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일주 1 영국과 잉글랜드의 차이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는 영국의 프리미어 축구팀의 선수입니까? 아니면 잉글랜드 프리미어 축구팀의 선수입니까? 그 말이 그 말 아닌가요? 저도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영국하면 잉글랜드고 잉글랜드 하면 영국이라고 생각했어요.
영국일주를 준비하며 영국에 대하여 알아보기 전에 축구팀은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팀이 각각 다른 팀으로 참가한다는 말은 들은 적 있었어요. 그때도 축구 종주국이니까 여러 팀으로 참가하기 위한 일종의 텃세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영국과 잉글랜드가 다르네요. 저의 무식이 한순간에 탄로 났어요. 여러분도 같은 생각이었다면 저로서는 다행입니다. 이제 영국과 잉글랜드에 대하여 알아 볼께요.
영국의 정식명칭은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며, 약칭으로 브리튼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영국이라 부르는 것은 연합왕국의 구성국인 잉글랜드의 한자 표기에서 나온 것으로 다른 한자 문화권에서도 수용됩니다. 영(英){중국어발음은 잉(병음: Yīng)}은 잉글랜드(England)의 잉(Eng)을 음역한 것이고, 국(國)은 랜드(land)를 의역한 것입니다. 한자 문화권에서 이 이름은 연합왕국 전체를 통칭하는 경우가 많지만 문맥에 따라서 여전히 잉글랜드만을 뜻하기도 하여 중의적 의미가 있어요. 일본에서는 잉글랜드를 뜻하는 포르투갈어 잉글레스(포르투갈어: inglês)의 음역인 이기리스(일본어: イギリス 또는 英吉利)로도 쓰여요.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의 약칭인 영국은 유럽 본토 해안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나라이자 입헌군주국입니다. 북해, 영국 해협, 아일랜드해 및 대서양에 접하여 있으며 그레이트브리튼섬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및 아일랜드섬 북부의 북아일랜드로 네 개의 구성국이 연합해 형성한 단일 국가입니다. 수도는 런던이고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수도는 각각 에든버러, 카디프, 벨파스트입니다. 각각 수도가 있으면 다른 나라가 아닌가요? 그런데 또 한 나라인 영국이라고 하고요. 이제 영국, 잉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그리고 스코틀랜드로 출발합니다.
아일랜드섬의 영국령인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 공화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해외 영토까지 포함 시 스페인(영국령 지브롤터), 키프로스(아크로티리 데켈리아)와 국경을 공유하고 있어요. 건지섬, 저지섬, 맨섬과 같이 본토의 일부는 아니나 영국의 군주의 지배하에 있는 왕실속령들도 있어요. 해외 영토 거주민들과 영국 본토의 국민들은 서로의 지역에 거주할 권리가 없으며 상호간의 이민도 자유롭지 않아요.
영국은 입헌군주제를 기본으로 하여 근대적 의회제도와 의원내각제를 전 세계로 전파시킨 국가이며 산업혁명의 발원지로 제일 먼저 산업화가 된 나라이자 19세기와 20세기 초반 세계 인구와 영토의 1/4을 차지한 당대의 최강대국이었지요.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상대적으로 국력과 위상이 쇠퇴하였어요. 그러나 여전히 세계에 정치, 군사, 문화, 과학, 경제 등에 영향을 끼치는 강대국 중 하나로 남아 있어요. 특히 대중음악은 비틀즈와 롤링 스톤스, 레드 제플린, 퀸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영국은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며 핵무기 보유국이고 군사비 지출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 정도로 큰 강대국입니다. 명목 국내총생산도 세계 5위 정도이며, 시가총액 기준 세계 50대 기업 중 로열 더치 쉘, BHP 빌리튼, 보다폰, HSBC, BP,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유니레버등이 영국 기업입니다.
영국은 현재 단일국가이기는 하지만,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상당한 자치와 자율권을 가지고 있어요. 영국 총리의 웹사이트에도 영국을 설명할 때에는 ‘국가 안의 국가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다만 완벽한 자치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서, 대부분의 정부 통계를 낼 때에는 ‘지방’이나 ‘행정구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부르기도 합니다. ‘그레이트브리튼’이라는 단어는 보통 그레이트브리튼 섬을 칭하는 것이나, 정치적으로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를 합쳐 부르는 단어이기도 해요. 가끔씩은 영국 전체를 느슨하게 묶어서 통칭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잉글랜드는 영국을 이루는 4개의 구성국 중 하나로 영국 영토의 절반, 인구의 5/6를 차지하고 있고 중앙 정부도 여기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영국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며 '영어(English)'도 정확히는 '잉글랜드어'입니다.
