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기도 모음 (토마스 모어의 '자신을 위한 기도' 외)
†자신을 위한 기도
주여, 저에게 건강을 주시되
필요한 때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그 건강을 잘 보전케 하여주소서.
저의 영혼을 거룩하게 하시고
선하고 맑은 것을 알아보게 해주소서.
악에 굴복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말게 해주시며
사물을 자연 질서대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소서.
지루함을 모르고
원망과 탄식과 부르짖음을 모르는 영을 주소서.
나 자신에 너무 집착하지 말게 해주시며
너무 걱정하지 않게 해주소서.
행복하게 살며 그 행복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저에게 유머를 이해하는 친절과
풍자를 포용하는 은혜를 주소서.
(토마스 모어)
† 나를 버리지 않는 사랑이여
나를 버리지 않는 사랑이여,
내 지친 영혼이 당신의 풀밭에 편히 쉬게 하소서.
당신이 주신 나의 생명을 도로 바치려 하오니,
바다 같은 그 깊음 속에서
내 생이 더욱 풍요로워지기 위함입니다.
나의 길을 비추는 빛이여,
꺼진 내 등불을 당신께 바치려 하오니,
당신으로부터 다시금 빛을 받아
그 찬란한 빛으로
내 마음이 더 밝고 더 아름다워지기 위함입니다.
아픔을 통하여 나를 찾으시는 기쁨이여,
당신께 내 마음을 닫을 수가 없습니다.
비온 뒤에 무지개를 바라보며 당신의 약속을 되새기고
부활의 아침에는 눈물이 없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숙여진 내 머리를 쳐들게 하는 십자가여,
내 어이 당신에게서 도망가겠습니까.
이 세상의 영화는 티끌과도 같고,
바로 거기서부터 영원한 생명이 꽃피는 까닭입니다.
(조지 마테슨·스코틀랜드 태생의 맹인 선교사)
† 자기를 버리지 못할 때
주님,
저에게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어지럽게 흔들리는 마음의 저를
버리지 못해
저는 너무나도 비천한 생애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님,
제 영혼의 회색 안개들을 거두어 주소서
교만의 안개
게으름의 안개
불안의 안개가
앞을 가리고 있습니다.
저로 하여금
푸르게 빛나는
촛불 하나를 켜게 하시고
안개 걷힌 빈 집에다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채워 주시어
아름다운 하느님의 숲
아득한 개울가에서
고통의 짐을 풀게 하소서.
주님,
제 영혼에 가득 찬
검은 연기들을 없애 주소서.
이기심의 연기
불만의 연기
자기 폐쇄의 연기가
저를 채우고 있습니다.
저를 복잡하게 만드는
또한 어둡게 만드는 것들을
없애 주시어
저로 하여금
단순하고도 투명한 영혼으로
하늘을 숨 쉬게 하소서.
제가 자신을 버리고
사물을 바라보거나 떠올릴 때
제 영혼에는
하느님의 상쾌하고도
따스한 평화가 어리는 것임을
체험하게 하소서.
저를 깨끗이 비울 때
비로소 순간에서부터
영혼의 물소리를 듣게 되는 것임을
체험하게 하소서.
(김영수·시인)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때
고통과 불안 속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당신은 나에게 평화가 되어 나를 찾아오십니다.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당신이여.
당신이 나와 함께 계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얼마든지 행복합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실천하기 힘든 것인 줄 알면서도
당신의 뜻에 순명하겠습니다.
용서하고
또 용서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 줄 알면서도
당신 은총의 촛불을 밝히며 기도하겠습니다.
(권 태원 프란치스코)
† 나를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남을 위해 기도하기 전에
나를 위해 먼저 눈물 흘리고
남을 사랑하기 전에
내가 먼저 사랑 받도록 하소서
내 마음의 호수가 잔잔해야
배를 띄울 수 있고
내 마음의 등불이 밝아야
길을 나설 수 있으며
내 가슴에 사랑이 있어야
남의 사랑을 느낄 수 있지요
남의 잘못을 보기 전에
나의 부끄러움을 알게 하시고
남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나무라게 하소서
남 앞에 서기 전에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추어 보듯
남에게 말하기 전에
그 말을 나에게 먼저 해 보고
그것이 아프면
부드러운 말로 고치게 하소서
그러나 나를 향한 기도를 통해
내가 이기적이 되거나
교만하지 않도록 하시고
언제나 겸손한 마음으로
남을 섬기고
진실로 사랑하게 하소서
(작자 미상)
† 저는 당신을 닮은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
저는 당신을 닮은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끝까지 저의 발목을 잡는
'나'로부터 자유롭기 위하여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혈연血緣과 지연地緣을 끊을 수는 있지만,
'나'를 극복하는 일은
너무나 어렵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당신 제자가 되기를 원하는 저를
권능의 손길로 도와주십시오.
(강영구 루치오·신부)
† 나를 아름답게 하는 기도
날마다 하루 분량의 즐거움을 주시고
일생의 꿈은 그 과정에 기쁨을 주셔서
떠나야 할 곳에서는 빨리 떠나게 하시고
머물러야 할 자리에는
영원히 아름답게 머물게 하소서.
누구 앞에서나 똑같이 겸손하게 하시고
어디서나 머리를 낮춤으로써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을 가난하게 하여 눈물이 많게 하시고
생각을 빛나게 하여 웃음이 많게 하소서.
인내하게 하소서.
인내는 잘못을 참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깨닫게 하고 기다림이 기쁨이 되는
인내이게 하소서.
용기를 주소서.
부끄러움과 부족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주시고 용서와 화해를
미루지 않는 용기를 주소서.
음악을 듣게 하시고 햇빛을 좋아하게 하시고
꽃과 나뭇잎의 아름다움에 늘 감탄하게 하소서.
누구의 말이나 귀 기울일 줄 알고
지켜야 할 비밀은 끝까지 지키게 하소서.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지 않게 하시고
그 사람의 참 가치와 모습을 빨리 알게 하소서.
사람과의 헤어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그 사람의 좋은 점만 기억하게 하소서.
나이가 들어 쇠약해질 때도 삶을 허무나
후회나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게 하시고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지혜와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을 좋아하게 하소서.
삶을 잔잔하게 하소서.
그러나 폭풍이 몰려와도
쓰러지지 않게 하시고
고난을 통해 성숙하게 하소서.
건강을 주소서.
그러나 내 삶과 생각이
건강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하소서.
질서를 지키고 원칙과 기준이 확실하며
균형과 조화를 잃지 않도록 하시고
성공한 사람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언제 어디서나 사랑만큼 쉬운 길이 없고
사랑만큼 아름다운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
늘 그 길을 택하게 하소서.
(작자 미상)
* 엮은이: 정 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고요의 기도
하느님,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하소서.
내가 바꿀 수 있는 일들을 과감히 바꾸게 해 주시며
이 둘을 지혜로이 구별하게 해 주소서.
하루를 충실히 살게 하시고
한 번에 한 순간을 즐기게 해 주소서.
고난은 평화를 누리는 길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내가 바라는 세상이 아니라 예수님이 그랬듯이
죄스런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하느님의 뜻에 복종하면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바로 잡으실 거라
믿으며 고요히 기다리게 해 주소서.
지금 사는 동안 적절하게 행복하고
다음 세상에서 하느님과 함께
한 없이 행복할 수 있게 하소서.
아멘.
- 라인홀트 니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