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배로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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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씨의 가석방은
여름휴가 등의 이유로 절차가 조금 늦어져
11월 20일에 가석방과 동시에 한국으로의
강제 출국이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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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마침 그 전날 시안(西安)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위해 간절히 축복기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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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중에
그녀가 8년 만에 감옥에서 나오는 것이니
돈을 좀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체적인 금액을 하나님께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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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제가 차비를 조금 주겠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내가 생각했던 금액보다 더 주라고 하셨다.
‘더 주어라.’
‘그럼 두 배로 주겠습니다.’
‘좀 더 주어라.’
‘그럼 네 배로 주겠습니다.’
‘그렇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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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나님께서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주라고 하시는지 알 수 없었지만 순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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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안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총영사와 최영철 경찰주재관 등을 불러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액수의 돈과
이영희 씨를위한 기도문을 봉투에 넣어주며,
공항에서 그녀를 만나면 전달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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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그녀가 공항 탑승구 앞에서
내가 준 돈과 기도문을 보고
한없이 울더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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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주중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그녀를 면회 다니다 서울로 간
식약청의 전은숙 국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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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님, 그 수감자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베이징에서 면회를 다니면서도
가석방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씀하신 대로 됐네요.
이것은 기적이에요. 정말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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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쯤 지나서 한국으로 돌아간
이영희 씨에게서 편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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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가석방시키시기 위해 2년 넘게
애를 써주신 대사님과 대사관 직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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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와보니 오랫동안 중국에서
복역을 해서 가족도 찾을 수 없고 집도 없어서
막막했는데 대사님이 주신 돈으로 작은 셋방을 얻어
지금까지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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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저는 그 추운 겨울 길에서 얼어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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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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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편지 말미에 다시는 죄를 짓지 않고
남은 평생 나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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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는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자신을 석방시키신 일을 사람들에게 간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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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편지를 보며
비로소 내가 생각했던 금액의 네 배를 주라고 하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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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그녀가 보낸 편지를 가지고
직원 전체회의에 들어가 한 직원을 시켜 읽게 했다.
그리고 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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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들입니다.
외교관이기 때문에 나라를 위해서 고생도 하지만
또 많은 특권을 누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국민의 세금으로 그런 삶을 누리는 만큼
국민을 위해 더 봉사해야 합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불쌍하고 힘든 국민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힘을 다하여 도와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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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2년 동안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그것도 죄를 짓고 복역 중인 60세 여성 수감자를 위해
수없이 기도했습니다. 여러분도 이제는
어려운 국민들을 더 사랑하고 도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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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일이 이루어지면
자신의 직을 걸겠다고 큰소리쳤던 직원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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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왜 아직 그 자리에 앉아 있나?”
그 직원이 일어나 대답했다.
“대사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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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와 사형수와 수감자,
이들은 모두 불쌍한 영혼들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불쌍한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지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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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도 지키시고, 사형수도 살려주시고,
60세 여성 수감자도 기도하니까 석방시켜주셨다.
그들의 눈물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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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께서 내 음성과 내 간구를 들으시므로
내가 그를 사랑하는도다 그의 귀를 내게 기울이셨으므로
내가 평생에 기도하리로다 -시 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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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기도하며 자기를 찾는 자들의
생명을 살리실 뿐 아니라 그들의 영혼을
변화시키시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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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로 하여금 한 영혼, 한 영혼을 두고
수천 번씩 기도하게 하시고 일하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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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하나님은 그런 분이다.
그러니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도하면 죽어가는 생명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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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대사 1, 김하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