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스님 - 초탈한 무위진인(無位眞人)
이 한 몸 실다움 없음을 보는 것,
이것이 부처를 보는 것이요,
이 마음 또한 꿈과 같음을 깨달아 아는 것,
이것이 부처를 깨달아 통달하는 것이니,
만약 본래 성품이 텅 비어 있는 것을 요달하면,
이 사람이 부처와 어찌 다르겠는가.
바로 곧 부처니라.
문 : 큰 스님의 법문은 무엇입니까?
답 : 삼라만상이 그대로 무진법문을 하고 있는데
구태여 내가 무슨 말을 보태겠는가.
먼 길을 왔으니 차나 한잔 들어요.
* * *
문 : 스님께서 백양사 개암사 등에서
주지직을 맡으신 적이 있는 줄로 압니다.
절살림과 선수행을 겸하기가 어려우셨을 텐데요?
답 : 처음에야 강원을 마치고 선원에서 수행을 했었지.
그런데 내 업장을 녹이려고
주어지는 일을 피하지 않았어.
일과 공부가 둘이 아니라는 신념을 갖고
절일을 하면서도 화두는 놓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지.
남들처럼 해주는 밥 먹으면서 공부할 복이 없었던 게야.
* * *
문 : 스님들이 출가를 할 때
갖은 기연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스님의 출가 동기가 궁금합니다.
답 : 인생의 생사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출가를 하는 사람도 있더라만
나는 그런 생각은 없었고,
집안에 파탄이 오면서
그저 절에 가서 깨끗하게 살면 좋겠다고 막연한 생각을 했어.
아마 탐욕스런 세상에서 사는 것이 싫었던 게지.
그런데 기이한 일은 내가 계를 받을 때
상좌 하나 없이 돌아가신 분을
은사로 모시라는 만암 스님의 분부를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인 거야.
"이뭐꼬"화두
* * *
문 : 만암선사 문하에서 수행을 하실 때
발심했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답 : 만암 스님께서 백양사 천왕문에다
"이뭐꼬"라고 커다랗게 써 놓으셨지만
상당법문을 하실 때도 항상 "내가 이 뭐꼬 노장이야.
이 뭐꼬! 이 뭐꼬!"하신 거야.
그러니 그 의심이 가슴에 꼭 박힐 수밖에 없었지.
만공 스님께서도 화두를 잘 받았으니
다른 화두 할 필요 없이 "이 뭐꼬"를 열심히 하라고 하셨어.
* * *
문 : 저도 이십 오륙년 전에
송광사 방장으로 주석하시던 구산 스님으로부터
"이 뭐꼬" 화두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만
화두를 옳게 들기가 무척 힘든 것으로 압니다.
스님께서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답 : "이 뭐꼬" 화두는
육조 스님께서 "나에게 한 물건이 있으니
하늘과 땅의 주인이며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으며
배도 없고 등도 없으며
밝기로는 일월 보다 밝고
검기로는 칠통보다 검은 이 물건이
우리가 옷 입고 밥 먹고 앉고 서고 눕고
온갖 일상 행동하는 가운데 있으니,
이 물건이 무엇인고?"라고 말씀하신 데에 기원을 두고 있지.
사람들이 말하기를
천 칠백 공안마다 모두 병통이 있다고 하는데
화두에 병통이 있는 것이 아니고
화두를 잘못 드는 사람에게 병통이 있는 거야.
‘이 뭐꼬’ 화두만 보더라도,
보는 대로 듣는 대로 경계를 쫓아가며 이것이 무엇인고,
소소영영한 이놈이 무엇인고라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면
몸과 마음이 텅 빈 것을 보고 견성을 했나 하기도 하고,
맑고 깨끗하여 소소영영한 마음자리를 지키는 것으로서
공부를 마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
이 모두가 화두병에 든 사람들이야.
남악 화양선사가
"한 물건이라 하여도 맞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여
육조 스님의 적자가 되었고,
부처님께서 다자탑 전에서 자리를 나누어 앉으시고
영산회상에서 꽃을 들어 보이신 그 당처를 알아야만
지해종사(知解宗師)에 머무르지 않고
확철대오(確徹大梧)한 출격장부(出格丈夫)가 될 수 있는 거야.
* * *
문 : "이 뭐꼬" 화두에
직입(直入)하는 길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답 : 어떤 선지식은
"이 뭐꼬" 화두에다 벼라별 말을 다 갖다 붙이는데
그게 다 병통을 만드는 원인이야.
육조 스님께서 "이 뭐꼬" 앞에 갖다 붙인 말도
실제로 참구해 들어가는 데에는
조금도 필요가 없는 군더더기야.
