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능이 뒤처지는 것도 아니며
인물이 추한 것도 아닌 사람이
(오히려 남보다 좀 잘 생긴 사람이)
홀로 지내다 나이를 먹고 몸에 병도 얻었다
그 신세를 측은히 여긴 초딩동창들이 병문안을 갔는데,
그 중 한 여자동창에게 그 친구는 조용히 말하기를,
"어려서부터 널 좋아했어."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소심해서 말을 못 했다는 것이다
여자 동창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사는데도
쭉 지켜보면서 잘 살기를 빌었고
자기 소원대로 잘 살아서 고마웠다고 한다
그래서 더 이상은 좋아하지 않았느냐고 누가 묻자,
그래도 계속 좋아했다는 것이다.
그럼 다 늙어서 못 할 말이 뭐 있느냐면서
좋아한다고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에이, 그라믄 안 되지이~"
하고 웃으면서 말을 했다
잘 살고 있는 가정에 풍파를 일으킬 순 없다는 거다
어쨌거나 병이 들어서 힘은 없지만,
얼굴은 환하게 피어나면서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동창들이 돌아간 다음 날
그 친구는 숨을 거두었다
평생 마음에 담아두었던 사랑을 고백할 수 있어서
그렇게 아픈 몸으로도 환하게 웃었고
소원을 이뤘으니 미련없이 세상을 떠나 간 것이다
첫댓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읽으니
잔잔한 여운이 남는건 왜 일까요?
참 지순한 사랑 간직하고 떠난 친구는
착하고 선한 한생을 사신 것 같네요
벌서 한여름 이지요 ?
건강 유의하시길 기원합니다.
네, 안타깝고 서글픈 삶이었지만,
깨끗하고 착하게 살았다는 면에서는
누구 못지않게 성공한 삶 같습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느님을 볼 것이라 했으니 . . .
난 그런 사람이 없어요.
그런 사람 누구요?
남자요, 여자요?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요?
아님 진심으로 님을 사랑해 준 사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