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ann Strauss / Die Fledermaus(박쥐) Ouverture - Franz Welser-Möst(지휘)
슈트라우스 2세의 엄청난 선율감각, 대중적인 감각에 놀랄 수밖에 없다.
선율 하나하나가 친근감이 넘치고 아름다운데 심지어 이 친근감은 다만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하나하나 사랑받는 이 오페레타, 대중예술의 노래 · 춤곡들이다.
한 작품 안에서 이렇게 사랑받는 선율들을 여럿 만들어내는 것도 여간 뛰어난 능력이 아니다.
이 오페레타를 처음 보게 되는 관객이라도 이 화려하고 상냥하고 친근한
— 혹은 샴페인 거품에 비유되기도 하는 — 선율이 가득한 서곡을 듣고 나면
이제 어느 장면에서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이 선율들을 만날 수 있을지
사뭇 기대되는 열린 마음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델레가 무도회에서 노래하는 장면
1막 가브리엘, 로잘린데, 아델레 3중창, ‘나는 혼자 남아야 하는군요’(So muss allein ich bleiben)
곧 감옥에 들어가야 할 — 하지만 그 전에 뭇 여성들과 즐기려고 몰래 무도회에 들러야 할 — 가브리엘,
남편이 감옥에 들어가고 나면 혼자 남아야 할 — 그러나 늘 자신에게 목을 매고 있는 옛 애인 알프레드와
밀회를 즐길 기회를 잡은 — 로잘린데, 숙모가 위독하셔서 하루 집을 떠나야 할 —
하지만 오늘 무도회에서 자신의 허세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 아델레.
그들의 겉 다르고 속 다른 슬픈 이별의 노래. 신나는 속마음과는 달리 거짓의 슬픔을 노래하고 있기에
역설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헤어짐의 아쉬움을 노래하는 부부의 2중창에 아델레가 로잘린데의 선율에 맞추어
‘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맞장구치며 리프레인(refrain, 후렴)을 넣는다.
2막 아델레 아리아, ‘존경하는 후작님께’(Mein Herr Marquis)
가브리엘이 무도회에서 여배우 올가로 변장한 아델레를 보고 자신의 하녀와 닮았다고 말하자
아델레는 기분이 영 언짢아진다.
이를 본 오를로프스키 공작도 아델레의 편을 들어 사람을 잘못 본 것일 거라 일러주고,
아델레는 더 힘을 얻어 ‘존경하는 후작님’으로 운을 떼는 노래로 가브리엘에게 대든다.
그녀는 노래의 말미에서 ‘정말로 웃기네, 비웃음을 사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라며
가브리엘을 약 올리고 다른 사람들도 이에 동조하여 가브리엘은 괜한 망신만 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