다만 "이 뭐꼬 하는 이놈이 뭐꼬"만 끊이지 않게 하면 돼.
그래야만 옳게 직입을 할 수 있어.
그런 가운데에서 세상일이고 참선이고 하다보면
"이 뭐꼬 하는 이놈이 뭐꼬"라고 의심하는 주인공마저 없어지고
알 수 없는 의심덩어리만 온 법계에 가득할 때가 올 거야.
그런 경계에 다다르면
대장부의 일을 마칠 때가 된 거야.
그렇다고 공부가 다 된 것이 아니야.
미세한 번뇌의 뿌리까지 남김없이 녹인 후에야
구해탈(俱解脫)을 증득했다고 할 수 있고,
전법도생(傳法度生)을 할 수 있는 것이야.
* * *
문 : 수행하는데 있어서
간화선(看話禪)이 중요한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선에도 묵조선이 있고, 염불선이 있을 뿐 아니라
경전이나 그 밖에 많은 수행법을 통해서
도에 들어가는 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 불자와 수행자의 근기에 맞춰야지
간화선 한 가지만 고집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 : 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길이 수 없이 많은 것처럼
도에 들어가는 문도 수 없이 많지.
과거의 원효 스님이나 의상 스님을 비롯하여
선교(禪敎)의 대종사(大宗師)들이 모두
원통불교(圓通佛敎)를 주장하셨어.
지금의 불교가 더욱 발전하려면
눈 밝은 도인들이 간화선만을 주장할게 아니고
선이건 염불이건 교학이건 간에
본래면목의 당처로 들어가는 길을 올바르게 지도하고
그 나름대로 공부하는 방법을 근기에 맞춰 많이 연구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뒷받침 해줘야 돼.
그렇지 않으면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 작금의 사회와
물질만을 향유하는 현대인들에게 대처할 방도가 없어.
간화선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화두가 좋으니 화두만을 참구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지.
우선 발심을 시켜서 스스로가 궁극의 문제에 처하면
무변허공마저 뒤엎을 수 있는
선의 세계로 들어오게 돼있어.
* * *
문 : 잘 알겠습니다.
스님 화제를 바꿔 스님께서 수행하실 때
재미있었던 일화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답 : 다보사에서 정진할 때 일인데
인곡 스님께서 상당하셔서
"공부인은 모름지기 아침저녁으로
자신의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다듬어봐야 한다"하시며
당신의 손으로 당신의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다듬다가는
그냥 내려오시는 거야.
그래서 내가 속으로 웃으면서
"아무리 말씀을 못하신다 해도
저걸 법문이라고 하시나"하는 생각을 했어.
나중에서야 그 법문이 진짜 법문인줄 알았지만 말이야.
한마디 더 하자면,
새벽예불이 끝나면 고암 스님께서는
큰방에 북과 꽹과리를 두드리면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는 거야.
그러면서 수좌들에게 모두들 그렇게 해보라고 권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참선을 하시는 스님이
어째서 시끄러운 염불을 하시느냐"고 물으면
참선과 염불이 한 도리인줄 모르고
어째서 매사에 분별심을 내느냐고 되려 역정을 내셨어.
내가 답답한 마음에
조실인 인곡 스님께 가서 그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가까이 다가오라고 해 놓고는
냅다 이마에 꿀밤을 멕이시는 거야.
지금 생각해도 아주 재미있는 법문이지.
사람들이 분별심을 모두 버린다면
우리 불교도 정치도 다 잘 될 것이고
남북통일 뿐 아니라 이 땅에 지상극락도 만들 수가 있어.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생각 생각에 끄달리는 물욕 권력욕에서 벗어나질 못해서 그래.
마음을 정말로 비울 줄 알아야 돼.
첫댓글 마하반야바라밀 ~()()()
佛法僧 三寶님께 歸依합니다.
거룩하시고 慈悲하신 부처님의 加被와 慈悲光明이 비춰주시길 至極한 마음으로 祈禱드립니다. 感謝합니다.
成佛하십시요.
南無阿彌陀佛 觀世音菩薩()()()
I return to Buddha, Law, and Seung Sambo.
I pray with all my heart that the holy and merciful Buddha's skin and mercy light will be reflected. Thank you.
Holy Father.
Avalokitesvara Bodhisattva ()()()
참마음 시인님의 좋은글 "수산스님 - 초탈한 무위진인(無位眞人)"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은 꽃같은 마음으로 향기롭고 즐거운 행복한 하루 되세요....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관세음보살.
고맙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_()_
감사합니다.
약사여래불 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 ()()()
감사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