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생각
청라언덕은 우리나라 근대음악의 선구자인 박태준(1900~1986년)이 작곡하고, 시인이자 수필가인 이은상(1903~1982년)이 작사한 ‘동무생각(思友)’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대구에서 계성학교(현 계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평양 숭실전문학교를 졸업한 박태준은 마산 창신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한다. 이때 마산의 청년시인인 이은상을 만난다. 그리고 박태준은 우연한 기회에 계성학교 시절 짝사랑하던 신명여학교(현 신명고등학교) 여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이은상은 이 이야기를 토대로 시를 쓴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로 시작되는 아름다운 시에다 박태준은 곡을 붙인다. 이때가 1922년. 박태준의 나이 22세 때다.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인 ‘동무생각’은 탄생되었다.
동무생각
박태준 작곡 이은상 작사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내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수요기도회를 마치고 귀가 길에,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어린 학생이 따라왔다. 먼저 타도록 배려했다. 고마움이 역력했다. 안에 들어서서 상의의 뺏지를 확인했더니 SM이었다. 신명여자고등학교의 마크인데 남자고등학교로 바뀌었는데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청라언덕하면 신명학교 여학생과 계성하교 남학생의 사랑의 이야기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남녀노소할 것 없이 뭇입에 오르내린다. 성경의 아가서보다도 봄의 교향악이 울려펴지는 ... 동무생각이 떠오른다.
학교에서 늦게 귀가하느라 피곤할 것을 짐작하면서 가사의 일부를 부르고 복음을 전했다.
위로와 함께 격려해 줄 때 큰 힘이 되는 것 같았다. 소지하고 있던 주보를 주면서 집에 가서 읽어보라고 했다. 이후의 일은 주님께 맡기고 오늘의 전도는 늦은 시간에 이뤄졌다.
노랫말의 주인공 남녀 학생 중에 남학생은 평양으로, 여학생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는데 그 후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주인공 남녀학생은 지금도 청라언덕 역을 오르내리고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있다.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걸어오면서
동무생각 1절을 소리내어 부르며 걸었다. 피곤이 삽시에 가시었다.
그보다도 귀가하는 학생을 만나 잠시 복음을 전하게 된 것이 더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