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데려가 주세요(마데 브룩스)
예수님은 게쎄마니라는 곳에 이르러서 제자들에게 내가 기도하는 곳에 여기 앉아 있어라 하시고 베드로, 야고보, 요한 제자 셋만 데리고 산으로 기도하러 가셨고 공포와 번민에 싸여 세 제자는 여기서 기도하라 하시고 조금 앞으로 나가 예수님이 땅에 엎드려 수난을 피할 기도를 하느님께 바치신 것입니다(마르 14:32-42). 예수님은 기도하시고 나서 내려와 세 제자를 보니 잠자고 있어 깨어 기도하라 하시고 다시 기도하러 가셨고 다시 와보니 여전히 자고 있는 세 제자였고 세 번째 기도하고 와보니 세 제자는 아직도 자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심한 고통에 젖어서 기도하는 중인데 세 제자들은 예수님의 심정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만 자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슬픔의 고통에 동참하는 세 제자였다면 예수님의 슬픔의 고통이 줄어들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만 세 제자들은 예수님의 고통에 젖어 기도하는 심정과 함께 하지 못하고 잠만 잡니다. 교회의 사제와 회장단과 교회위원들은 예수님이 되어서 교회문제를 두고 슬픔의 고통에 젖어 기도 속에 젖어 살 수밖에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신도들이 그렇게 슬픔의 고통을 느끼지도 못하고 이해조차 못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교회의 일꾼들은 서운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고통으로 기도하실 때 예수님의 최측근의 제자 세 분도 예수님의 고통에 참여하지 못하고 잠만 잤으니까요. 교회를 가장 앞선 자리의 사제의 고통 속에 엎드려 바치는 기도를 몰라줄 때도 있습니다. 그때 사제가 교회를 위한 고통 속에서 기도하는 사제를 몰라준다고 하여 서운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고통 속에 기도하는 주교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사제에 대해 서운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예수님처럼요.
주교는 사제에게, 사제는 신도에게 지시할 것이 있고 협력할 것이 구분되어 존재합니다. 지시할 것을 청유하는 말로 해서는 안 될 것이고 협력해야 할 일을 지시해서는 또한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어리석음을 범한 주교입니다. 민주적이고 평등해야 한다는 대주제를 가지고 지시할 것을 청유형으로 말했고 청유형으로 할 일을 지시형으로 말한 어리석음을 범한 기억이 많이 생각이 납니다. 부모와 자녀간에 민주적이고 평등하다는 것은 감정교류의 문제이지 삶의 경험면에서는 지시와 협력관계입니다. 이처럼 영적 사부와 영적 자녀와의 관계도 지시와 협력관계입니다. 홀로 결정할 일이 많은 주교는 늘 하느님과의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대개 고통 속에서 올리는 주교의 기도가 대다수입니다. 고통 속의 기도로 교회의 문제를 풀어가는 교회의 리더는, 특히 주교나 사제는 지시할 것은 청유형으로 하지 않아야 하고 협력할 것을 지시형으로 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잘 지키면 교회의 리더쉽이 예수님을 본받아 영성이 높은 지도력이 펼쳐질 것입니다.
영혼이 없는 가수의 건조한 노래를 듣다가 마데 브룩스 MarDe Brooks.의 영혼이 흐르는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60세의 시골 소년이 자신보다 젊은 마테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의 영혼에서 이 노래를 훔쳐간 것이라고 피력할 정도로 좋아한다는 마데 브룩스의 “비 내리게 해주세요. Let it rain(2022)”의 노래입니다. 마데의 히트곡은 “운전대를 잡아요. Hold the wheel (2022)”, “추억. Memories(2022)”, “내가 떠날 것 같아요. Guess I'll Be Leaving(2023)”입니다.
우리가 떠나는 삶을 마지막으로 오래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늘 죽음을 바라보고 현재를 사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생활입니다. 자신 앞에 죽음을 놓고 사는 사람과 자신 앞에 현재만 놓고 사는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삶이 나타날 것입니다. 자신 앞에 알 수 없는 날에 일어날 죽음을 놓고 산다는 것은 지금을 단단하게 살 준비를 한 사람으로 보면 대개 맞습니다. 그러나 자신 앞에 현재만 급급하게 놓고 사는 사람은 자신을 단단하게 살 준비가 덜 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자신의 삶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근거를 잡고 살지 않으니까요. 사랑했던 사람들이 먼저 떠난 집에서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지금은 사랑하던 식구가 죽은 곳을 피하고 떠나가버리지만요. 다시금 사랑하던 이가 죽은 집을 떠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늘 죽음을 앞에 놓고 사는 사람은 현재를 단단하게 하고 살게 되니까요.
시간의 손들이 나를 놓아버릴 때가 다가올 것입니다. 그때 내가 원하는 답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이미 내 마음에 계신 하느님이 이끄시는 대로 살았는지를 질문하게 될 것입니다. 한 줌의 재로 남을 인생인데 하느님께만 마음을 두고 산 신앙인으로 “저를 데려가 주세요. take me away.”라는 짧지만 단단한 기도만 나왔으면 하고 바랍니다. 시간의 손들이 나를 놓았지만 하느님이 제 오른손을 잡으실테니까요.
결코 알 수 없는 미지의 앞날에 대해 우리는 그 날이 되면 수없이 실패하거나 부서진 모양으로 도달한 모습일 것입니다. 그간에 누구랑 인연이 부서지고 누구랑 새 인연이 될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그 인연이 하느님이 주신 것이니 늘 단단하게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들의 사랑은 우연 그 이상으로 성경은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우리의 삶에 하느님이 개입하셔서 우리의 사랑을 필연으로 만드시니까요. 더 나은 사랑은 슬픔과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어서 신앙이라는 약이 필수품입니다. 필연의 사랑의 마음으로 마데 브룩스의 “Let it rain. 비를 내리게 해주셔요.”라는 노래를 들어 봅니다.
“비 내리게 해주세요. Let it rain” (2022) 마데 브룩스 MarDe Brooks.
* 너의 감기가 내 몸을 타고 타올랐어요. 피를 얼룩으로 남기지 않음.
오래된 목재와 같은 재만 남아 있어요. 불꽃에 삼켜져서.
너의 기억은 날 떠나지 않을 거예요. 좋았던 게 이제는 달라졌어요.
시간의 손들이 나를 버렸어요. 오늘은 무덤이 가까워졌네요...
비 내리게 해주세요, 오,비내리게 해주세요. 제발 비내리게 해주세요. 그냥 비내리게 해주세요
폭풍이 다가오고 있어요. 내부에서 만들어졌어요.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은 죄보다 더 크지 않을 거예요. 날 데려가 주세요....
40년 후에 묻자. 이유를 이해하려면. 내가 원하는 답을 찾아야 해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닌 것을... 비 내리게 해주세요, 오 비 내리게 해주세요, 제발 비 내리게 해주세요, 그냥 비 내리게 해주세요.
* Your cold burned right through me. Left no blood as stain.
Only ash like old timber. Devoured by flame
Your memory won’t escape me. What was good now has changed.
The hands of time forsake me. Today I’m closer to the grave...
Let it rain, oh let it rain, please let it rain, just let it rain
There’s a storm that is coming. It’s built from within
All the love in this world. Won’t outweigh the sins
After forty years asking. To understand the why.
The answers I’m seeking. Aren’t falling from the sky...
Take me away...