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대략 오후 1시경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언니와 함께 강변역의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았다. 그 사이에 엄식과 늙은이 합류. 현용은 늦장을 부리다가 약속 시간을 훌쩍 넘긴 2시 30분 정도에 터미널에 도착.
여기서 부터 일이 약간 꼬이기 시작한다. 계획이 치밀하지 못해서였겠지만 동서울 시외 버스터미널은 버스 타는 시간과 좌석이 정해져 있단다. 대략 낭패닷.. 2시 40분에서야 표를 끊으니 5시 20분 차란다. 시외버스를 예매하고 좌석이 정해져있다는 것은 난생 처음 듣는 얘기닷..
어쨌든 일단 차 타는 곳으로 가서 기다려 보라고 안내원이 말해준다. 기다리다고 자리가 비면 타고 가면 된다고. 버스 타는 곳에 가보니 줄이 상당히 길다. 대략 100명 정도는 줄을 서 있는듯.. 그러나 어쩌랴 기다리는 수 밖에.. 그래도 다행히 1시간 정도 기다려서 3시 45분 버스를 탔다. 청평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예정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긴 1시간 50분이 걸려서 5시 반 가량.. 팬션에서 나온 차를 타고 팬션에 힘들게 도착했다. 북한강 변의 팬션 썩 괜찮은 편이다. 바로 앞 강변에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다. 거기서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플라이피쉬라는 것을 탔다. 대략 바나나 보트와 비슷한데 2-3명이 타고 앞 부분이 위로 붕 떠서 물에서 살짝살짝 뜨는 것이 상당히 재미었다.
아! 그리고 청평 터미널에서 듣기로 청평서 동서울 갈려면 일요일에는 대여섯시간 걸린다고 해서 쫄아서 부랴부랴 청평역에 가서 청량리로 가는 입석표를 예매했다. 다음 날 이 기차 시간 맞추느라 애 먹었지만 서울까지는 그나마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물놀이 후 사가지고 간 고기를 구워 먹고 술도 한 잔 하면서 편안한 밤을 보내다가 새벽 2시경에 잠 들었다.
다음 날 아침 8시경에 기상. 팬션에서 아침을 먹기로 계획했으나 예상 외로 아침을 10시부터 준단다. 그래서 전날 사가지고 간 쫄면(?)과 남은 밥과 수박으로 허기를 달래고10시경에 남이섬으로 향했다. 청평 터미널에서 가평 터미널로 거기서 다시 남이섬 선착장으로. 도착해 보니 대략 11시경..
선착장에서 약 2-3분 배를 타고 들어가니 말로만 듣던 남이섬이닷.. 원래는 육지와 연결되기도 하고 섬이 되기도 하는 곳이었는데, 청평댐 공사를 하면서 완전히 섬이 되었단다. 섬은 굉장히 작고 아담하다. 둘레가 수 킬로 정도 밖에는 안 되는듯..
쭉쭉 하늘을 향해 뻣은 나무들이 울창하다. 정오였지만 다행히 그리 더운 날씨는 아니고 나무 그늘 덕택에 쾌적하게 돌아 볼 수 있었다. 겨울연가 덕택에 유명해 진 섬이라서 그런지 겨울연가의 유명한 장면이 나왔던 장소가 홍보되고 있었고, 관련된 사진, 이름을 딴 음식점이 꽤나 즐비했다. 특히나 일본에서 인기가 많아서인지 일본인 관광객들이 꽤나 많았다. '연가'라는 음식점에서 '옛날 도시락' 이라는 메뉴를 시켜 먹었다. 네모 반듯한 양은 도시락에 밥, 김치, 계란을 넣고 이것을 달궈서 준다. 그러면 장갑을 끼고 신나게 흔들어 섞어 먹는 도시락. 언젠가 티비에서 본 적이 있는듯.. 생각 보다는 훨씬 맛있었다. 옆에서 얘들은 양이 적다고 투덜투덜..ㅋㅋ
최지우와 배용준이 저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메타세콰이어 숲 길', 섬 주위의 산책로 등을 구경하다가 사진도 찍고 자리 펴고 앉아서 좀 쉬다가 남이섬을 빠져 나왔다.
여기서부터 또 일이 약간 꼬이기 시작한다. 기차 시간은 3시 35분. 우리가 남이섬에서 빠져 나온 시각은 2시 50분 정도. 거기서 택시를 타고 기차역까지 넉넉잡고 10분. 그러나 우리의 예상과는 반대로 택시를 타기 위해 기다를는 사람이 대략 50명..헉.. 시간이 계속 간다. 3시, 3시 10분.. 우리는 초조해진다. 택시를 조금이라도 빨리 잡기 위해 나와 엄식은 더 앞쪽으로 나와서 택시를 잡기로 하고 걸어갔다. 그러나 다행히 택시를 잡기 위해 섰단 줄이 엉키면서 나머지 일행들이 택시를 일찍 잡아서 우리는 시간에 늦지 않게 가평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 가슴 졸이는 시간이었다. 만약 기차를 놓쳤다면 서울에 늦게 도착 할 것이고, 예매해둔 버스표는 쓰레기 조각이 될 뻔했다. 어쨌든 우리는 기차를 타고 청량리에 도착, 엄식과 나는 재빨리 동서울 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버스 출발 2분전.. 정말 숨 넘어간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버스를 잡아 타고 서야 겨우 안도의 한 숨을 내 쉴 수 있었다. 여행의 피로로 광양까지는 잠을 자면서 왔다. 성수기에 여행이 이렇게 사람 피곤하게 하는 지 처음 알았다. 막히는 도로와 빡빡한 일정. 좀 더 미리 준비하고 넉넉하게 계획을 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그렇지만 젊어서는 고생을 사서 한다고 하지 않던가! 친구들과의 여행은 그들과 함께 이기에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겨우 다섯명의 적은 인원이었지만 빡세고 재미 있는 여행이었다.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말이 상당히 길어졌네. 원래 계획보다 인원이 줄어서 조금 맥 빠진 여행이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여행이었으니 다음에는 꼭 좀 더 많은 사람이 같이 같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댓글 덧붙여, 그 날 밤에는 강남에서 뒷풀이를 했지롱.. 늘그니, 현용이랑, 나랑.. ^^
엠티라 하기엔 정말 조촐한 인원이였구나.. 여튼 잘 다녀온것이 부럽기만 하다... 음................-- 나도 놀러가고 싶어~~
올겨울엔 안전한 곳에서 놀자 ㅋ... 아무튼 멋진여행였어...
늘글쓰.. 겁쟁이.. 죽음의 공포를 다시 한번 느껴 볼테냐? 스키장으로?ㅋㅋ
움..안봐도 비디오네~ 잼있게 잘 놀았구나~ 스키장은 꼭 가야지..몸 만들어서..ㅋㅋ 오또 미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