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푸석한 눈밭 위에 내린
겨울비
축축하다
목마른 가지들
입덧 추기기엔
물기가 너무 적다
담벼락에
기대어 떨면서도
창문 너머로
가출을 일삼는 여심에
노란색 꽃등이 켜지고
켜진 꽃등
가로등 삼아
발자국 옮겨본다
옮기고 옮기다 보면
봄의 길목에 들어설까
들어서
스치는 찬바람으로 여민
산뜻한 여심
춘심으로 만개하리'
-적자 국채 발행-
신 전 사무관은 김 전 부총리가
전 정권의 국가 채무 비율을
높여 놔야 현 정권에 유리하다는
취지의 "정무적 판다"을 내세우며
적자 국채 발행을 지시했고 담당
국장 반대로 백지화되자 청와대가
나서서 압력을 넣었다고 폭로했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은 너무나
구체적이다' 김 전 부총리가
이천칠십년 십일월 십오일
"삼십구점 사% 이상"으로 채무
비율을 높이라고 지시했고 당시
차관보'국고국장'국채 과장과
본인까지 네명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김 전 부총리는 "넓은
시각"이라며 두루뭉실하게 넘어
가려고 한다' 신 전 사무관 주장이
사실이기 때문이고 김 전 부총리
로서는 지금 거짓말을 하면 나중에
지게 될 법적 책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로 드러난 이번
사태의 본질은 경제도 정치로 보는
현 정권의 인식이다' 세금이 더 들어오면
국가 부채를 갚아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것은 상식인데 이십년 전 외환 위기와
십년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도 국가
재정이 건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면 경제의 기초
체력이 위협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정권은 "정권말 재정 역활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어서 자금을 비축해야
한다"며 빛을 갚지 못하게 했다'
정권 말까지 세금 살포를 이어 가겠
다는 것이다' 또 "정권 교체 연도에
국가 채무 비율이 줄어들면 향후
정권 내내 부담이 된다"고 했다'
전 정부를 먹칠해야 득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정치적 의도와 계산
으로 경제 정책을 펴면 경제가 어떻게
되겠나' 정부가 빚 갚겠다고 해놓고
정치적인 이유로 하루 전에 취소해
금융시장을 교란시켰다' 전례없는
일이다' 신 전 사무관은 담당자로서
이런 문제를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오십년 집권
민주당은 이십년 집권을 장담
하더니 최근엔 오십년 집권
까지 호헌한다' 민주당 부설
민주연구원은 민주당이 국
가를 이끄는중심 정당이 되고
여당을 주변 정당으로 만드는
장기 집권 방략을 내놓았다'
문 정부가 중앙 권력과 지방
권력에 이어 사법부와 지상파
방송 시민 단체까지 우호 세
력으로 접수하는 행보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차기 총선과
대선 승리로 장기 집권 청사진을
완성한다는 그림이다'
하지만 겉 모습일 뿐인 도덕적
우위는 냉엄한 현실 앞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현실 정치의
책임 윤리는 오직 민생의 구체적
성과로서 판단된다' 우연과 불
확실성의 공간인 정치에 절대적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의
욕망과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삶의
현장에 보편적 정의를 세우는 건
지난하기 짝이 없는 과업이다'
진리와 정의를 독점한 진리
정치가 지상 천국을 선사하
기는커녕 끔찍한 현실적 재앙
으로 치닫기 쉬운 이유다'
도덕이 없는 정치도 혼란하지만
모든 걸 도덕으로 환원하려는
진리 정치는 극심한 체제 무능과
압제(壓制)를 낳는다' 성리학의
근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 독
단론을 뒤섞은 한국 운동권의
진리 정치 이념은 특히 반민
주적으고 반공화적이다' 몰
락의 길을 걸어간 조선 왕조와
공산주의 국가들의 운명이 입
증하는 그대로이다'
- 뫼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