지금의 현대 축구를 만든 축구 종주국이며, 축구나 럭비 같은 자부심이 대단한 종목들은 국가 대항전에서 영국이 지역별로 따로 나와요. 그러나 올림픽은 축구와 럭비 모두 영국 단일팀으로 참가합니다.
한국에서 ‘영국’이 아니라 ‘잉글랜드’라고 하면 월드컵의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영국에서는 잉글랜드라고 하면 잉글랜드 크리켓 팀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아요. 서구권에서는 영국의 문화나 인물이나 지리 등을 이야기할 때는 영국(United Kingdom) 보다는 잉글랜드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지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영국인(British)이 틀린 표현은 아니나, 가급적 잉글랜드인(English)이라고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영어 위키백과에서도 영국의 British 보다는 잉글랜드의 English 라는 표현이 좀 더 자주 사용됩니다. 국가 전체나 정부가 아닌 한, 네 구성국을 구분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 잉글랜드라고 하면 영국 내 다른 구성국들과 구분할 때 사용하지 독립국들과 구분할 때는 영국이라고 하지만, 서양 권에서는 독립국들과 구분할 때도 잉글랜드라 칭한다고 해요. 한국에서 영국 간다, 영국의 인물이나 영국의 문화 등 영국의 무엇 무엇이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영국보다는 잉글랜드를 많이 사용하지요. 사실 이럴 만도한 게 잉글랜드가 영국의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한국에서 영국이라고 하면 잉글랜드를 뜻하는 경우가 많고, 스코틀랜드나 웨일스는 비중이 작다 보니 그냥 영국이라고 하기 보다는 영국 내의 특별한 지역으로 여기기 때문이죠.
잉글랜드라는 이름은 '앵글인(Angles)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앵글인은 로마 제국의 쇠퇴 이후 이 지역에 유입된 게르만족의 일파로 앵글로색슨의 '앵글'이 바로 이 앵글 인을 의미합니다. 고대 영어로는 Englaland, 중세 영어로 Engelond, Engeland 등으로 쓰다가 점차 철자 변형을 통해 England가 되었어요. 가끔 알비온(Albion)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알비온이라는 말은 오늘날에는 그레이트브리튼 섬 전체를 일컫는 경우가 더 많아요.
Why is England called "England" and not "Saxonland"?(왜 잉글랜드는 잉글랜드라고 불리고 색슨랜드가 아니에요?)
분명 칠왕국 시대의 사람들은 자신들을 색슨족이라고 여겼어요. 그리고 잉글랜드를 통일한 것도 앵글족이 아닌 색슨족의 국가 웨식스였어요. 그런데도 색슨랜드가 아닌 잉글랜드라는 명칭으로 굳어졌기에, 레딧이나 쿼라 같은 영미권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질문이 많은 편입니다. 다만 왜 영어명이 잉글랜드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이유가 없어요. 작센족과 구분하기 위해서라는 설 등이 있을 뿐입니다.
앵글로색슨 문서에도 있지만 사실 당시에 브리튼 섬으로 이주한 게르만족들은 색슨족이었어요. 고대 영어를 사용하던 앵글족은 저지 독일어를 사용하던 작센족(색슨족)과는 차이가 있었으나, 대규모로 브리튼 섬으로 이주하면서 점차 색슨족은 영어를 사용하며 앵글족에 동화되었답니다.
칠왕국 시대의 웨식스, 서식스, 에식스는 색슨족, 머시아, 노섬브리아, 동앵글리아는 앵글족이었어요. ~식스는 본래 고대 영어로 -seaxe라는 어미인데, 이는 색슨족을 뜻합니다. 즉, 저 세 색슨 나라의 국호는 각각 서색슨, 남색슨, 동색슨이라는 뜻이며, 동앵글리아 역시 이름부터 앵글족의 땅을 뜻하는 Anglia가 들어가 있어요. 적어도 각국이 처음 세워질 때에는 앵글족과 색슨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