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부터 동사섭(同事攝)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용타 스님은 “수행은 행복(幸福)이다”고 잘라 말했다.
|
그럼 동사섭 수행법의 세부 밑그림은 어떨까? 8월 17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사단법인 동사섭 사무국에서 만난 스님은 “동사섭은 ‘생활이 곧 수행’이 되도록 구체적 방법을 선명하게 제시한 수행법”이라며 “그 수행의 내용은 ‘이대로 부처다. 이대로 열반이다’란 불교의 궁극적인 부분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특히 “동사섭 수행은 지족(知足)을 바탕으로 ‘내가 활불(活佛)’임을 현실에서 구현해나간다”며 “바로 이것이 동사섭수행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사람들은 늘 자신에게 “지금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라고 묻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보다 높은 행복을 지향하며 사는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스님은 동사섭 수행을 통해 ‘행복’을 강조하는데, 그럼 행복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요?
- 도대체 행복이란 무엇인가? 즉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와 상관된 물음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다. 이의를 달지 못할 당연한 말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느낌이 행복이다. ‘좋은 느낌’이 행복이다. 동사섭 수행은 행복을 목적으로 하고, 그것을 ‘느낌 좋음’이라 한다. 이것을 동사섭 수행의 첫 단추로 삼고 있다.
왜 행복이 중요한지를 물을 필요조차 없다. 인간은 이고득락(離苦得樂)하기 원하기 때문이다. 그건 무조건적이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즐거움으로 나아가는 데’에는 이유가 없다. 까닭을 더 물을 수 없고, 너무도 자명한 것이 이고득락의 이치다. 조건을 내세운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 동사섭 수행은 5가지 행복의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즉 ‘좋은 느낌 상태’인 행복을 위해 정체(正體), 대원(大願), 수심(修心), 화합(和合), 작선(作善) 등인데, 그 원리와 의미, 서로 어떤 상관성이 있는가요?
- 인생은 묻고 답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어떻게 하면 행복을 얻을지’가 질문이고, 그 대답이 인생이다. 그 차원에서 5대 원리를 제시했다. 5대 원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답을 내려야 하는 상황설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행복을 지향할 때, 정작 ‘나란 무엇인가’에 대해 소홀할 경우가 있다. 그러면 인생에서 허망함과 공허함을 경험하게 된다. ‘나는 무엇인가’를 선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정체성’과 ‘자아개념의 문제’와 연관된다. 정체성이 존재론적인 문제라면, 자아개념은 가치론적 문제이다. 그런 정체성과 자아개념을 하나로 묶는 과정에 ‘정체’의 원리를 제시했다.
대원의 원리는 행복의 세계로 나아갈 방향이다. 방향은 넓을수록 좋듯 ‘큰 희망’은 보다 큰 행복을 위한 원리다. 나와 가족, 나라, 인류, 범중생 등 행복의 범주를 확대하고, 그것을 원대한 희망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때문에 대원은 우리 모두의 행복이다.
온 우주에 존재하는 유무형에게 행복이 넘치는 상태가 바로 대원의 내용이다. 나머지 수심(마음 잘 다루기), 화합(마음 잘 나누기), 작선(잘 역할하기) 등의 원리는 정체와 대원이란 큰 축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 동사섭 5대 원리의 경전적 근거는 무엇입니까?
- 근본불교의 사성제(四聖諦)에 사상적 근거가 있다. 사성제에서의 고(苦)는 우리들의 현실이고, 멸(滅)은 우리들의 이상이다. 5대 원리는 이처럼 근본불교의 사성제를 21세기 안목에서 초대승적 의미로 재조명한 것이다.
대원 사상을 통해 설명하면 이렇다. 우선 고와 멸은 같은 개념이다. 결국 질적인 측면에서 한 개념이다. 이런 고와 멸을 ‘고는 고고 멸은 멸이다’고 보면 안 된다. 동사섭은 고와 멸을 일원화했다. 그래서 동사섭에서는 ‘~만큼 고, ~만큼 멸’이라 한다. 현재 우리는 순간순간 ‘~만큼 고, ~만큼 멸’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 목적은 나의 이고득락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고득락에 있다. 즉 대원이다. 동사섭의 대원 사상은 근본불교 사성제의 멸(해탈)을 소승적 차원에서 대승적 차원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 동사섭은 마음을 알고 다루고 나누는 수행법입니다. 중생과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며 배운다는 의미인데, 수행원리는 무엇인가요?
