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의 돌림자도 음양오행의 원리에 기초해 작명(4)항렬의 유래와 음양오행
항렬자(行列字)는 이름 글자 중 한 글자를 동일한 글자로 정해
같은 혈족 내에서 같은 세대임을 나타내는 돌림자를 의미
오행상생법·간지법·천간법·지지법·수교법·오상법 등
일반적 항렬자법칙은 6가지며 그외 여기서 파생된 법칙을 사용
■ 항렬자 법칙 6가지
1. 오행상생법(五行相生法)
2. 간지법(干支法)
3. 천간법(天干法)
4. 지지법(地支法)
5. 수교법(修交法)
6. 오상법(五常法)
오행의 상생(목생화, 화생토, 토생금, 금생수, 수생목)은 가족 족보(族譜)에도 적용된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이름을 지을 때 조부, 부친, 나, 손자로 이어지는 항렬(行列)을 따라 이름을 짓는다. 그것이 바로 음양오행의 원리에 근거해서 짓는 ‘오행상생법’이다. 다른 항렬 법칙도 음양오행의 범주를 벗어난 경우는 없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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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권씨 세보 항렬록, 친족 집단 내에서의 계보상 종적인 세대 관계를 나타내는 항렬자. |
이름과는 달리 성(姓)은 같은 혈통을 가진 집안을 대표하는 칭호로서 항렬과는 별개이다. 그러나 이름은 각 개인을 나타내는 칭호로서 한 사람의 일생에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당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손으로 계속 전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름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흔히 작명을 할 때는 그 사람의 사주를 보고 필요한 오행이 무엇인가를 알고 작명 조건에 맞춰 시작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항렬을 따르게 되면 그러한 여러 조건을 무시하므로 좋은 이름을 짓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항렬은 같은 혈족 사이에 세계(世系)의 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한 문중(門中)의 법을 나타내는 의미가 있는 것이어서 각기 가문과 가문 내의 파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항렬자(行列字)는 이름 글자 중에 한 글자를 동일한 글자로 정하여 사용하게 함으로써 같은 세대임을 나타내는 돌림자이다.
항렬의 연원은 고종 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종 초 흥선대원군이 섭정을 할 때 왕명으로 “각 성씨들은 각기 항렬 자를 정하고 여기에 맞춰 작명을 하되 장파(長派)의 항렬 자를 따서 동일하게 하여 성명만 보더라도 그 관향(貫鄕)과 항렬을 바로 알아보고 서로 격목하여 서차를 혼돈해서 망발(妄發)되는 일이 없게 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후에 항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항렬을 외면하고 이름을 짓는 것에 대해 첫째로 세대를 분간하기 힘들고, 둘째로 문중의 율법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러한 사람들에 대해 문중의 법도가 없는 가문의 자손으로 인식했다.
항렬은 씨족 사이의 위계질서를 분명히 하고자 세수(世數: 조상으로부터 자손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대(代)의 수)를 정하고 그 세수에 근거하여 그 글자를 정하였는데 물론 각 집안 마다 항렬을 정하는 법칙에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공통점은 어디에서 시작하여 어디에서 끝난다는 제한성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이 항렬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는데 있다는 것이다. 즉 후대의 자손이 영원하라는 의미인 것이다.
항렬이 쓰이는 방식을 살펴보자.
전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항렬자의 법칙은 6가지이며, 그 외의 것은 이 6가지에서 파생된 법칙을 사용한 것이다.
가장 널리 사용하는 방법이 앞서 말했듯이 바로 오행상생법(五行相生法)이며 간지법(干支法), 천간법(天干法), 지지법(地支法), 수교법(修交法), 오상법(五常法) 등이 있다.
먼저 오행상생법은 주역(周易)의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 근거를 두고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오행이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원리에 의해 생성된다는 학설에 따라 항렬을 정하는 것이다. 물론 상극(相剋)이 아닌 상생(相生)의 원리(木, 火, 土, 金, 水)를 근거로 항렬을 정한다.
예를 들면 조부가 목(木)의 글자인 동(東)을 쓰면 부친은 화(火)에 해당하는 환(煥)을 쓰고 나는 토(土)의 의미인 재(在)를 그리고 자식은 금(金)으로 현(鉉)을, 손자는 수(水)로서 윤(潤)을 쓰게 되는 것이다. 이 한자들을 보면 글자 속에 木, 火, 土, 金, 水가 모두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 금생수 수생목으로 이어져 앞글자가 뒷글자를 생(生)하는 것으로 생의 근원이 된다는 원리이다.
다음으로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기준으로 탄생된 원리인 천간(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과 지지(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가 있는데, 이것을 활용하는 항렬법이 간지법(干支法), 천간법(天干法), 지지법(地支法)이다.
간지는 천간과 지지를 합한 것이다.
이 가운데 천간법은 천간글자의 파자(破字)를 반복 순환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갑(重, 萬 등) 을(九, 元등) 병(丙, 英등) 정(寧, 宇등) 무(茂, 成등) 기(範, 起등) 경(庸, 秉등) 신(憲, 鐘등) 임(廷, 任) 계(揆, 承등)로 항렬이 진행되는 것이다. 괄호 속의 한자를 파자(破字)하면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가 나타난다.
지지법은 지지 12글자를 순환시켜 나가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자(學) 축(秉) 인(寅) 묘(卿) 진(振) 등으로 연계돼 가는 것이다.
숫자 一에서 十까지를 반복하여 항렬을 정하는 방법을 수교법(修交法)이라 하는데 그 예를 보면 일(雨, 大) 이(宗, 天) 삼(泰, 春) 사(寧, 憲) 오(吾, 旿) 육(奇, 赫, 章) 칠(虎, 純) 팔(謙, 俊) 구(旭) 십(平, 南)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역시 괄호 속의 한자를 파자하면 一에서 十까지의 한자가 드러난다.
끝으로 오상(五常)인 인(仁: 음양오행 木), 예(禮: 火), 신(信: 土), 의(義: 金), 지(智: 水)와 주역(周易)의 원형이정(元亨利貞)과 같은 유교적 덕목을 사용하는 것을 오상법(五常法)이라 한다.
이처럼 우리는 음양오행이 항렬에 깊이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음양오행을 우주의 법칙으로 발견해 내고 우주와 하나 되기 위해 우리생활 속에 음양오행을 적용시킨 것이다. 음양오행은 우리의 일상 생활문화 속에 담겨져 있기에 음양오행을 모르고는 우리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음양오행은 우주만물 삼라만상의 생성요소이며 근본 원리이다. 명리학의 과학적 근거도 바로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 음양오행으로 우주 대자연의 법칙을 간파하고 인간의 운명을 추론하는 것이다.
또한 음양오행은 모든 사물의 특성과 현상을 해석하는데 사용되고 감정, 방위, 색깔, 기운, 계절, 숫자, 한글, 건강, 음식 등 생활 속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모든 것이 음양오행에서 나온 것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진 김진명리학회장 울산대 외래교수 대통인전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