호적등본 등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다른건 다 괜찮은데 성적증명서를 가져 오란다.
나의 학점은 4.5 만점에 2.23!!! 이거 완전히 공부를 안한거나 마찬가지다.
나는 다른건 다 자신있었다. 시험을 쳐서 들어가는 회사라면 실력이 자신있었고 면접도
무조건 자신있었다. 나는 자신감 하나로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걱정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성적증명서라니.........어허 이거참..... 난감했다.
그래서 서류를 모두 준비하고 찾아 가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기분이 찜찜했다.
그래서 가지고 가다가 2.23짜리 성적 증명서를 찟어 버리고 나머지만 가지고 갔다.
그랬더니 내일 면접이라고 10시까지 나오란다.
서류보고 성적증명서 가지고 오라고 할줄 알고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 다행이 눈치 못챘나 보다.
다음날 깔끔하게 차려 입고 광화문 앞 20층이 넘는 동화면세점 빌딩안으로 들어섰다.
나는 면접을 처음 보지만 무조건 자신이 넘쳤다. 넘치다 못해 자신감을 뚝..뚝... 흘리면서 걸어갔다. 질질흘렸나.....? -.-?
면접을 보러 갔더니 한명뽑는데 사람이..............너무..........................많다..................
그래도 내가 면접순번이 빠른편이었다. 여기는 면접이 4단계로 나눠진다.
먼저 서류면접을 보고 두번째로 이사 면접을 본다. 세번째로 상무면접. 마지막으로 사장면접을 본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들 서류 통과를 한 사람들이었다.
내 앞에 있던 사람들이 한명씩 이사실로 들어갔다가 나왔는데 보통 2분정도 면접을 보는것 같았다.
기다리는 동안 긴장을 하지 않는 나도 많은 대기자와 같이 약간 긴장을 하고 있었다. 사실 다른
대기자도 긴장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말없이 있어서 긴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머리속에는 오로지 성적증명서를 왜 안가져 왔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생각밖에 없었다.
다른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내차례가 왔다. 총무과장이 나를 이사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긴장을 하고
"안녕하십니까!" 짧고 단호하면서도 명확하게 인사를 했다. 한마디로 그냥 인사했다.
이사 목소리가 성우같이 부드러웠다. 순간 '옛날 여자들 한테 인기 좋았겠군.. 이라고 생각했다.'
이사가 총무과장한테 받은 파일을 보더니
"자네 법학과 나왔나?" 물었다.
"네 경남대학교 법학과 나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서울사람들은 경남대학교가 사립인지 잘모
른다. 무슨과 나왔냐고 물으면 무조건 학교이름도 같이 이야기 하는게 유리하다.
"서울은 왜 올라 왔나?"
"네 저는 태어나서 부터 학교를 진해 마산 창원에서 다녀서 그 곳 밖에 모르고 살았습니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 라는 말이 있듯이 더 넓은 세상을 체험 하기 위해 올라 왔습니다."
"오호.... 그래 .....서울 올라 와 보니 뭐가 다르던가?"
"네 첫째로 문화생활이 달랐습니다. 진해에는 무료 공연하는 곳이 없고 일반 공연하는 곳도
찾기 힘듬니다. 그런데 마로니에 공원같은데서는 무료공연도 하고 사람들 생각하는 것도
지방하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어떤생각이 다르다는 이야기인가?"
"네.. 여기 사람들은 정치적 생각이 지방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주위 사람들이 정치가 어떻고 누가 잘못했고 누가 잘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많은사람들이 신문을 보고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 정부를 욕하고
하는 것을 이야기의 핵심으로 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 그래.. 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참 문제가 많아"
여기서 부터 면접관이신 이사님과 이야기의 공감대를 찾아냈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면접의
승부를 걸고 내가 의도하는 쪽으로 면접을 끌고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14대 총선때 국회의원으로 출마하신 기호5번 박상호 선생님의 사무부장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깨끗하게 치뤘다고 보도된 그 총선에서도 15억 이상 쓴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참고로 진해는 한도액이 9천5백만원이었습니다."