- 동사섭 수행원리는 근본불교의 불성(佛性)사상과 선불교의 즉불(卽佛)사상의 조화에 있다. ‘이 마음이 부처고 내가 부처다’는 즉불사상을 바로 이 몸에서 느끼게 하는 것이 동사섭 수행법의 핵심이다. 내가 살아있는 부처, 즉 활불(活佛)인 내가, 즉불인 내가, 지금 여기서 구현해 보이는 것이다. 근본불교의 가르침으로써 ‘왜 우리가 해탈하고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인생의 가치관 정립에 근거를 안내해주는 것이 동사섭 수행이다.
▶ 구체적인 수행법은 어떻습니까?
- 구체적인 수행법은 주(主)바라밀와 조(助)바라밀이 있다. 주바라밀은 내가 변함없는 태양과 같은 존재임을 확인케 하는 것이다. 조바라밀은 부처가 세상에 구현하는 데 번뇌를 쓸어버리는 작업을 돕는다. 삼독심 하나하나에 따라 명상법 하나하나를 적용시켜 번뇌를 제거하게 한다. 여기에는 지족(知足)이 바탕이 된다. 지족구현이 동사섭 수행법의 밑바탕이 된다. ‘이대로 부처다’ 하는 것이 주바라밀이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방편이 보조바라밀이다.
특히 동사섭 수행의 근본은 ‘이대로도 어느 만큼 부처요, 지족한 상태로 행복하다’는 지족명상이 중요하다. 동사섭 수행의 핵심에 흐르는 것이 바로 지족구현이다.
▶ 동사섭 수행 유경험자들은 “삶의 목적이 분명해졌다. 진정한 휴식을 알고, 사는 것이 즐겁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말합니다. 일상생활을 사는 재가불자들에게 동사섭 수행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고, 어떤 자기변화를 일으키나요?
-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등 인생가치관이 5대 원리로 명확해진다. 분명한 삶의 좌표를 제시하고 모든 생활 자체가 수행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수행법을 손에 쥐게 한다. 즉 지족의 삶을 살게 한다. 깨달음에 대한 환상적인 꿈도 깨게 한다. 깨달음을 바로 여기서 얻게 하기 때문이다.
▶ 스님은 활불교(活佛敎)를 주창했습니다. ‘자신이 살아있는 부처임’을 느끼라고 강조했는데, 활불교를 제창한 이유와 그 핵심내용이 무엇인지요?
- 본래 불교는 활불교다. 삶이 곧 불교라는 것이다. 살아있는 불교가 활불교다. 현재의 불교가 관념화되면서 현실로는 불교와 삶이 이원화됐다. 그래서 이 같은 현실에서 진일보해서 주창한 것이 활불교운동이다. 이는 ‘생활 즉 불교’라는 것을 재확인하자는 운동이다. 불교의 다양한 가치들을 활불교화하는 것이 동사섭 수행이다.
|
‘죽음이란 무엇인가. 사후 세계는 정말 있는 것인가?’ 용타 스님이 청년 시절 가졌던 의문들이다. 이후 청화 스님을 만나 품었던 의문들이 풀리면서, 24살 때 곧장 출가했다. 청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용타 스님은 출가자 신분으로 여수 장흥 전남고등학교에서 8여년간 교편을 잡았다.
스님은 이후 1980년 동사섭 법회를 주창해 지금까지 수행을 지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일반과정 189회, 중급과정 20회, 고급과정 10회 등을 실시해 연인원 1만여명의 동사섭 수행자를 배출해냈다.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 삼보사 회주, 귀신사 회주로 있다. 저서로는 명상록 <마음 알기 다루기 나누기> 등이 있다.
첫댓글 ()
()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