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4주간 목요일(마르6,7-13)
한눈팔지 말라
여행하기 위해 짐을 챙길 때 이것, 저것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여행의 목적에 따라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꾸려야 합니다. 잘 챙긴다고 해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은 빠뜨리고 쓸모없는 것을, 잔뜩 싸 들고 다녔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다음부터 ‘짐을 줄여야지!’하고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무엇인가 많이 소유해야만 안심이 되는가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선교활동을 위해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습니다”(마르6,8-9).
이 말씀은 한마디로 ‘한눈팔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오직 근본에 충실할 것이지 부수적인 것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일을 하면서 하느님의 능력에 의지해야지 인간적인 그럴듯한 수단을 믿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잔머리를 굴리지만 하느님의 일은 그렇게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도구로 삼아 일하시는 것이지 내가 하느님을 이용하여 일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일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그러므로 성령께 의탁하면서 그분의 뜻에 따라 움직여야지 내가 무엇을 해보겠다고 욕심을 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 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마태7,31) 고 하시며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6,33). 하고 말씀 하셨습니다. 근본에 충실하면 일의 결과는 하느님의 몫입니다.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라고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말재주로 하라는 것이 아니었으니,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헛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1,17). 하고 적고 있습니다. 인간의 말재주로 복음을 전하면 십자가는 그 뜻을 잃고 만다는 말씀입니다. 마찬가지로 복음을 전하면서 물질의 소유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뜻에 의지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훼손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사실 눈에 보이는 그럴듯한 힘을 비워야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힘이 그 자리를 채워주십니다. 보이지 않는 힘에서 보이는 힘이 나오는 법입니다.
일반적으로 처음 여행을 떠날 때 보따리가 큽니다. 그런데 자주 여행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고 보따리가 작아지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주님의 말씀대로 살면 뭔가 손해 볼 것 같은 마음,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말씀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대로 실천하면 할수록 행할 힘을 얻게 되고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인간적인 방법을 접고 주님께서 명하시는 방법을 선택하고 결정함으로써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사람에게서, 물질에서, 나 자신에게서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임의 뜻이
님이 나를 보시기에 아무것도 아니지만
님이 나를 부르시니 기뻐 따르오리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니 당신이 몸소 하소서.
나를 보내시니 뜻이 이루어지소서.
님이 나를 보시기에 아무것도 아니지만
님이 나를 부르시니 기쁘게 따르오리다.
주여 나를 보내소서. 나를 보내 주옵소서.
주여 내게 말씀하소서. 말씀 전하오리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니 당신이 몸소 하소서.
나를 보내시는 뜻이 이루어지소서.
주여 나를 보내소서. 나를 보내 주옵소서.
주여 내게 말씀하소서. 그 말씀 전하오리다. -임석수-
첫댓글 아멘
아멘 🙏 감사합니다 ♡
아멘. 감사합니다 💕
사람에게서, 물질에게서, 나 자신에게서, 자유를 누려야 하겠습니다.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아멘!~~~
묵상 하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