" 법학과를 나왔다고 했는데 법학도로서 그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대한민국의 기본법인 헌법부터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독립을
하면서 유진오 박사가 헌법초안을 만들었을때 그 헌법초안은 대통령제가 아니고 의원내각제
였습니다. 그런데 내각을 이끌 사람이 김구와 이승만 밖에 없었는데 김구는 통일 조국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고 했고 이승만은 대통령제가 아니면 안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할수 없이 의원내각제 헌법에 대통령제를 억지로 끼워 맞춘 희한한 헌법이 만들어
졌습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의 맹점은 우선 권력누수 현상을 막을 장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죽고 났을 때 최규하가 임시 대통령직을 수행했지만 그건 인사권 조차 없는
껍대기 대통령권한 대행으로서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두환같은 사람이
나타나 권력 누수 현상이 일어 난 것입니다. 제대로 된 대통령제를 할려면 그에 맞는 헌법을
만들어 부통령제를 신설 해야하고 그에 맞는 삼권분립도 다시 짜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삼권 분립은 삼권분립이 아니라 삼권통합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당의 총수고
여당이 다수당이면 그 대통령은 이미 국회도 장악한 것입니다. 그리고 대법원장도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있어 사실상 사법부도 행정부가 장악한 것과 다름없습니다.(그때 당시는 그랬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바로설려면 헌법부터 고쳐서 제대로 된 대통령제나 의원내각제로 바꿔야
합니다."
이렇게 면접이 진행되었는데 그후로는 어떤이야기가 오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치이야기만 했기 때문이다.
다른사람들은 면접을 2분정도 봤는데 나혼자 30분을 봤다.
마지막으로 이사님이 그랬다.
"사장님이 여자사장님이신데 씩씩한걸 좋아하시네 열심히 해보게" 그리곤 서류에 뭔가를 적었다.
아니...최종면접도 아닌데 열심히 해보라니..... 이사님의 멘트에 느낌이 좋았다.
이 면접에 통과한 사람만 상무면접을 봤다.
상무면접을 보러 갔는데 서류에 이사가 뭘 적어놨는지 상무님이 한마디만 하셨다.
"열심히 하게"
"네 알겠습니다."
어안이 벙벙했다. 아싸라비야~~~~~ 내게 이런 행운이 오다니!!!
사장면접은 임원면접과는 다르게 4명씩 들어가서 한꺼번에 보는 방식이었다.
총무과장의 안내를 받아 빌딩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사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막내 딸이었다.
“1번부터 4번까지 들어오세요.”
들어서는 순간 사장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마녀의 얼굴처럼 보였다.
“안녕하십니까. 우리 회사는 고객의 90%가 일본인이라서 일본어 테스트를 하겠습니다.”
엇!!! 아~~씨~~ 좆됐다. 일본어는 무슨 일본어.... 태어나서 일본어는 배워본적어 없는데..
아는 일본어는 기껏해야 우라마시, 하코마시, 기리, 사시미 뭐 이런것밖에 모르는데...
사장 : “%*%$^&R&^%$&%*^%*^^%$*$*$#*%$%#*%$**^%**"
기호 1번 : $%&^%$*&(%$%^^%*%*^%&()%%^^%$#@$$*&()*)@^$%
일본어를 너무 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사장과 웃으면서 대화도 나누는 것이었다.
일본어로............. 정말 잘한다!!!!!!!!
순간 아악~~~~~~안~~~~되~~~에~~~~~~~절망했다
저 사람이 되겠군....... 이 순간 내 머릿속은 허탈, 긴장, 시기, 질투, 실망 등 복잡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그야말로 정신없었다.
그리고는 다시 영어로 질문한단다. 썅!! 내 영어실력은 아임 어 보이 유아라걸
이런 수준이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고등학교 때는 영어 시험을 거의 다 찍었었다.
이런 상황에서 면접은 계속되었다. 기호 1번 엄청난 사람인가보다 영어회화도 엄청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 to be continue-
카페 게시글
廣野인들의 수다
나의 서울상경기(1) 드디어 개봉!!
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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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1.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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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배 넘 재미있는걸요^^ ㅋㅋ 2차 기대하겠습니다.
ㅋㅋ..은배야..잼있다.. 후속편도 기대하마..ㅋㅋ
흥미진진하군요. 크흠~! 담편 올려주세욧!!
ㅋㅋㅋ 역쉬... 은배선배.. 하하하.. 언능 2탄 올려요.. 하하하
드르륵....!
경화야 서울있다며 오데있노 연락함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